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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창작집

잔혹 동화, 아버지와 아들이 바라보는 하늘은 늘 똑같다

by 마음heart 2011.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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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헤진 목장갑의 소망

 
 
 
 
 
 
 
 
 
 
 
남루한 행색의 한 사내가 모진 겨울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터로 향하고 있습니다
 
 
죽어라 일해도 손에 쥐는 배춧잎은 몇장뿐이지만 하루종일 날짐을 진 아버지의 어깨를
 
 
고사리 손으로 토닥여주는
 
 
딸과 아들,그리고 없는 살림에도 묵묵히 살림을 챙겨주는 아내를 생각하면 없던 기운까지
 
 
나던 그런 평범한 우리의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가족이 놀이 동산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신기한 볼거리와 탈것들,멋진 남자와 예쁜 여자들이 가득한 세상에 아이들은 뛸듯이
 
 
기뻐하며 신나게 하루를 만끽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아버지의 허리춤에 메달리던 아들은 말했습니다
 
 
 
"아버지, 전 나중에 크면 돈 많이 벌어 저런 놀이 동산 하나 갖고 싶어요"
 
 
"바보야, 저런게 얼마나 비싼데 저걸 사냐?
 
 
 

옆에서 엄마 손을 부여 잡던 큰 딸이 남동생을 타박하자 토라진 아들은 다시 아버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버지, 저런거 살수 없어요?
 
"허허 .. 왜 아들이 원하면 아버지가  사줄 수도 있지..
 
저게 그리 갖고 싶니?
 
제가 진짜 진짜 돈 많이 벌으면 우리 가족 맛난거 매일 먹고
 
놀이 동산 사면 매일 이렇게 잼나게 놀수도 있고
 
그러면 모두 행복하게 살수 있을것 같아요..
 
"왜 지금은 행복하지 않니"
 
"아니, 꼭 그런건 아니지만 얘들이 놀리기도 하고 맛난거 맘껏 사먹지도 못하고.."

 

부처님같이 인자한 웃음을 지으시던 아버지는 나즈막히 말했습니다
 
"얘야 세상에서 제일 값지고 귀한 건  뭘까..한번 생각해보렴"
 
생각할것도 없다는듯이 아들은 신명나게 소리쳤습니다
 
"돈이요,돈. 옆 집 민우도 아버지가 돈 많이 번다고 자랑하고..
 
제 짝꿍 어머니는 학교 오실때마다 귀부인같이 하고 오는데
 
돈만 많으면 이런 랜드도 살수 있고..."
 
"글쎄, 돈은 아니란다 아버지와 엄마,또 너희들 우리 가족은 비록 남들만큼 돈은 없지만
 
불행하진 않잖니, 다시 잘 생각해봐라"
 
아들은 이번에는 한동안을 곰곰히 생각하다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tv에 나오는 사람들이요, 가수나 배우들은 모든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
 
"글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줘도 진정으로 사랑하고 좋아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행복하지 않은거란다
 

아들아, 어려운게 아냐,돈이 많고 유명해서 세상 사람들이 떠받들듯 추앙해도

 
진정한 사랑으로 좋아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가장 값싸고 불행한거란다
 
우리 가족은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니까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소중한 보물과 같은 거란다
 
그러니 아버지가 우리 가족을 지키듯이 너도 우리 가족을 세상 어떤 보물보다
 
더 소중히 간직하고 지켜야 하는거란다.."
 
아들은 알듯 모를듯 고개를 꺄우둥 거리며 멀뚱이 아버지를 쳐다 보며 아버지의 미소와
 
어머니,누나의 행복한 웃음속에서
 
숙제를 받아든 모량새로 머릿속이 잠시 지끈거렸지만 이내 놀이 동산의 풍경과
 
즐거움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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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기름 때장갑의 희망
 
 
 
 
 
 
 
 
 
 
 
 

 

 
천길 낭떠러지와도 같이 위태한 파워 크레인에 몇명의 사나이가 농성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내몰린 삶의 끝자락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사에 그들은 누구도 응원하지 않고 쳐다
 
보지도 않는,
 
한 여름철에도 칼 바람이 불어오는 파워 크레인 위에 올라 자신들의 삶을 애써 지키려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한 집안의 아버지가 된 아들도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평생을 막일에 치여 골골한 몸으로 몇년을 병상을 지키다 돌아가셨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하늘과 같아서
 
아들은 그런 아버지가 무척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사춘기가 불현듯 닥쳐오던 시절엔  맘 고생도 꽤나 드렸지만 그래도 아들은 아버지의
 
주름진 이마와 새벽녘에
 
일터로 나가시던  그리운 발걸음을 잊을수 없었습니다
 
랜드를 산다는것이 자신에게는 턱도 없는 꿈이라는것을 금새 알게 되었어도
 
슬프진 않았습니다
 
어느새 아들에게도 소중한 보물과 같이 지키고 아껴줄 아내와 아이들이 옆에 있게
 
되었으니까...
 
지켜야할 소중한 유산앞에서 아들은 평생 단 한번도 밖으로 내지 않던 목소리를 외치고
 
아슬 아슬한 곡예를 하고 있었습니다

 

불합리한 세상을 전복시키거나 바꾸려는 사람들 틈에서 그는 한낯 무지랭이였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아들이 단지 바라고 원한건 유리벽처럼 약하여 누군가 건드리면 산산히 부서져버릴 가족을
 
자신의 손으로 지켜주고 아껴주는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세상은 그런 아들의 작은 소망따위는 군화발로 아주 쉽게 짓밟아 버리고
 
뭉그러뜨렸습니다
 
아들의 절망은 아들의 가슴속에서만 타오를뿐
 
바로 옆집, 가장 절친한 친구조차도 볼수없는 무관심의 불꽃이었습니다
 
아들은 자신의 온 몸에 휘발유를 붓고 라이터를 켜서 ..... 활활 타올랐습니다
 
세상에 던진 처음이자 마지막 아들의 외침,저항,의기로운 투지..그 어떤 수식어를 붙여서
 
 아들을 찬양하건

 

아니면 단지 신문 기토막 기사의 분신으로 처리 되건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습니다

 
아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믿고 있었으니까요
 
외치고 외쳐도 보이지 않는 유리벽에 가로 막힌 것 처럼 외쳐지지 않는 자신의 목소리가
 
이렇게라도 들리기를 바랬으니까요..
 
아들은 희망을 놓으려 온 몸에 휘발류를 뿌린 것이 아니라
 
희망을 보려고..그렇게 그렇게 온 몸에 생채기를 내고 있었으니까요
 
이제 남은 일은 남은 자의 몫으로 맡겨두고서...
 
나즈막히 오래전부터 입가에서 맴도는 멜로디를 뒤로 한채로,
 

 

 

 

 

 

 

 

 

나는 천줄기 바람

 

 

내 무덤 앞에 서지 마세요

풀도 깍지 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자고 있지 않아요

 

나는 불어대는 천 개의 바람입니다

나는 흰 눈위 반짝이는 광채입니다

나는 곡식을 여물개하는 햇볕입니다

나는 당신의 고요한 아침에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나는 새들의 날개 받쳐주는 하늘 자락입니다

나는 무덤위에 내리는 부드러운 별빛입니다

 

내 무덤앞에 서지도 울지도 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답니다

 


 

 

/인디언 전래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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