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바람에도 삶은 반짝이며 빛을 발할 것이다_제주 in 하루

/거친 바람에도 삶은 반짝이며 빛을 발할 것이다/

제주 in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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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 따스한 봄날에서 겨울은 오고,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그렇게 제주도민이 되었다고 말하는 동생에게로 향하는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도 마냥 무겁지도 않은 적당한 계절의 무게로 향하는 중이었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많은 성격과 세상 풍파 겪으며 조금은 오버스러운 몸짓을 하기도 하는 동생이지만 점차 세상에 담금질돼가며돼가며 자신만의 길을 걸아가는 것이 대견스럽고 안쓰러운 마음에 거친 바다 위에 홀로 고군분투하는 것만 같아 달려간 길, 반가운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잘 살아가고 있다 토닥이고 싶은 녀석,

빗방울이 차창 밖을 가만히 쓸어내리는 풍경을 보고 있자니 먼저 나고 자라도, 늦게 나고 자라도 세상 뜨는 이치는 선후배가 없는 것이기에 이렇게 살아서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잘 살고 있다는 것이겠지만 더 잘 살고 더 폼 나고 싶은 인생이고 싶은 마음 하나만으로 달려온 동생은 짧은 만남만으로도 적어도 제주도에서만은 훨씬 먼저 터전을 잡아가면서 자신만의 꿈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년세 몇백만 원에 방을 구해놓고 아침에 눈을 뜨면 제주도의 낯익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 공기 하나만 바뀐 것일까. 아니 마음가짐이 바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변화된 자신을 만나게 되었을지도 모를 일, 자신은 늘 예전의 자신이라고 되뇌어도 사람은 조금씩 길을 따라가듯이 변해가고 있구나-그 변함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여겨지면 그만인 것을,

동생의 동생이 뒤늦게 합류하여 제주도에 자신의 꿈 게스트하우스 혹은 카페를 만들고 싶은 동생의 작은 열망으로 시작된 셀프 인테리어의 머나먼 여정에 손 하나라도 거들고 싶어서 온 발걸음, 상상한 것 이상으로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아 황무지를 개간하고 개척하는 심정으로 땅을 파고 배관을 다시 설치하고 타일을 붙여가며 많지 않은 시간과 싸워가며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주고 돌아오고 싶었던 마음,

함께 고생한 동생과 그 동생을 도와주려 온 또 다른 동생과 함께 마트에서 안줏거리를 주섬주섬 사다가 맥주 한 잔으로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먹은 먼지와 땀을 씻어내려 봅니다. 그저 무심하게 바라보면 제아무리 쉬워 보이는 남의 삶조차 힘들고 어렵지 않은 것이 없듯이 거친 바람이 불고 길 위에 홀로 버려진 것처럼 황량할 때, 사람이 사람을 속이는 거짓된 인생이 넘쳐날지라도 빛나는 인생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을 넘어지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토닥토닥~ 말로는 할 수 없었던 작은 위로를 글로나마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