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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eling

황무지/불의설교

by 마음heart 2011.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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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의 설교 1)

 

 

 

 

 

 

 

강의 천막은 찢어졌다 2) 마지막 잎새의 손가락들이

젖은 둑을 움켜쥐며 가라앉는다.

바람은 소리 없이 갈색 땅을 가로지른다.

님프들이 떠나갔다.

고이 흐르라, 템즈 강이여, 내 노래 끝날 때까지 3)

강물 위엔 빈 병도, 샌드위치 쌌던 종이도

명주 손수건도, 마분지 상자도 담배꽁초도

그 밖의 다른 여름밤의 증거품도 아무것도 없다.

님프들은 떠나갔다. 그리고

그네들의 친구들, 빈둥거리는 중역 자제들도

떠나갔다, 주소를 남기지 않고.

레먼 호수가에 앉아 나는 울었노라 4)

고이 흐르라, 템즈 강이여, 내 노래 끝낼 때까지.

고이 흐르라, 템즈 강이여, 내 크게도 길게도 말하지 않으리니.

허나 등뒤의 한줄기 찬 바람 속에서 나는 듣는다. 5)

뼈들이 덜컹대는 소리와 입이 찢어지도록 낄낄거리는 소리를.

 

 

어느 겨울 저녁 가스 공장 뒤를 돌아

음산한 운하에서 낚시질을 하며 6)

형왕의 난파 7)와 그에 앞서 죽은 부왕의 생각에 잠겨있을 때,

쥐 한 마리가 흙투성이 배를 끌면서

강둑 풀밭을 슬며시 기어갔다.

흰 시체들이 발가벗고 낮고 습기찬 땅속에

뼈들은 조그맣고 낮고 메마른 다락에 버려져서

해마다 쥐의 발에만 채어 덜그덕거렸다.

허나 등 뒤에서 나는 때로 듣는다.

클랙슨 소리와 엔진 소리를, 그 소리는

스위니를 샘물 속에 있는 포터 부인에게 데려가리라. 8)

오 달 빛이 포터 부인과

그네의 딸 위로 쏟아진다.

그들은 소다수에 발을 씻는다. 9)

 

<그리고 오 둥근 천정 속에서 합창하는 아이들의 노랫소리여!> 10)

 

 

투윗 투윗 투윗

젹 젹 젹 젹 젹 젹

 

참 난폭하게 욕보았네

테류. 11)

 

현실감이 없는 도시

겨울 낮의 갈색 안개 속에서

스미르나 상인 12) 유게니테스 씨는

수염도 깎지 않고 포켓엔 보험료 운임 포함 가격의

건포도 일람 증서를 가득 넣고 속된 불어로

나에게 캐논 스트리트 호텔에서 13) 점심을 하고

주말을 메트로폴 호텔 14)에서 보내자고 청했다.

 

 

보랏빛 시간, 눈과 등이

책상에서 일어나고 인간의 내연 기관이

택시처럼 털털대며 기다릴 때,

비록 눈이 멀고 남녀 양성 사이에서 털털대는

시든 여자 젖을 지닌 늙은 남자인 아 타레지어스 15)는 볼 수 있노라.

보랏빛 시간, 귀로를 재촉하고

뱃사람을 바다로부터 집에 데려오는 시간 16)

차茶 시간에 돌아온 타이피스트가 조반 설거지를 하고

스토브를 켜고 깡통  음식을 늘어놓는 것을.

창 밖으로 마지막 햇살을 받으며 마르고 있는

그네의 컴비네이션 속옷이 위태롭게 널려 있다.

 

 

(밤엔 그대의 침대가 되는) 긴 의자 위엔

양말짝들, 슬리퍼, 하의, 코르셋이 쌓여 있다.

시든 것이 달린 늙은 남자 나 티레지어스는

이 장면을 보고 나머지는 예언했다 ---

나 또한 놀러 올 손님을 기다렸다.

이윽고 그 여드름투성이의 청년이 도착한다.

군소 가옥 중개소 사원, 당돌한 눈초리,

하류 출신이지만 브랫포드 백만장자의 17) 머리에 놓인

실크 모자처럼 뻔뻔스러움을 지닌 젊은이.

식사가 끝나고 여자는 지루하고 노곤해 하니

호기라 짐작하고 그는 그네를 애무하려 든다.

원치 않지만 내버려둔다.

얼굴 붉히며 결심한 그는 단숨에 달려든다.

더듬는 두 손이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는다.

잘난 체하는 그는 반응을 필요로 하지 않아

그네의 무관심을 환영으로 여긴다.

(나 티레지어스는 바로 이 긴 의자 혹은 침대 위에서

행해진 모든 것을 이미 겪었노라.

나는 테베 시의 성벽 18) 밑에 앉기도 했고

가장 미천한 죽은 자들 사이를 걷기도 했느니라.)

그는 생색내는 마지막 키스를 해주고

더듬으며 층계를 내려간다, 불 꺼진 층계를....

 

 

그네는 돌아서서 잠시 거울을 들여다본다.

애인이 떠난 것조차 거의 의식지 않는다.

머리 속에는 어렴풋한 생각이 지나간다.

< 이제 일을 다 치뤘으니 좋아.>

사랑스런 여자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고 19)

혼자서 방을 거닐 때는

무심한 손으로 머리칼을 쓰다듬고

축음기에 판을 하나 건다.

<이 음악이 물결을 타고 내 곁으로 가어와> 20)

스트랜드 가街를 따라 퀸 빅토리아 가街로 따라왔다.

오 <도시>도시여, 나는 때로 듣는다.

로우어 템스 가街 21) 의 술집 옆에서

달콤한 만돌린의 흐느끼는 소리와

생선 다루는 노동자들이 쉬며 안에서

떠들어대며 지껄이는  소리를, 그곳에는

마그누스 마아터 성당의 벽이 22)

이오니아풍風의 힌빛 금빛 형언할 수 없는 화려함을 지니고 있다.

 

 

  강은 땀을 흘린다 23)

  기름과 타르로

  거룻배들은 썰물을 타고

  흘러간다

  붉은 돛들이 활짝

  육중한 돛대 위에서

  바람 반대편으로 돌아간다

  거룻배들은 떠 있는

  통나무들을 헤치고

  개 섬島 24) 을 지나

  그리니지 하구로 내려간다.

                                   웨이얼랄라 레이어

                                   윌랄라 레이얼랄라

  엘리자베스 여왕과 레스터 백작 25)

  역풍에 젓는 노

  고물은

  붉은 빛 금빛 물들인

  조개 껍질

  힘차게 치는 물결은

  양편 기슭을 잔 무늬로 꾸미고

  남서풍은

  하류로 가기고 갔다.

  진주 같은 종소리를,

  하얀 탑들을.   

                                     웨이얼랄라 레이어

                                     윌랄라 레이얼랄라

 

 

  (전차電車와 먼지 뒤집어쓴 나무들

   하이베리가 저를 낳고 리치몬드와 큐가

   저를 망쳤어요 26) 리치몬드에서 저는 좁은 카누 바닥에 누워

   두 무릎을 치켜 올렸어요)

  (저의 발은 무어게이트에,27) 마음은

   발 밑에 있습니다. 그 일이 있은 뒤

   그는 울었습니다. 그는 <새 출발>을 약속했으나

   저는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무엇을 원망해야 할까요? )

 

 

   (마아게이트 28) 모래밭.

   저는 하찮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겨 다녔어요.

   더러운 두 손의 찢겨진 손톱.

   채 집안 사람들은 불쌍한 사람들

   아무 기대도 없는)

                             

                               랄라

 

   카르타고로 그때 나는 왔다 29)

   불이 탄다 탄다 탄다. 30)

   오 주여 당신이 저를 건지시나이다 31)

   오 주여 당신이 건지시나이다.

   탄다.

 

 

 

 

1) 물이 정화시키는 힘과 수사水死시키는 힘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 처럼 불도 정화시키는 힘과 태워 없애는 힘을 동시에 갖고 있다. 불의 설교는 부처가 인간을 파괴하고 재생을 막는 정욕의 불에 대해서 설교한 것이다. 현대적인 설교 장소는 템스 강변, 즉 런던이다.

 

2) 시각이 주는 이미지만을 생각한다면 천막처럼 위를 덮고 있던 나뭇잎이 가을에 졌다는 뜻임. 그러나 구약성격에 의하면 유목민인 유태인들이 천막을 성소로 사용했으므로 성소가 무너졌다는  뜻임. 또는 일반적으로 여자의 순결이 깨졌음을 뜻할 수도 있음

 

3) 에드먼드 스펜서(1552~1599)의 <축혼가>의 후렴. 결혼을 축하하는 장소도 템즈 강임, 그러나 쓰레기가 날린 오늘날의 템스강과는 다름.

 

4) 구약 <시편> 137편 1절 <우리가 바빌론 강변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고 울었노라> 참조. 레먼 소는 제네바 호의 프랑스식 이름. 이곳에서 엘리엇은 <황무지>의 많은 부분을 썼다. 한편 레먼leman이 첩이나 창녀라는 말로도 쓰이므로 욕정과의 관계도 갖고 있다.

 

5) 앤드류 마블(1621~1678) <수줍은 애인에게>의 1절 <허나 등 뒤로 나는 항상 듣는다. 시간의

   날개 달린 천사가 가까이달려오는 소리를.> 엘리엇 원주.

 

6) 물고기를 잡는 것은 영원과 구원을 찾는 일임.(어부왕 참조). 그러나 이 행위는 이제 속화 되어 버렸음.

 

7) <템페스트> 1막 2장. 페르디난도가 아버지를 생각하는 장면.  " 둑 위에 앉아 부왕의 난파를 슬퍼했노라" 참조. 엘리엇 원주.

 

8) 엘리옷의 원주. 존 데이(1574~1640)의 극 <별들의 회의>. (갑자기 귀를 기울이면 들으리/나팔 소리와 사냥감 쫒는 소리/그것은 악테온을 샘물 속에 있는 다이아나에게 데려가리라/거기서 모두들 그네의 벌거벗은 살을 보리라.)  다이아나가 목욕하는 것을 본 악테온은 사슴으로 변해 동료들에게 죽음을 당한다. 그러나 위의 희랍 신화와는 달리 현대의 악테온 수위니 씨는 다른 운명을 맞는다.

 

9) 제 1차 세계대전 중 오스트레일리아 병사들간에 유행한 노래. 원주에서 엘리엇은 출처가 선명하지 않음을 술회하고 있다.

 

10) 엘리엇의 원주, 베를렌의 시 <파르시팔>의 마지막 행. 부상당한 알포르타스(어부왕)에 내린 저주를 기사 파르시팔이 벗겨주기 전 발을 씻는 예식에서 소년들이 합창함. 바그너 작곡 <파르시팔> 참조.

 

11) 테류는 필로멜라를 능욕한 테레우스의 호격.

 

12) 스미르나는 터키 서부에 있는 항구. 이곳 상인들은 고대의 신비한 의식을 퍼뜨렸다. 오늘날의 의식은 매트로폴 호텔에서 보내는 주말로 되었다.

 

13) 유럽 대륙과 거래하는 상인들이 자주 가던 호텔.

 

14) 영국 남안 브라이튼 시에 있는 호텔. <주말 메트로폴에서>라는 말은 당시 성적인 낌새가 많은

     말이었다.

 

15) 희랍 신화에 등장하는 남녀 양성의 인물. 주노에 의해 눈이 멀었으나 주피터에 의해 예언하는 힘을 얻게 되었다. 엘리엇의 원주는 다음과 같다. <타레지어스는 단순한 방관자이고 등장인물은 아니지만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기타의 모든 인물을 통합하고 있다. 마치 외눈박이 건포도 상인 페니키아 수부(뱃사람)로 융합되고  다시 그 수부가  나폴리 왕자 페르디난도와 완전히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 모든 여자는 한 여자이고 남녀 양성은 티레지어스 속에서 만난다. 티레지어스가 관찰하는 것이 사실상 이 시의 내용이다.>

 

16) <희랍의 여류 시인 사포의 시행과 꼭 같지는 않으나 나는 해질 무렵에 돌아오는 '근해 어부' 또는 '평저의 어선' 어부를 생각했다.> 엘리엇 원주.

 

17) 요크셔에 있는 모직 도시. 제 1차 세계대전 후 많은 갑부가 생겨났다.

 

18) 고대 희랍 도시. 티레이어스는 이 도시에서 여러 세대 동안 살며 예언했다. 그가  그곳에 있는 동안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이 있었다.

 

19) 골드 스미스의 소설 <웨이크필드의 목사> 중의 노래. 여주인공 올리비아는 과거에 유혹받은 장소에 와서 노래부른다. <사랑스런 여자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고 남자가 배반한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을 때 어떤 마술이 그대의 슬픔을 덜어주랴.> 그리고 <죽는 길>이 있음을 노래한다. 현대의 올리비아는 축음기를 튼다. 

 

20) <템페스트> 1막 2장의 페르디난도의 말. 셋째 마당 주 7) <형왕의 난파> 다음에 이어지는 구

 

21) 런던 교 부근에 있는 거리 이름

 

22) 이 부분의 몇 행은 <달콤한 음악>과 일하고 쉬는 <생선 다루는 노동자>, 그리고 성당 내부의 찬란함이 진정한 가치의 세계를 암시하고 있다. 즉 노동과 휴식이 모두 절실하고 종교적 의미와의   관련 아래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거의 사라져 버린 세계가 순간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23) 세 템스 강 처녀들의 노래는 여기서 시작된다. 192행 즉 <전차와 먼지 뒤집어 쓴  나무들> 부터<아무 기대도 없는>까지 그들은 교대로 이야기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두 번 반복되는 (웨이얼라라.....) 바그너의 후렴에 의해 대조된다. 이 후렴은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의 제 4부 <신들의 항혼> 제 3막 1장에서 라인 강의 처녀들이 부르는 것으로, 라인 강의  황금이 도난당한 후 라인 강의 아름다움이 사라졌으나 곧 그것을 다시 찾을 것을 기대하며 부르는 노래.

 

24) 개 섬島은 런던 중심가로부터 약간 하루에 있는 반도. 첫마디의 <개>의 모티프를 상기시킨다. 그리니지는 개 섬 건너편의 강변.

 

25) 엘리자베스 여왕<섹익스피어 시대>과 래스터 백작은 서로 연애하는 사이였다고 알려져 있다. 프로드의 <영국사> 7편 349쪽 참조.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템스 강 뱃놀이를 즐겼으며 그리니지 하구 근처에 이쓴 그리니지 저택에서 여왕이 레스터를 접견하기도 했다.

 

26) 엘리엇의 원주 단테의 <연옥편> 5장 33행 <저 라피아를 기억해주세요/시에나가 저를 낳고 마렘마가 저를 망쳤어요>에 대한 풍자적 개작. 하이베리는 런던 교외의 저택가. 리치몬드와 큐는 보트장과 호텔로 유명한 템스 강변의 지명.

 

27) 동부 런던의 빈민가

 

28) 템스 강 하구의 해변 휴양지

 

29) 엘리엇의 원주. 성 오거스틴의 <고백록> 3부 1장 . <카르타고로 그 때 나는 왔다. 한 가마의 사악한 사랑이 내 귓전에서 온통 끓어대는 곳으로.>

 

30) 엘리엇의 원주에 의하면 부처의 <불의 설교>에 근거한 것이다. <불의 설교>는 그 중요성에 있어 <마태복음> 5장 7절에 나오는 예수의 산상 수훈에 맞먹는 것으로 헨리 클락의 <번역된 불교>(하버드 동양총서) 의 <불의 설교> 부분은, <모든 것은 불탄다. 형태도 타고 눈으로 받은 인상도 탄다. 즐겁고  불쾌한 혹은 무관한 어떤 감각도 눈으로 받은 인상에 의해서 생기며 그것 또한 탄다>

 

31) <고백록>에서 부처와 성 오거스틴, 즉 동양과 서양의 금욕주의자들을 이 마당의 극점으로 나란히 놓은 것은 의도적인 배려였음을 엘리엇은 원주에서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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