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고디 사건과 살아있는 UFO 생명체를 통해 할리우드의 모순을 비꼬다/
조던 필 감독 신작영화 놉
영화 놉은 해석의 여지가 많은 공포,호러물입니다.러닝타임 130분 (2시간 10분),총 제작비 6,800만 달러의 저예산(물론 조던 필 감독 입장에서는 상당한 제작비 지원이지만 평균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작비에 비하면 저예산이기도 함)을 들여 북미 박스오피스 $116,052,175만 달러(8월26일 기준),월드 박스 오피스 $136,198,141만 달러(8월26일 기준),한국관객 341,522명(8월27일 기준)을 기록합니다.영화 겟 아웃(2017),어스(2019)등을 연출한 조던 필 감독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오티스 OJ 헤이우드 주니어 역에 대니얼 칼루야, 에메랄드 헤이우드 역에 키키 파머,리키 주프 박 역에 스티브 연등이 출연합니다.영화 놉 시놉시스는 아버지와 함께 말 농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주인공 오티스 OJ 헤이우드 주니어(대니얼 칼루야 분)와 여동생 에메랄드 헤이우드(키키 파머 분)는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비행기 파편(경찰 조사 결과)에 맞아 아버지를 잃게 됩니다.그후 OJ는 하늘 속 구름속에서 낯선 미확인 비행 물체를 보게 됩니다. 아무리 동영상을 촬영하려고 해도 이 물체가 나타나면 전자제품들은 모조리 셧다운되는 바람에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한편 남매로부터 말을 제공받아 자체적으로 만든 쇼를 선보이던 동양인 남자 리키 주프 박(스티브 연 분)에겐 남들에겐 잘 이야기하지 못했던 과거가 있었는데그런 주프 역시 하늘을 떠다니는 미확인 비행 물체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미확인 비행 물체의 명확한 실체를 찍게 되면 큰 돈벌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OJ와 에메랄드 그리고 전자마트 직원 엔젤 토레스(브랜든 페레아 분)는 어떻게든 촬영하려고 하지만, 이들의 생각보다 훨씬 무시무시하고 공포스러운 존재였던 구름 속 미지의 존재는 쉽게 자신이 찍히는 걸 허락하지도 않을 뿐더러, 자신을 찍어 돈을 벌려는 이들의 목숨을 위협하는데..
할리우드 영화의 시초-말 탄 무명의 흑인기수
OJ 헤이우드 주니어와 여동생 에메랄드 헤이우드는 아버지의 괴이한 죽음이후 일자리를 얻기 위해 영화사에 말 조련사로 취업을 하기 위해 자기소개를 하면서 할리우드 영화의 시초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활발한 성격의 여동생 에메랄드는흑인 기수가 말을 타고 달려가는 2초짜리 영상이 할리우드 영화의 시초였다고 설명합니다.무명의 흑인 기수의 2초짜리 영상을 토대로 영화라는 매체가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쳤고, 밥줄이 되었으며, 그에 반해 영화라는 매체가 보는 이들을 자극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 왔는지를 생각해보면 무명의 말탄 흑인 기수는 현재의 할리우드,더 크게 나아가면 세계 최강의 미국을 만든 이들 중 흑인들도 얼만큼의 지분이 있지만 그 누구도 그런 흑인들의 노력과 희생은 기억하지 않는다고 역설합니다.그동안 조던 필 감독은 영화속에서 수많은 상징 혹은 은유들을 선보여왔지만 영화 놉에서는 자신이 만들고 있는 영화에 대해 비판적인 풍자를 담기보다는 영화의 기본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에 더 중점을 두었는데 주인공 OJ, 에메랄드, 엔젤을 비롯해 영화 혹은 어떠한 매체에 대해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은 확연히 다르면서도 결국 모아지는 초첨은 동일해집니다.영화 놉 후반부로 가면서 미지의 UFO 존재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이 동일시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화 놉 역시 다양한 해석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영화 겟 아웃에서 기발한 인종차별 비틀기라던지 어스에서의 획일화에 대한 경고보다 오히려 더 많은 해석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오만-침팬지 고디의 스튜디오 생일파티 난동사건과 주프의 왜곡된 시선
구름 속에 숨은 것은 미확인 비행 물체 UFO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UFO를 닮은 생명체였듯이 인간은 어떤 선입관에 사로잡혀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주프(스티브 연 분)는 어린 시절 TV쇼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던 동양인 소년으로 어떤 사건을 계기로 더이상 할리우드에서 활동하지 않게 됩니다.그 사건이 영화 놉에서도 소개되는 침팬지 고디의 스튜디오 생일파티 난동사건입니다.
주프가 경험한 침팬지 고디의 스튜디오 생일파티 난동사건은 실제 미국에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했는데 샤를라 낸시라는 여성을 기르던 침팬지가 공격하여 내시는 눈을 잃고 뇌손상 및 얼굴이 심하게 함몰 당하기도 합니다.결국 급히 도착한 경찰에 의해 침팬지는 사살 당합니다.영화 놉 속 침팬지 고디의 스튜디오 생일파티 난동사건의 발단은 생일 축하 파티에서 가져온 풍선이 터지면서 침팬지가 흥분하며 벌어집니다.고디의 흥분은 광기가 되고 결국 스튜디오에 있던 가족을 몰살하기에 이릅니다.고디의 광기속에 식탁 밑에 숨은 주프만이 살아남는데 고디는 식탁 밑에 숨은 주프를 발견,다가와 주먹 악수를 청하고 공포심에 사로잡혀있던 주프는 고디의 주먹악수를 청하던 중 고디가 사살 당하며 침팬지 고디의 스튜디오 생일파티 난동사건은 종말을 맞이합니다.여기에 조던 필 감독은 하나의 장치를 설치해두는데 고디의 광기로 가족이 몰살을 당하던 중에도 바닥에 하늘을 보고 세워진 슬리퍼입니다.주프는 고디의 광기와 세워진 슬리퍼를 보며 그 사건이 하나의 계기라고 여기고 자신만이 선택 받았다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그런 주프의 믿음은 사실 생존해있던 침팬지 고디의 스튜디오 생일파티 난동사건의 누나(물론 주디에게 폭행당해서 얼굴이 함몰당함)와는 달리 자신만이 온전하게 살아 남아 온전히 자신만이 선택받았다는 믿음으로 자라납니다.그리고 OJ 헤이우드 주니어와 에메랄드 헤이우드와 함께 살아있는 UFO 생명체를 길들일 수 있다고 믿게 됩니다.
사실 바닥에 세워진 신발은 본질적인 사건-고디의 인간공격-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우연이라 할 수 있습니다.우리는 어린 주프처럼 잔혹하고 끔찍한 사건을 바라보면서도 그 안에 사건의 본질과는 다른 무언가를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당시 사건의 생존자였던 주프가 현장과 관련된 물품들을 전시해둔 것은 그런 왜곡된 시선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세워진 슬리퍼를 보며 우리 역시 신발에 어떤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지만 사실 침팬지 고디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세워진 슬리퍼는 단순한 우연일뿐입니다.고디의 사건은 인간이 인류 이외의 생명체에 대해 오래전부터 통제하고 길들일 수 있다 여겨 왔습니다.설령 맹수라 하더라도 동물원에 가두는 등 컨트롤하려 했습니다.주프는 어린 시절 끔직한 사고가 있었음에도 침팬지 고디와의 마지막 순간과 세워진 신발 때문에 자신이 선택받았다 믿으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미지의 생맹체도 길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쇼에 초대 하며 다시 유명세를 얻으려 했지만 뜻대로 행동하지 않은 존재에 의해 주프 뿐 아니라 40여명이 모두 목숨을 잃게 됩니다.
통제와 관종의 종말
영화 놉 초반부 헤이우드 남매 집에 나타난 구름속에 숨어있던 미지의 존재는 UFO였습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우리들이 외계인의 비행선이라 믿고있는 UFO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사실 UFO라고 하면 모두들 비행접시를 떠올리는데 영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형태 그대로를 노출하며 UFO외계인이 나타나는 영화라고 믿게 만듭니다.하지만 UFO라고 믿었던 존재는 UAP(미확인 공중 현상)처럼 미확인 비행체가 아닌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 진 재킷이었던 것입니다. 영화 놉은 잘못된 인식으로 새로운 사물 및 생명체를 대하는 이를 카메라에 담고 명성을 얻으려는 이야기이며 이는 할리우드의 모습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진 재킷이라 이름 붙여진 비행 생명체를 촬영하고자 했지만 목숨을 잃은 두 인물이 있는데 바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지와 아닌지 피사체의 중요도를 판별하는 TMZ 기자와 동물의 모습을 그저 영상의 소재거리로 생각한 호스트가 죽음을 맞이합니다.살아있는 외계 생명체 진 재킷을 피하는 방법이 눈을 마주하지 않는 것은 그동안 할리우드가 제작한 자극적인 영상에 대해 사람들이 해야 할 방법으로 그릇된 욕망으로 담아낸 영상 그 자체를 부정하고 수용자인 사람이 거부해야 함을 외계 생명체 진 재킷을 통해 이야기한다고 여겨집니다.영화 놉은 일반적으로 백인의 전유물로 여겨진 서부극의 황량한 땅과 말을 탄 보안관, 부당한 상대편과의 대결 등으로 대표되는데 영화 놉에서는 이 요소들을 넣어두고도 흑인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감독의 전작들에 이어 또다시 흑인에 대한 시선을 비틀고 있습니다. 백인이 많은 영화계와 서부극이란 장르를 은연중에 비꼬고 있으며 이성 간의 관계가 아닌 남매라는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진 재킷으로 표현된 강압적인 권력,백인들이 갖는 인종차별적 구조에서 목숨을 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마지막으로 진 재킷을 촬영하기 위해 CCTV, 디지털카메라로 시작해 필름 카메라까지 사용해 기술력이 회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진 재킷을 촬영한 것은 영상이 아닌 한 장의 사진이었고 그 앞에 있던 것은 말을 탄 OJ의 모습이었습니다. 헤이우드가 최초의 기수 후손이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엔딩 장면은 결국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말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은 흑인이 만든 최초의 영화에 대한 헌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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