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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eling

황무지/천둥이 한 말

by 마음heart 201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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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천둥이 한 말 1) 

 

 

 

 

 

 

 

 

 

 

 

땀 젖은 얼굴들을 2) 붉게 비춘 햇불이 있은 이래

동산에 서리처럼 하얀 침묵이 있은 이래

돌 많은 곳이 고뇌가 있은 이래

아우성 소리와 울음 소리

옥獄과 궁궐宮闕

먼산을 넘어오는 봄 천둥의 울림

살아 있던 그는 지금 죽었고

살아 있던 우리는 지금 죽어 간다

약간씩 견디어 내면서

 

여기는 물이 없고 다만 바위뿐

바위 있고 물은 없고 모랫길뿐

길은 구불구불 산들 사이로 오르고

산들은 물이 없는 바위산

물이 있다면 발을 멈추고 목을 축일 것을

바위 틈에서는 멈출 수도 생각할 수도 없다

땀은 마르고 발은 모래 속에 파묻힌다

바위 틈에 물만 있다면

침도 못 뱉는 썩은 이빨의 죽은 산 아가리

여기서는 설 수도 누울 수도 앉을 수도 없다

산 속엔 정적마저 없다

비를 품지 않은 메마른 불모의 천둥이 있을 뿐

산 속엔 고독마저 없다

금간 흙벽집들 문에서

시뻘겋게 성난 얼굴들이 비웃으며 우르렁댈 뿐

                            만일 물이 있고

바위가 없다면

만일 바위가 있고

물도 있다면

샘물

바위 사이에 물웅덩이

다만 물소리라도 있다면

매미 소리도 아니고

마른 풀잎 소리도 아닌

바위 위로 흐르는 물소리가 있다면

티티새 3)가 소나무숲에서 노래하는 곳

뚝뚝 뚝뚝 뚝뚝 또로록 또로록

허지만 물이 없다

 

항상 당신 옆에서 걷고 있는 제삼자는 누구요? 4)

세어 보면 당신과 나 둘 뿐인데

내가 이 하얀 길을 내다보면

당신 옆엔 언제나 또 한 사람이

갈색 망토를 휘감고 소리 없이 걷고 있어,

두건을 쓰고 있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하여간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요?

공중 높이 들리는 저 소리는 무엇인가 5)

어머니의 비탄 같은 흐느낌 소리

평평한 지평선에 마냥 둘러싸인

갈라진 땅 위를 비틀거리며 끝없는 벌판 위로 떼지어 오는

저 두건 쓴 무리는 누구인가

저 산 너머 보랏빛 하늘 속에

깨어지고 다시 세워졌다가 또 터지는 저 도시는 무엇인가

무너지는 탑들

예루살렘 아테네 알렉산드리아

비엔나 런던

현실감 없는

한 여인이 자기의 길고 검은 머리칼을 팽팽히 당겨 6)

그 현絃 위에 가냘픈 곡조를 타고,

어린애 얼굴들을 한 박쥐들이 보랏빛 황혼 속에서

휘파람 소리를 내며 날개치며

머리를 거꾸로 하고 시커먼 벽을 기어 내려갔다

공중엔 탑들이 거꾸로 서 있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종을 울린다, 시간을 알렸던 종소리

그리고 빈 물통과 마른 우물에서 노래하는 목소리들.

 

산속의 황폐한 골짜기

희미한 달빛 곳에서  풀들이 노래하고 있다

무너진 무덤들 너머 성당 주위에서,

단지 빈 성당이 있을 뿐, 단지 바람의 집이 있을 뿐 7)

성당엔 창이 없고 문은 삐걱거린다

마른 뼈들이 사람을 해칠 수는 없지.

단지 지붕마루에 수탉 한 마리가 올라

꼬꾜 꼬꾜 꼬꾜 8)

번쩍하는 번개 속에서, 그러자 비를 몰아오는

일진一陳의 습풍濕風.

 

갠지스 강은 바닥이 나고 맥없는 잎들은

비를 기다렸다. 먹구름은

멀리 히말라야 산봉 너머 보였다.

밀림은 말없이 쭈그려 앉았다.

그러자 천둥이 말했다

9)

<다타(주라)> 우리는 무엇을 주었던가?
친구여, 내 가슴을 흔드는 피

한 시대의 사려분별로도 취소할 수 없는

한 순간에의 굴복, 그 엄청난 대담,

이것으로 이것만으로 우리는 존재해 왔다.

그것은 죽은 자의 약전에서도

자비스런 거미가 덮은 죽은 자의 추억에서도 10)

혹은 텅 빈 방에서

바싹 마른 변호사가 개봉하는 유언장 속에도

찾을 수 없다.

<다야드 밤(공감하라)> 나는 언젠가 문에서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었다. 11) 단 한 번 돌아가는 소리.

각자 자기 감방에서 우리는 그 열쇠를 생각한다.

열쇠를 생각하며 각자 감옥을 확인한다.

다만 해질녘에는 영묘한 속삭임이 들려와

잠시 몰락한 코리올레이누스 12)를 생각나게 한다.

<담야타(자제하라)> 보트는 경쾌히

응했다. 돛과 노에 익숙한 사람의 손에.

바다는 평온했다. 그대의 마음도 경쾌히 응했으리라

부름을 받았을 때. 통제하는 손에

순종하여 침로를 바꾸며.

 

                           나는 기슭에 앉아

낚시질했다 13) 등뒤엔 메마른 들판.

적어도 내 땅만이라도 바로잡아 볼까?

런던 교가 무너진다 무너진다 14)

<그리고 그는 정화하는 불길 속에 몸을 감추었다> 15)

<언제 나는 제비처럼 될 것인가> 16) ---오 제비여 제비여

<황폐한 탑 속에 든 아퀴텐 왕자> 17)

이 단편들로 나는 내  폐허를 지탱해 왔다.

분부대로 합죠 18) 히에로니모는 다시 미쳤다.

다타 다야드밤. 담야타.

                          샨티 샨티 샨티 19)

 

 

 

 

1) 비를 기다리는 황무지에 비를 몰아오는 천둥의 소리이다. 이 마디의 첫 부분은 세 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즉 <누가복음> 2장 13~31절에 기록된 엠마우스로 가는 여행 <두 제자가 예수가 부활한 날 엠마우스로 간다. 도중에 한 사람이 끼여 들지만 저녁 식사 때까지 그가 부활한 예수임을 모른다>과  웨스톤의 저서에 나오는 위험 성당에의 접근. 그리고 현재 동부 유럽의 피폐상. 엘리엇 원주.

 

2) 다음 몇 행은 예수의 체포와 재판 게세마네 동산ㅇ과 골고다 언덕에 대한 암시를 갖고 있으며, 예수가 처형당한 금요일부터 부활한 일요일, 즉 십자가와 부활 사이의 절망적인 상황을 나타내 주고 있다. 그것은 어부왕이 죽은 후 황무지에 내린 절망과 연결된다.

 

3) 물방울 듣는 소리 흉내를 잘 내는 새.

 

4) 엘리엇 원주. <다음 몇행은 남극 탐험대의 이야기에 자극을 얻어 쓴  것이다. 어느 탐험인지는

    잊었으나 아마 색클튼의 탐험 가운데 하나고 생각된다. 탐험대원들이 극도로 피로했을 때 실제

    그들의 수효보다 "한 사람이 더 있다'는 환상이 끊임없이 따라녔다고 한다> 또한 이 부분은

    엠마우스로 가는 여행을 상기시켜 준다.

 

5) 이 연은 헤르만 헷세의 <혼돈  속을 보다> 참조. <유럽의 반 부분, 적어도 동구의 반이 혼돈으로  가는 중이다. 성스러운 망상에 취하여 절벽 끝을 따라 달리며 취해서 노래 부른다. 마치 찬송을 부르듯이 마치 드미트리 까라마죠프<토스토엡스키의(까라마죠프가의 형제들)>가 노래한 것 처럼. 이 노래를 듣고 기분 상한 부르주아들은 조소하지만 성자와 예언자는 눈물을 흘리며 듣는다.> 엘리엇 원주.

 

6) 엘리엇에 의하면 이 연에 사용된 몇몇 세부 사항은 13세기 폴란드 화가인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성배 전설의 중세판들에 의하면 위험 성당은 기사의 용기를 시험  하기 위하여 악귀들의 영상들로 차 있었다고 한다.

 

7) 이 아무것도 없다는 환상은 기사에 대한 마지막 시험이다.

 

8) 닭 울음 소리는 유령과 악령들이 떠나감을 나타내 준다.

 

9) <우파니샤드> 5의 1 <브리하다란야카>에 실린 설화. 신들과 인간 그리고 악귀들이 차례로 자기들의 부친인 프라야파티에게 물었다, < 저희를 멸하소서> 그들에게 프라야파티는 각각 한 음절의 <다>로 답했다. 각 무리들은 그것을 각기 다른 말로 해석했다. 즉 <다타(주라)>. <다야드밤(공감하다)>, <담야타( 자제하라)>로. 설화는 < 이것이 신의 소리인 천둥이 다다다 할 때 말하는 것이다>라고 전하고 있다.

 

10) 웹스터의 <흰 악마> 3막 4장. <그들은 재혼하리라. 벌레가 너의 수의를 좀 쓸기도 전에 거미가 너의 비명에 얇은 그물을 치기도 전에.> 엘리엇 원주.

 

11) <지옥편> 33 장 46 행. 우골리노는 아이들과 함께 탑에 갇혀 굶어 죽은 일을 회상하고 있다. <그때 아래서 그 무서운 탑의 문이 잠기는 소리를 들었지요. > 엘리엇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자아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공감하라는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암시하고 있다. 엘리엇의 주는 F.H.브리들리의 <현실과 실제> 346페이지로 계속된다.  <외부에서 받는 내 감각도 내 생각이나 감정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것이다. 두 경우 모두 내 경험은 밖으로 닫혀진 원, 내 자신의 원안에 속한다. 그리고 모든 요소가 흡사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원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원에 대해 불투명하다. ---- 요컨대 영혼에 나타나는 하나의 존재로 간주될 때 전세계는 각자에게 그 영혼에게만 특이하고 개인적인 것이다.>

 

12) 세익스피어의 <코리올레이누스>참조. 의무보다도 자만심에 의해 행동한 코리올레이누스는 자신의 감방에 갇힌 인간의 전형이다. 자부심을 상하게 했다고 해서 그는 자기가 태어난 도시를 향해 적을 지휘했던 것이다.

 

13) 웨스튼의 <의식에서 기사 이야기까지>에서 어부왕 참조

 

14) 영국 민요의 후렴.

 

15) <지옥편> 26장 148행 참조. 자진해서 고통을 받는 프로방스 시인 아르노 다니엘 이야기에 붙인  단테의 표현. 재생을 찾는 사람에게 희망적인 단편의 하나.

 

16) 작자 미상의 라틴어 시 <비너스 철야제>로부터 인용, 그곳까지 시인은 자기의 노래를 듣는 사람이 없음을 슬퍼하여 언제 봄이 와서 제비처럼 목소리를 줄 것인가 묻고 있다.제비는 필로멜라 이야기와도 관련이 있다.

 

17) 프랑스 시인 제라르드 네르발(1808~1855)의 소네트 <폐적자>로부터 인용.

 

18) 토머스 키드 (1557~1595)의 극 <스페인의 비극>은 부제가 <히에로니모는 다시 미쳤다.>이다. 아들이 암살되자 히에로니모는 미치게 된다. 극 속에서 궁정의 오락을 위해 극을 쓰라는 요청을 받고 그는 대답한다. <분부대로 합죠.> 그리곤 그 짧은 극 속에 아들을 암살한 자들이 죽도록 만든다. 그 극중극은 <황무지>처럼 여러 나라의 말로 되어있다.

 

19) 우피니샤드의 형식적인 결어로 쓰이는 산스크리트어. <이해를 초월한 평화>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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