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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폐라뮤지엄

[재발행]탈북소녀가 첫사랑에 실패한 이유는?

by 마음heart 2010.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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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녀가 말하는 한국사회와 한국남자 이야기

 

 

누구나 살아 가면서 여러 인연과 만남을 가집니다. 우리가 그 많은 인연에서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요?나보다 못한 사람과의 만남,나보다 월등한 사람과의 만남,따스한 사람,차가운 사람,내 자신에게 너무나 많은 배움을 주는 이,어설프게 배움을 주게 되는 이들,그 어떤 이들과 만난다해도 쓰모 없고 불필요한 만남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그 어떤 이에게서도 너무나 많은 배움을 얻어가니까요.오늘의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그녀는 이른바 탈북녀였습니다.아니 마음이가 그녀를 만난 것은 갓 20살무렵이니 소녀에 더 가까웠죠.

이 탈북 소녀는 친구가 재직하는 한 대학교의 야간학교에서 한국 문화를 배우는 소녀였습니다.주위에 중국에서 한국 남성에게 시집 온 중국인이나 조선족은 간혹 봐왔지만 탈북 아가씨는 처음 이었죠.

처음 느낀 그녀 인상은 나 자신도 제법 선입관이 있다는 생각을 한것이 웬지 탈북인이라고 하면 뭔가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 일꺼라는 마음 가짐이 있었나 봅니다.하지만 친구에게 소개 받은 그녀는 얼굴도 이쁘장하고 키도 아담한 것이 매우 귀여워 보이는 인상이었는데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 것에 매우 저극적이라고 친구가 추켜 세워주더군요.

친구와 나, 그녀는 식사를 하며 그녀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녀의 암담한 북한 이야기도 참 흥미로웠고 그녀가 한국으로 들어와 하나원에서 교육 받은 후 한국 사회에서 받은 느낌, 특히 한국 남성에 관한 이야기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이제 그녀도 24살이 되어 처음 그때처럼 소녀와 같단 인상보다는 한국 아가씨의 인상이 깊어졌지만 한국에 갓 들어온지 1년여밖에 안되었을땐 승량이떼에 쫒기는 놀란 토끼처럼 늘 두려움이 가득했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북한을 가족과 탈출하여 중국 공안들의 눈을 피해 중국에서 3개월을 숨어지내다 결국 한국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에 안착한 그녀,

그녀의 출신지를 모른다면 그녀가 약간 억양이 센 지방 사람 혹은 조선족이라는 느낌뿐,

탈북인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아 그녀에게

 

"대단해요.사투리가 심할텐데 전혀 못 느끼겠어요..북한 말투 완전히 고쳤네요..기간도 짧은데.." 

 

그녀 자신은 자신의 억양이 아직 완전히 고쳐지지 않았다며 쑥스러워 하면서도 기분은 매우 좋아 했던 표정이 눈에 선하였는데

이 탈북 소녀를 친구에게 처음 소개 받은 후에 그녀와 종종 연락 하며 서울의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주기도 하고 그녀가 느끼는 한국의 이모저모를 대화해가며 참 많이 배웠던 기억도 지금은 아련함 그 자체네요

그녀와 나이차도 좀 있고 친구덕에 그녀는 절 선생님이라고 호칭하고는 하였는데 학교에서 배운 것을 눈으로 보고 듣고 배우고 싶어 했었는데 그 마음이 너무 예뻐 그녀가 한국 사회에 더 빨리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에 그녀의 발길과 마음이 올바른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바램도 강했습니다.

그녀를 안지 만 4년,그녀가 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당당한 북한인 출신의 꿈을 이루는 여성이 되기를 원했지만 지금은 좋은 남자를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그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녀와의 대화속에 현재의 한국인인 우리들이 배울 것도 분명 있을거라 여겨 치매에 걸린 노인의 하찮은 기억력을 탓하며 기록으로 남기지만 그녀와 나누었던 모든 대화들이 모든 탈북인들의 생각은

분명 아니라는 점 분명히 하고 싶고요.

이 이야기 속에는 제 자신의 시선도 일부 섞여 있다는 것을 참고할 것이며 한 탈북 소녀가 보고 느낀 것을 제 3자인 마음이가 재해석한 면도 많습니디만 탈북 소녀의 시선을 고스란히 담으려 애썼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원 전경(하나원은 1999년 개원한 이래 1만5천명 이상의 탈북자 수료원을 배출한 곳이다.

인식이라는 무서운 족쇄에 갇힌 이들은 또 다른 한국 사회의 어둠이 되가고 있다.

 

 

 

그녀가 바라본 한국, 자유롭고 뭐든지 할 수 있는 대한민국

 

 

보통 외국인들에게 물어 보는 것이 한국의 첫인상이 어떠 하냐는 것인데 아마 나 자신도 그녀에게 제일 듣고 싶었던 말이자 궁금증이 한국에 처음 올때의 기분이나 첫인상 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함경도 출신이며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 올 수 있었다고 말하였습니다.탈북자에도 여러 계층이 있듯이 그녀는 가족(아버지.어머니 그리고 남동생과 본인)과 함께 탈출하였지만 오기 전부터 한국의 문물을 어느 정도는 접하였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녀 자신이 북한에서의 생활을 그리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북한에서 최소 중산층 이었으리라 어림 짐작할 수는 있었습니다. 북한에서의 중상층은 몰락했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기에 그녀가 느끼는 대한 민국은 어떤 것일까?

더욱 궁금하여 물어 보니

 

돈만 있으면 뭐든 가능한 나라이며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 아닙니까? 라는 대답이 나왔다.

단순명료한 그녀의 대답을 들으니 진짜 그 말이 정답 같으면서도 가슴 깊숙한 곳에서 울컥하는 반발 심리 또한 나오려는 것을 애써 숨기며 돈 많이 버셔서 원하는 꿈 이루시면 좋겠어요.. 

 

"하하..선생님 제가 돈 많이 벌 재주 없습니다.한국 남자 능력 있으니 그런 남자 만나면 됩니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대한 민국은 여자들도 능력 있으면 남자보다 더 높은 연봉 받으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도 해요.남자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도.."

 

"말도 안됩니다.지금 말 하나,생활 풍습 하나 배우는 것도 버거운데 어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까?

지금 우리네(탈북자들)실상을 모르시고 하는 말씀이지요.남자들은 한국 사람들이 꺼리는 일들을 하지만 탈북자라는 것을 숨기고 일합니다.탈북자라는 신분을 알면 무시하고 꺼리니까요.여자들은 식당 같은 곳에서밖에 일 못합니다.

조선족인 것처럼 위장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입니다.선생님이 말씀하신건 한마디로 환상입니다"

 

하나원이나 대학(그녀가 다니는 야간대학)또는 탈북자 동지회에서의 그들 삶의 실상은 그리 녹녹치 않다는 이 탈북 소녀의 대답.

북한에서 어떤 일을 했건 대한 민국에서는 모든 탈북자는 아기와 같은 존재며 자신도 그런 마음으로 한국 사회를 배워나간다는 것.

대화 중간 중간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은어나 인터넷 줄임말에 그녀는 하나 하나 물어 보며 그 뜻을 알려고 노력하였다.

알게 모르게 같은 말을 하면서도 소통이 되지 않는 낱말들을 우리는 서로 쓰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녀가 조심하며 대화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내가 알아 듣지 못하는 말들도 많았었다.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었지만 그녀와 몇번 만나자 그녀가 느끼는 자유의 개념이 우리가 알고 있는 자유의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우리가 아는 민주주의의 자유란 개념은 책임과 의무가 수반되지만 그녀는 약간은 그런 것들을 배제한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글로 쓰니 조금은 왜곡되는 면도 있을 듯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녀가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누리지 못한 사회 생활을 하며 활기 있게 사는 모습은 분명 보기 좋고 흐믓한 모습이었다.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스럽게 주어진 자유를 그녀나 모든 탈북자들은 제 2의 삶이 주어진 귀한 기회로 여기며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그녀,한국에서 여자로써 첫사랑을 앎다 

 

그녀는 빠르게 우리 나라 여타 아가씨들과 다름 없는 모습을 보이는아가씨로서 숙녀로써 성장해갔다.다만 안타깝다고 할까

그녀와의 대화 중간 중간에 그녀에게 전화가 걸려 온 통화 내용중에는 그녀가 같은 탈북자들과 왕래가 거진 없다는 느낌을 받아 조심스레 물어 보기도 하였다.

그러자 그녀는 정색을 하며 자신은 그들과 다르다는 식의 완곡한 표현을 서슴치 않았는데 그녀는 자신을 탈북자라고 소개 받는 것을 제일 싫어 하며 중국인 유학생이라 소개하는 것이 맘 편하다고 하였다.그래야 한국인들의 편견의 시선을 받지 않는다는 대답.

나중에 아는 조선족 새댁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북한이나 조선족 사람들에게 함경도 사람,혹은 함경도 출신의 탈북녀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말을 들었는데 소위 전라도 여자가 기가 세고 뭐뭐 하다라는 식이듯이 같은 탈북자 중에서도 함경도 여자를 바라 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편견이 있는 모양이었다.

 

탈북했다는 것만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안타 깝기도 하고 그녀가 어쩌면 평생 짊어 지고가야 할 무게처럼 느겨져 대화의 주제를

연애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의외로 편하게 한국남자를 사랑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처음 한국에 들어와서 하나원 교육을 마치고 임대 아파트를 얻은 뒤에 전 북한 사람보다는 학교에 자주 나가 한국인들과 자주 어울렸어요.특히 대학생들..그 중에서 군대 갔다 온 한 복학생에게 제 마음을 뺏겼었죠.그때 제나이 겨우 20살

북한에서야 시집가고도 남을 나이지만 한국에서야 완전 애기와도 같은 나이..기대고 싶고 의지하고싶은 상대였어요.

그 사람은.."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한동안 바라만 보다가 고백 했어요..좋아 한다고..만나고 싶다고.."

 

아주 잠시 말을 있지 못하고 지난 추억 속에 빠진듯한 그녀의 표정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는 내게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퇴짜 맞았어요..

위로의 말을 한것조차 기억 안날 정도로 정신이 없었는데..그사람이 나중에 한말은 늘 머릿속에 맴돌아요

혹시 아실까요? 세이코가 뭔지.."

 

"..세이코?일본 명품 시계 아닌가요?

 

"..네 맞아요 인터넷 검색해보니 세이코라는 시계가 있던데..그 남자..저보고 세이코 같다고

마지막에 그런 말을 남겼거든요.알 수 없는 말이라 그당시에 물어 보지도 못하고 나중에 만나서 물어 보려 했지만 만날 수도 없었어요.유학 준비중이라 만날 수가 없더라구요.."

 

"..세이코.."

 

왜 그 남자는 그녀에게 수수께끼 같은 말을 마지막으로 한 것일까? 너무나 어린 그녀 마음이 상처 받지 않기를 바랬지만 다시 그녀는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20살의 그녀와 군대 복학생에게는 나이라는 차이보다 북과남한의 문화의 차이가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한국 여자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여러가지 문화,경제,지식등의 차이 역시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가르치는 학생 수준이나 탈북 소녀라는 흔치 않은 그녀를 보살펴 주고 싶던 그 남학생에게는 그녀는 어쩌면 여자로 보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사실 연애라는 것은 한쪽만의 일방 통행으로는 늘 비켜가는 것이기에 탈북 소녀의 마음을 받지 않은 그 복학생을 이렇다 저렇다 할 것은 못되지만 거절에도 예의라는 것이 존재한다.

낯선 세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여자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말은 평생을 따라다니는 주홍 글씨와도 같지 않을까,

낯선 세계로 진입한 한 탈북 소녀의 한국 남자 첫 사랑은 그렇게 묘한 여운을 남기고 끝이 났고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그녀는 그녀 말대로 결혼을 하였다.다시는 그녀가 이 사회에서 이방인이라는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평화로운 날들 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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