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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eling

황무지/체스놀이

by 마음heart 201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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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질트란3D

 

 

 

 

 

 

 

 

 

2. 놀이 1)

 

 

 

 

 

 

 

 

 

그들이 앉아 있는 의자는 눈부신 옥좌처럼 2) 대리석 위에서 빛나고, 거울이

열매 연 포도넝클 아로새긴 받침대 사이에 걸려 있다.

넝쿨 뒤에서 금빛 큐피드가 몰래 내다보았다.

(큐피드 또 하나는 날개로 눈을 가리고)

거울은 가지 일곱 촛대에서 타는 불길을 두 배로 해서

테이블 위로 쏟았고, 비단갑들로부터

잔뜩 쏟아 놓은 그네의 보석들이 그 빛을 받았다.

마개 뽑힌 상아병 색 유리병에는

이상한 합성 향료들이 연고 분 혹은 액체로 숨어서

감각을 괴롭히고 어지럽히고 익사시켰다.

 

향내는 창에서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에 자극받아

위로 올라가 길게 늘어진 촛불들을 살찌게 하고

연기를 우물반자에 3) 속에 불어넣어

격자무늬를 설레이게 했다.

동박銅箔 뿌린 커다란 바다나무는

색 대리석에 둘러싸여 초록빛 주황색으로 타고

그 슬픈 불빛 속에서 조각된 돌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그 고풍의 벽난로 위에는

마치 숲 풍경이 내다보이는 창처럼 4)

저 무지한 왕에게 그처럼 무참히 능욕당한

필로멜라5) 의 변신 그림이 걸려 있다.

나이팅게일은 밝은 목청으로

온 황야을 채우지만,

세상 사람들은 여전히 그 짓을 계속한다.

그 울음은 더러운 귀에 <젹 젹>6) 소리로 들릴 뿐,

그 밖에도 시간의 시든 꽁초들은 몸을 기울여

자기들이 에워싼 방을 숙연케 했다.

층계에 신발 끄는 소리.

날로 빛을 받아, 빗질한 그네의 머리는

불의 점들처럼 흩어져 달아올라

말言이 되려다간 무서울 만치 조용해지곤 했다.

 

<오늘밤 제 신경이 이상해요. 정말 그래요. 가지 말아요.

  얘기를 들려주세요, 왜 안 하죠. 하세요.

  뭘 생각하세요? 무슨 생각? 무슨?

  당신이 뭘 생각하는지 통 알 수 없어요. 생각해 봐요.>

 

나는 죽은 자들이 자기 뼈를 잃은

쥐들의 골목에 우리가 있다고 생각해. 7)

  

<저게 무슨 소리죠?>
        문 밑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 8)>

 <지금 저건 무슨 소리죠? 바람이 무얼하고 있죠?>

        아무 것도 하지 않아 아무것도.

                              <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죠? 아무것도 보지 못하죠.

   아무것도 기억 못하죠?>

 

         나는 기억하지

 그의 눈이 진주로 변한 것을. 9)

< 당신 살았어요, 죽었어요? 머리 속에 아무것도 없나요?>

                          그러나

오오오오 세익스피이어식 래그 재즈----10)

그것 참 우아하고

그것 참 지知적이여

<저는 지금 무얼 해야 할까요? 무얼 해야 할까요?>

<지금 그대로 거리를 뛰어나가 머리칼을 풀어 헤친 채

 거리를 헤매겠어요. 내일은 무얼 해야 할까요?

 도대체 무얼 해야 할까요?>

                           열시에 온수溫水

만일 비가 오면, 네시에 세단차.

그리고 체스나 한판 두지.

경계하는 눈을 하고 문에 노크나 기다리며. 11)

 

릴의 남편이 제대했을 때 내가 말했지----12)

노골적으로 말했단 말이야.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13)

이제 앨버트가 돌아오니 몸치장 좀 해.

이 해 박으라고 준 돈 어떻게 했느나고 물을 거야.

돈 줄 때 내가 있었는 걸.

몽땅 뽑고 참한 걸로 해 넣으라고, 릴,

하고 앨버트가 분명히 말했는 걸, 차마 볼 수 없다고.

나도 차마 볼 수가 없다고 했지. 가엾은 앨버트를 생각해봐.

4년 동안 군대에 있었으니 재미보고 싶을 거야.

네가 재미를 주지 않으면 다른 여자들이 주겠지.

오오 그런 여자들이 있을까, 릴이 말했어.

그럴걸, 하고 대답해 줬지.

그렇다면 고맙다고 노려볼 여자를 알게 되겠군, 하고 말하겠지.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

그게 싫다면 좋을 대로 해봐, 하고 말했지.

네가 못하면 다른 년들이 할 거야.

혹시 앨버트가 널 버리더라도 내가 귀띔 안 한 탓은 아냐.

그처럼 늙다리로 보이는 게 부끄럽지도 않니? 하고 말했지.

<걔는 아직 설흔한 살인걸.>

할 수 없지,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릴이 말했어.

애를 떼기 위해 먹은 환약 때문일걸.

<걔는 벌써 애가 다섯, 마지막 조지를 낳을 땐 죽다 살았지.>

약제사는 괜찮을 거라고 했지만 그 뒤론 전과 같지 않아.

넌 정말 바보야, 하고 쏘아줬지.

그래 앨버트가 널 가만두지 않는다면 어떡하지.

애를 원치 않는다면 결혼은 왜 했어?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

빌 안녕 루 또 보자. 메이 안녕. 안녕

탁탁, 안녕. 안녕

안녕, 부인님들, 안녕, 아름다운 부인님들, 안녕 안녕. 14)

 

 

 

 

 

1) 이 제목은 토마스 미들튼(1570~1627) 의 극 <체스 놀이>와 <여자는 여자를 경계하라>를 연상시킨다. 특히 후자의 2막 2장에서의 체스 놀이는 며느리가 겁탈당하는 동안 보호자인 시어머니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능욕당한 필로멜라 이야기가 이 테마를 다시 강조해 준다. 이 마당에서 전개되는 두 개의 장면 모두 무의미한 성性의 이야기임을 유의하라.

2) 엘리엇의 원주. 세익스피어의 <앤터니와 클레오파트라> 2막 2장 190행 <그네가 앉아 있는 거룻배는 눈부신 옥좌처럼 물 위에 빛났다>

3) 버질의 <에네이드> 1권 726 참조.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가 에네이스를 위해 잔치하는 장면. 부정한 사랑의 카르타고 이야기는 제 3부 끝머리에 나온다.

4) 엘리엇 원주. 밀턴의 <실락원> 4권 140행 사탄의 눈으로 보는 에덴 동산 묘사

5) 오비드의 <매타모르포시스> 6권 필로멜라 참조 엘리엇 원주. 오비든 희랍 신화의 필로멜라가 형부 테레우스 왕에 의해 능욕당하고 혀가 잘리어 결국 나이팅게일로 변한 것을 노래하고 있다.

6) 나이팅게일의 소리. 성교를 암시하는 말로도 쓰임.비극적 이야기가 천한 이야기로 변화된 상황을 보여 주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음.

 

7) 샛째 마당 195행 참조. 엘리엇 원주.

8) 웹스터의 극 <악마의 소송사건> 3막 2장 162행 참조. 죽은 사람으로 생각한 사람이 신음하는

소리를 들은 의사가 다른 의사에게 하는 말.

9) 첫째 마당의 주 17) 참조

10) <오오오오> 세익스피어의 오델로나 리어왕의 부르짖음 표시로,를 네 번씩 반복하였음. <래그 재즈>는 제 1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서 유행한 것으로 <신코페이션>이 특색이다. 세익스피어의 스펠링이 변한 것은 이 <신코페이션> 흉내이다.. 다만 번역본에서는 그 맛을 살리기 어려움,

11) 둘째 마당 주 1) 참조,

12) 여기서부터 둘째 마당 마지막까지는 술집에서 두 여자가 혹은 한 여자가 다른 여자에게 하는 대화 내지는 말로 되어 있다.

13) 바텐더가 문닫을 시간임을 알리는 말.

14) 오필리어가 물에 빠져 죽기 전에 하는 인사말. <햄릿> 4막 3장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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