역사처럼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은 많지 않다.그럼에도 우리 고대사를 공부하다보면 흥미는 곧 답답함으로 흘러간다.늘 정확하지 않은 추측과 숨기기 바쁜 역사의이면들,그리고 중국 동북공정이 주는 울화까지,중국의 만리장성은 시황제때의 영역을 벗어나 한반도 내륙에까지 건설되고 있는 실정이다.
간혹, 술자리에서 왜 우리나라는 변변한 역사서도 없나하는 한탄 아닌 한탄
을 종종 듣습니다
말인즉, 찬란한 5천년의 역사중에 변변한 역사서라고는 삼국사기 혹은 삼국
유사뿐이고 우리의 고대사는 거진 신화나 설화뿐이라는 것이죠.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굴곡진 오천년 세월을 견뎌가며 유실된 역사가 많기
에 우리의 고대사는 특히 추측과 상상이 많습니다.
거기에 반해 비슷한 시기에 중국은 사마천의 사기가 등장하고 고대사 역시
신빙성이 있다는것인데 제가 알기로는 현존하는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중,
자체적인 역사 기록이 기원전까지 있는 국가는 고작해야 10여 개 국가 뿐입
니다...
로마 (이집트), 페르시아(이란), 그리스, 이집트, 인도, 중국 정도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독자적인 "문자"를 가진 국가들을 추려봐도, 기원전 무렵까지 소급되는 국가
는 얼마 안됩니다.
그리스, 로마(라틴어), 페르시아, 이집트(신성문자), 인도(산스크리트어), 중
국 정도...
우리나라 최초의 역사서로 추측되는 백제의 <서기>만 해도, 전 세계적으
로 대단히 빠른 축에 속합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봐도, 4대 문명권에 속하는 지역들이나 그리스-로마 문화권
을 제외하면, 독자적인 역사 기록을 했던 나라들은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듭니
다.
비록, 한자라는 중국의 문자를 빌려서 사용하긴 했어도, 그 독자적인 역사 기
록의 이른 시기는 거의 독보적인 수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나 이집트, 메소포타미아의 여러 국가, 그리스, 로마와
같은 특출난 문명들만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으니 우리의역사 기록 수준이
우스워보이겠지만,
실제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봐도 우리만큼 이른 시기에 우수한 국가 체계를
확립한 지역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보다도 500년 가까이 빠릅니다.
즉, 많은 이들의 오류는 비교 대상을 너무 큰 곳에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 그 큰 비교대상들은 동시에 애초에 우리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혜택받
은 지역들이기도 하다는 것이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넓고 비옥한 토지, 적당한 자극이 될 외부의 위협들과,
많은 인구를 가진 축복받은 땅에서 4대 문명과 같은 "먼치킨 문명"이 탄생하
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적이겠죠.
오히려, 우리나라는 그러한 축복받은 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천년 전부터
국가를 세웠고, 심지어 축복받은 땅에서 태어난 "먼치킨 문명"(중국)과 맞서
싸우기도 하면서 멸망당하지도 종속 되지도 않고 성장한 나라인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역사 기록을 소중히 여기었지 결코 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백제 고이왕, 고구려 태조왕, 신라 내물왕 때 쯤에는 초보적인 사관
제도가 성립되고 국가 공식의 기록을 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서기>나 <유기>, <국사> 등의 역사책들은, 분명하게 이러한 "국가 공식 기
록"을 토대로 하여 편찬된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앞서 선조들이 기록한 것이 없는데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역사책이 떨어질까요??
우리 선조들도 충분히 열심히 우리의 역사를 기록했고, 그러한 기록들을 토
대로 <서기>, <유기> 등이 편찬된 것입니다.
우리 나라는,
전 세계의 90%가 돌칼을 들고 짐승 사냥이나 다니던 시절에 나라를 세웠고,
중국이라는 "먼치킨 문명" 옆에서도 굳건하게 국가를 유지하며 독자적인 문
명을 일으켰으며,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훌륭한 문화 유산을
남겼습니다.
이런 나라가 부끄럽다 생각하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중국처럼 수천년 전부터 광활한 땅을 지배하지 못해서 부끄럽습니까??
알렉산더나 징기스칸처럼 전 세계를 정복한 정복자가 없어서 부끄럽습니
까??
저런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그건 부끄러움이 아니라 "열등감"입니다.
가질 수 없었던 것을 가지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가질 수 있었지만 현명한 판단으로 가지지 않은 것도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
다.
지금도 우리는 중국의 자금성처럼 거대한 성을 보고 부러워하고 왜 우리 선
조들에게선 저들과도 같은 위대한 문명이 없냐고 말합니다.
초라한? 경복궁을 바라보면서 말이죠.
오히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 하다가 무너지는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가질 수 있다고 해서 해가 될 것을 어리석게 가지는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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