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ropolitan-자기 혐오를 위한 협주곡

악령의 얼굴로 천사의 탈을 뒤집어쓴채 지상의 진흙탕 속에서 홀로 고결한 미를 뽑내는 줄리엣이여!

흑마의 잔등위에서  무사의 갑주는 원혼으로 피덧칠한 채, 날 선 검으로

생명과 죽음의 이중주를 단박에 확인시키듯 두동강 내어 뿌리 잃은 슬픔을 저잣거리에 내 걸어두니

피맺힌 절규가 온 대지에 울려퍼져도 누구 하나  울지는 않는다

상심의 골방안에서 무기력함은 온몸을 옥죄는 올가미가 되어

하루,하루의 고통을 배가시켜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메두사의 머리와 문어의 촉수를 낼름거리며 심장이 두개달린 괴물들이

 

오늘도 숨을 쉰다...영원의 길을 걸으며

 

 

증오의 눈빛은 피의 강으로 넘쳐나고 

갓 눈을 뜬 자아는 불신과 단절의 장벽에 갇히어

동족조차 회 쳐먹고 제 살조차 발라먹는 악마의 네트워크

새하얀 스웨터에 얼룩이 지고 구정물이 튀어 나들이를 망쳤다 칭얼대는 소녀의 눈물이

배신의 참담함으로 우유빛 살을 가른다

한구석에서는 생명 연장의 부푼 꿈을 통장 계좌에 이체하며 천수의 배부름에 소화제를 먹을때

한구석에서는  잿빛 절망의 연가,

진흙속에 파묻히어 꽃봉우리조차 피어나지 못한 한탄의 칼춤만이 허공을 가른다

우리에게 희망을 줄것이라 믿었던 영웅은 변절하여 모리배보다 못한 협잡꾼으로

짐승의 나라를 출산하고 천국의 나라를 낙태하니 손아귀에 잡히는것은 물거품뿐...

어머니가 어머니를 낳고 아버지가 아버지를 놓을때

이미 종말의 시초는 시작되어 모든것이 처음 그대로는 아니었던것을 알고 있지 않았던가

 

 

 

 

 

 

 

 

 

 

 

 

 

끝내 우리는

시작이 아닌 끝의 나락에서 자기 혐오를 위한 피맺힌 절규의 한숨만으로 한 생을 보내고 말지니,

천지에 울리는 괴성의 울부짖음은 짐승의 나라에 나부끼는 넋두리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