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신윤복 19금 에로티시즘 버전/
김규리, 추자현 주연 영화 미인도
2008년 개봉한 김규리 주연 영화 미인도는 전년도에 드라마로 방영된 바람의 화원-이정명의 원작 동명소설 바람의 화원-19금 성인 에로티시즘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박신양과 문근영의 빼어난 연기와 미스터리한 인물 신윤복을 여성으로 설정하여 남장여자로 변장하여 유교적으로 여성에게 사회적 활동을 극도로 배제했던 시대에 신윤복이 여성으로 어떻게 갖은 고난을 이겨내고 불후의 명작을 남기게 되었는지를 풀어낸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의 경우 여자의 몸이지만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화원 신윤복과 김홍도의 관계에 집중했다면 영화 미인도는 김규리와 추자현 등의 출연으로 좀 더 여성성을 강조하며 러브 스토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베사메무쵸(2001),파랑주의보(2005),식객(2007),미안해 사랑해 고마워(2014),세이브 미(2018) 등을 연출한 전윤수 감독 작품이며 주연배우들로는 신윤복 역에 김규리,김홍도 역에 김영호, 강무 역에 김남길, 기녀, 설화 역에 추자현,정조 역에 한명구,신한평 역에 박지일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미인도 시놉시스는 4대째 이어온 화원 가문의 막내딸이자 신묘한 그림솜씨로 오빠 신윤복에게 남몰래 대신 그림을 그려주던 7살 천재 윤정(이라혜 분). 평범하던 그녀의 삶은 어느 날 오빠의 자살로 인해 송두리째 뒤바뀐다. 그림을 위해 여자를 버리고 오빠 신윤복의 삶을 살게 된 것. 조선 최고의 화가 김홍도의 마음을 설레이게 할 만큼 빼어난 그림 실력을 가졌던 윤복(김규리 분)은 자유롭고 과감한 사랑을 그려 조선 최초의 에로티시즘을 선보인다. 하지만 그의 '속화'는 음란하고 저급하다는 질타와 시기를 받는다. 그림을 위해 남자로 살았던 윤복 앞에 어느 날 강무(김남길 분)가 나타나고 생애 처음 사랑의 감정에 빠진다. 사랑 앞에 여자이고 싶었던 윤복, 윤복을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그녀의 첫사랑 강무, 제자의 재능을 사랑하고 그의 전부를 사랑하게 된 김홍도, 홍도를 향한 사랑으로 질투에 사로잡힌 기녀 설화(추자현 분). 250년간 숨겨진 비밀을 간직한 미인도를 둘러싼 그들의 엇갈린 사랑과 치명적 질투는 예기치 못한 불행을 불러온다.
드라마 바람이 화원이 평가가 좋았기에 영화 미인도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았고 김규리와 추자현, 김영호와 김남일 등이 열연한 영화 김홍도의 영상미 및 OST 등은 수작까지는 아니지만 나쁘다고 평할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실존했던 역사적인 인물 김홍도 및 신윤복 사이를 드라마와는 달리 김홍도가 자신의 제자로 들어온 어린 신윤복을 탐하는 등 마치 로리콘 같은 모습으로 나오며 신윤복은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김홍도와 피 터지는 대결을 하기도 합니다. 분명 영상미가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 영화지만 스토리 자체는 아름답지 못한 내용이라 할 수 있으며 그런 과정에서 김규리와 김남길 등의 적나라한 노출과 성행위 등이 AV 수준으로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연기자들의 연기는 평균 이상이기는 하지만 연출 자체가 괴작이라 할 만큼 만족스럽지 못한, 안타까운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미인도의 경우 조신시대 붓끝의 에로티시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본 AV 못지않은 김규리의 노출 및 적나라한 성행위가 화제가 되었으며 영화 홍보 자체도 김규리의 노출에 포컷스를 맞춥니다. 영화 미인도에서의 김규리의 노출이나 성행위의 묘사 자체도 악평을 받는 장면 등이 존재하는데 김홍도 역의 김영호가 야성미 넘치는 기합소리를 표현한 부분에서는 민망함을 넘어서 실소를 금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신윤복을 맡은 김규리의 전성기의 젊은 시절의 빼어난 몸매와 예쁜 얼굴 등으로 볼거리는 충분했다고 여겨집니다. 영화 미인도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준 기대에 못 미치는 괴작이 되기는 했지만 김규리의 수위 높은 노출만으로도 화제성이 충분해 관객 234만을 기록하면서 흥행자체는 성공합니다.
영화 미인도는 신윤복이라는 조선시대 천재화가로 추앙받는 화가를 여성으로 탈바꿈시킨 원작 소설 바람의 화원의 창의성과 드라마가 미처 풀어낼 수 없었던 여성 신윤복의 여성성을 영화 미인도에 마구 풀어냅니다. 물론 여기에는 신윤복의 천재성이나 예술에 대한 고뇌 및 시대를 통찰하는 시선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여성 신윤복이라는 아이템과 여배우 김규리의 노출만으로 흥행에 초점을 맞춥니다. 물론 여기에는 자본주의의 진리인 오직 흥행성적과 돈이 직결됩니다. 그렇게 철저한 상업영화 미인도는 여성 신윤복의 사랑과 섹스에 올인하고 젊은 시절의 김규리는 아낌없이 노출을 감행합니다. 여기엔 여성 신윤복과 남성 신윤복의 이중성이 존재하는데 남성에 이끌리는 동성애와 함께 더불어 동성을 좋아하는 마음과 성적 체험 세계를 맛보기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대에 나온 유하 감독 이 연출하고 주진모, 조인성, 송지효 주연의 쌍화점에서 주진모와 조인성이 보여준 동성애 장면이나 2016년작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민희, 김태리 주연의 아가씨에서의 하드코어 동성애 장면을 떠올리면 영화 미인도의 동성애를 빙자한 장면은 그저 흉내내기에 그칠 뿐입니다.
영화 미인도에서 여성 신윤복과 김홍도를 만나고,사랑에 목숨을 건 신윤복과 에로티시즘 가득한 전라의 신윤복(물론 노출을 마다하지 않은 김규리의 연기 때문이지만)을 만나기도 하지만 실제 역사적 고증이 완벽하게 된 영화는 아닙니다. 혜원 신윤복은 도화서 화원도, 김홍도와 동시대 인물인 것은 맞지만 김홍도 제자는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물론 신윤복의 아버지가 도화서의 화원이었지만 당시 규칙이 한 문중에 두 명이 동시에 도화서에 등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윤복은 아마도 저잣거리나 조선 팔도를 유람하며 그림을 그리며 한량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천재화가 신윤복은 분명 영화적 상상력을 펼치려 한다면 남장을 한 천재화가 말고도, 여배우의 노출과 자칫 일본 AV을 베낀듯한 에로티시즘이 아닌, 혜원 신윤복이 그림에서 잘 표현한 절제된 에로티즘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신윤복의 작품 중 월야밀회라는 그림은 에로티즘이 충만한 작품으로 인적 없는 골목에서 한 남자가 여인을 강렬하고 감싸 안고 있는데 여인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는데 특히 남녀의 발을 보면 남자의 발은 한쪽은 여인에게 향하고 있지만 다른 한 발은 여차하면 내달릴 수 있도록 골목 쪽을 향하고 있는데 그에 반해 여인의 두 발은 모두 남자를 향해 있다는 것입니다. 여인이 남자보다 더 열중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토록 조선시대에는 드물었던 에로티시즘을 표현한 천재화가 신윤복은 알려진 바가 너무 적어 영화 미인도처럼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되고 강렬한 사랑을 나누기도 합니다. 모처럼 다시 보기 한 영화 미인도를 보며 주저리주저리 리뷰를 읊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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