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블롬과 에바 그린 주연 블록버스터 영화 킹덤 오브 헤븐/
영화로 읽는 십자군 전쟁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리들리 스콧 감독 연출과 올랜도 블롬·에바 그린 주연의 블록버스터 영화이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역사극입니다. 1,184년 예루살렘의 3번째 십자군 원정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이슬람과 기독교도 모두에게 종교적 성지였던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십자군 전쟁 3차 전쟁 이후 기독교 통치자 볼드윈 4세와 이슬람 지도자 살라딘이 휴전협정을 맺은 뒤 기독교도에 의해 통치되고 있던 때가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의 주요 배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휴전협정 자체가 모래 위의 성처럼 언제 무너질지 모를 만큼 불안한 요소가 가득했는데 가톨릭 내부 분파에서는 전쟁을 통한 승리를 원하는 이들은 이교도인 이슬람과 협력과 동맹을 맺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전쟁을 주장하고 있었으며 이는 이슬람도 마찬가지여서 성지를 다른 종교에 넘겨준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이 팽배하게 맞서고 있던 때였습니다. 그러한 격동의 시대에 발리안(올랜도 블롬 분)의 모험과 성장을 통해 종교가 가지고 있는 모순과 병폐를 꼬집고 있으며 종교라는 대의명분을 통해 거룩하고 숭고한 전쟁으로 포장한 십자군 전쟁이 결국에는 추악하고 탐욕스러운 인간의 본성 자체를 그려내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을 연출한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 필모그래피는 영화 결투자들(1977),애플 맥:1984(1984),1492 콜럼버스(1992), 블랙 호크 다운(2001), 카운슬러(2013), 마크 펠트:더 맨 후 브로우트 다운 더 화이트 하우스(2017)등을 연출했으며 주연배우로는 발리안 역에 올랜도 블롬, 시빌라 공주 역에 에바 그린, 고프리 역에 리암 니슨, 티베리아스 역에 제레미 아이언스, 요코 아홀라,팀 바로우,크리스찬 보빙,에드워드 노튼,마이클 쉰 등이 출연합니다.영화 킹덤 오브 헤븐 시놉시스는 아이를 사산하고 자살한 아내를 잃은 슬픔 속에서 발리안이 수도원에 감금되어 있던 중 한무리의 십자군이 마을을 방문합니다. 그 덕에 대장장이인 발리안은 풀려나 기사들의 장구류를 손봐주게 되는데 그 무리 안에 발리안의 어머니를 버리고 십자군에 참전한 고프리가 있었습니다. 고프리는 발리안에게 용서를 구하고 같이 가길 원하나 삶의 의미를 잃은 발리안은 동행을 거부합니다. 기사들이 떠난 밤 발리안의 형제이자 자살한 아내의 목을 잘라 묻은 수도사 동생이 찾아와 발리안에게 떠날 것을 종용하던 중 동생 수도사의 목에 걸려 있는, 아내에게 걸어준 십자가를 보고 분노한 발리안,동생 수도사는 자살은 죄악이고 발리안의 아내는 자살했기에 목을 자르고 묻었을 뿐이라 항변하지만 발리안은 그를 찌르고 화덕에 넣어 태워 버립니다. 발리안은 즉시 말을 타고 먼저 길을 떠난 고프리를 찾아가 죄를 지었기에 예루살렘에 가야 한다고 말하고 함께 함께 길을 떠납니다. 배를 타기 위해 가던 중 영주 고프리의 조카가 습격을 하고 그 싸움에서 이겼으나 고프리 역시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예루살렘으로 가는 항구에서 고프리는 왕을 지켜줄 것을 부탁하며 아들인 발리안을 기사로 임명하고 이벨린의 영주 자리를 물려주고 죽음을 맞이합니다.발리안은 배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가던 중 배가 풍랑을 맞아 뒤집어지고 홀로 해안에 도착한 발리안은 예루살렘으로 향하는데..
발리안의 모험담이자 십자군 전쟁의 역사적 진실을 그린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십자군 전쟁 속에 대장장이였던 발리안이 전쟁에 참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더 나아가서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반목을 비판하고 궁극적으로는 가치관이 다른 상대와도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해내기도 합니다.발리안은 아버지의 부하들과 만나 왕을 알현하고 이벨린에 가있던 중 예루살렘의 공주 시빌라와 사랑을 나누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기도 하지만 레날드의 무슬림 상단 공격에 살라딘이 나서게 되고 나병으로 점점 쇠약해져 가던 왕도 살라딘을 막기 위해 군을 이끕니다. 요새로 간 발리안은 시빌라를 요새로 들여보내고 남은 피난민이 대피할 시간을 벌기 위해 살라딘의 선봉으로 돌격, 장렬하게 싸우지만 중과부적으로 인해 산채로 포로가 되어 버립니다. 살라딘의 부대와 예루살렘 왕의 부대가 도착하고 예루살렘 왕은 살라딘에게 레날드를 처벌할 것이니 군을 물리라 요청, 살라딘이 군을 물리고 레날드는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무리한 출전으로 죽어가고 있던 왕은 발리안을 불러 시빌라와 결혼할 것을 부탁하지만 발리안은 기사들이 떠나는 것을 염려하여 거절하고 왕은 시빌라의 아들에게 왕위를 넘기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시빌라의 아들 역시 선왕과 같은 나병인 것을 알게 되고 아들 역시 오빠와 같이 고통받을 것을 슬퍼하여 결국 아들을 안락사 시키는 선택을 하고 마는 시빌라,한편 남은 병력이 전무한 상황에서 발리안은 살라딘의 대군을 대비해 자신의 장기인 수성전을 준비하며 살라딘의 대군을 맞이하게 되고 살라딘의 공세에 발리안의 성벽은 무너지는 악전고투에도 불구하고 밀려드는 대군을 막아냅니다. 이에 살라딘은 회담을 요청하고 이에 응한 발리안은 예루살렘의 주민들이 해안가로 이동하는 동안의 안전을 보장하고 예루살렘은 살라딘의 손에 넘겨주게 됩니다.
영화 속 발리안과 역사 속 발리앙(Balian d'Ibelin)의 차이점
영화 킹덤 오브 헤븐 속 발리안은 대장장이로 묘사되지만 실제 역사 속 발리앙(Balian d'Ibelin)은 태어날 때부터 라틴 왕국의 귀족이었으며 아버지 이름도 고프리가 아니라 바리산(Barisan)이었습니다.(원래 이름도 Barisan이었으나 훗날 Balian으로 불리게 되었다.) 출생 연도는 알 수 없지만 1,177년에 결혼하였다는 기록으로 볼 때 예루살렘 공방전이 벌어진 1,187년에는 30대 중반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발리앙의 부인은 예루살렘 왕 보두앙 4세의 선왕인 알마릭 1세의 미망인(후처였음)이었습니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그는 하틴 전투에 빠지고 예루살렘을 수비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하틴 전투에 참가했고 후방의 기사단을 지휘했으며 하틴에서 패한 후 발리앙은 레몽과 함께 티레로 퇴각합니다. 예루살렘이 포위되자 발리앙은 가족이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하루만 들어가게 해달라고 살라딘에게 호소하였고 살라딘은 이를 허락합니다. 예루살렘에 들어가자 백성들이 그에게 지휘를 맡아달라고 간청하자 발리앙은 살라딘에게 자신의 약속을 어기게 해달라고 한 번 더 호소하였고 살라딘은 이도 허락합니다. 그렇게 살라딘에 대항하여 이틀 동안 공방전을 지휘할 수 있었던 발리앙,영화속에서는 발리앙이 수많은 백성들에게 기사 작위를 내린 것처럼 나오지만, 실제로는 60명의 고귀한 자제들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으며 당시 예루살렘에는 1만 명의 무장 병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발리안은 프랑스로 돌아간 것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라틴왕국에 남았고 계속 십자군 전쟁에 참전합니다. 발리앙은 1,193년 사자왕 리차드와 살라딘의 강화조약이 체결되도록 노력하였으며 전쟁이 종결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합니다.
영화 킹던 오브 헤븐의 주인공은 발리안이지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살라딘입니다. 영화 속에서 살라딘은 발리안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데 영화에서만 본다면 크게 와닿지 않지만 살라딘은 아랍의 자존심을 지킨 위대한 전사이자 성전(지하드)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입니다.살라딘은 맘루크 출신으로 파티마 왕조의 재상이었다가, 1171년 권력을 장악하고 카이로 칼리프를 몰아낸 후 아이유브 왕조를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십자군을 몰아내기 위해 이슬람 제국의 통일전선을 이루며 이집트를 최강의 이슬람 국가로 만듭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십자군 전쟁은 이슬람국가인 셀주크 튀르크가 동로마제국을 공격하자 궁지에 몰린 동로마가 서유럽에 구원을 요청하면서 시작됩니다. 사실 예루살렘을 탈환하겠다는 구실이 있었지만 로마 교황이 세속과의 권력투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일으킨 전쟁입니다. 1차 십자군은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출전, 예루살렘 탈환에 성공하지만 살라딘에 의해 도로 빼앗기고 십자군은 예루살렘을 되찾기 위한 공방전을 계속하지만 결국 예루살렘을 탈환시키지는 못합니다. 또한 안티오크 공국 같은 십자군 왕국이 생기기도 하지만 결국 몽골에게 멸망하고 맙니다.
이슬람의 뛰어난 왕이자 전사 살라딘과 용호상박을 이루던 예루살렘의 왕 볼드윈 4세(에드워드 노튼 분)역시 역사에 실존했던 인물로 예루살렘 왕 아말리크의 아들 보두앵 4세는 아말리크의 사후 4일만에 왕위에 오릅니다. 왕위에 오른 보두앵 4세는 나병에 걸렸음에도 살라딘과 맞서 싸워 1,177년 11월 25일 몽지사르 계곡에서 기세 등등하게 공격해오는 살라딘의 부대에게 약 1,000명의 기사와 함께 기습을 감행했으며 기습은 완벽하게 성공하여 살라딘은 근위대의 노력으로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합니다. 나병에 걸린 병든 몸으로도 직접 전투에 나선 보두앵 4세의 용기는 기사들에게 큰 감명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그러나 살라딘은 와신상담하고 1,179년 6월 10일 마자윤에서 다시 보두앵 4세와 싸우게 됩니다. 전쟁 초반은 예루살렘 왕국에 우세하게 흘러갔으나 이 때 몽지사르에서 활약했던 성전 기사단장 오도가 무모하게 공격을 가하는데 살라딘의 계략에 빠진 오도는 사로잡히고 예루살렘 왕국은 대패하고 맙니다. 하지만 보두앵 4세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살라딘과 맞서 싸웠고, 다른 전선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살라딘은 물러나고 왕국을 수호하기도 합니다. 레날 드 샤티옹이 아랍 대상을 기습하여 사로잡자 그에게 포로를 반환할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후 보두앵 4세는 몸을 움직이지도 못할 만큼 건강이 나빠졌으며 1,183년 전쟁은 살라딘이 물러가 큰 문제없이 끝나기는 했으나 보두앵 4세의 몸은 급격하게 악화되어 1,185년 보두앵 4세는 숨을 거둡니다. 보두앵 4세는 일단 어린 나이에도 상당히 유능한 왕이었습니다. 물론 왕이기 이전에 보두앵 4세는 13살의 어린 나이에 나병에 걸린 소년일 뿐이었습니다. 나병에 걸린 보두앵 4세는 12세기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 평가받는 살라딘과 맞서싸우고 이기는 등 용기와 능력 모두를 보여줬지만 귀족들은 그를 방해했고 결국 예루살렘 왕국은 쇠퇴의 길을 걷고 맙니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고 하지만 보두앵 4세가 나병에 걸리지 않고 신체가 건강했다면 살라딘 이상의 매우 유능한 왕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보두앵 4세의 뒤를 이은 기 드 뤼지냥이 무모한 공격을 감행했다 하틴에서 살라딘에게 대패하고 왕국을 멸망으로 이끈 걸 보면 살라딘과 맞서 물러나지 않은 보두앵 4세의 유능함은 도리어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는 충분히 그려지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바 그린 Eva Gaelle Green(1980년생. 프랑스 출신 여배우), 사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인 배우 반열로 오른 올랜도 블롬을 비롯하여 리암 니슨 등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데 그중에 시빌라 공주 역을 맡은 에바 그린의 경우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사랑하는 자식을 안락사시키는 엄마 역할을 연기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여 줍니다. 에바 그린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영화 몽상가들(2003)의 이사벨을 통해 처음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007 카지노 로열(2006)의 베스퍼 린드 역, 황금 나침반(2007)의 세라피나 펙캘라 역,영화 움(2010)의 레베카 역,퍼펙트 센스(2011)의 수잔 역,버진 스노우(2014)의 이브 코너 역,실화(2017)의 L 역등에 출연, 연기를 펼칩니다. 사실 본 영화와 안 본 영화가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에바 그린이라는 이름의 존재감이 개인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영화 킹던 오브 헤븐의 시빌라 공주에서의 연기는 그나마 가장 인상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섹시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지닌 시빌라와 기 드 뤼지냥(가이 드 루시안)
영화 킹덤 오브 헤븐 속 시빌라는 영화에서는 발리안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지고지순함을 지닌 여인으로 그려지지만 실제 역사 속 시빌라는 요부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1,160년생이었고 1,176년에 야파와 아스칼론의 영주 윌리엄과 결혼하지만 이듬해 윌리엄은 사망하였고, 그녀는 아들 보두앙 5세를 낳았습니다. 이때 이벨린의 발리앙 가에서는 그녀가 자신의 가문과 재혼하기를 원했지만 시빌나는 프랑스에서 추방되어 온 기와 재혼하고 두 딸을 낳았습니다. 1,186년 보두앙 4세가 영화에서처럼 나병으로 죽은 후 왕위에 오른 사람은 기가 아니라 시빌라의 아들 보두앙 5세였는데 이때 보두앙 5세는 겨우 7살이었고 그를 왕위에 옹립한 사람은 바로 예루살렘의 수비대장 이벨린의 발리앙이었지만 보두앙 5세 역시 1,187년 사망하자 결국 기가 예루살렘의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시빌라는 영화에서처럼 발리앙과 함께 프랑스로 떠나지 않았으며 기가 살라딘으로부터 석방된 후 함께 티레로 들어갔으며 3차 십자군이 도착할 때까지 그곳에서 농성하였지만 1,190년 전염병으로 사망하고 맙니다. 기는 프랑스에 있는 영국령 아키텐(현재의 브르타뉴)에서 날리던 건달 귀족으로 당시 아키텐의 왕자 리처드(영국 사자왕 )는 기의 만행을 참지 못하고 그를 추방하였고 기는 예루살렘으로 이주한 후 시빌라를 만나 결혼합니다. 기는 전쟁에 능하지도 못했고 용기도 없었는데 시빌라와 결혼할 수 있었던 것은 잘생긴 얼굴 덕분이었으며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성전기사단을 지휘하는 것으로 그려졌지만 실제로 성전기사단을 지휘한 사람은 제라르 드 리드포르라는 악랄하고 무모한 기사였다고 합니다. 1,187년 보두앙 5세가 급사한 후 기는 예루살렘의 왕위에 올랐으나 무능하였던 탓에 발리앙과 레몽의 조언을 무시하고 하틴 전투를 일으켰고 대파당하여 포로로 잡혔지만 살라딘이 석방해주자 기는 티레로 피신하여 왕위를 유지합니다. 사자왕 리처드가 이끄는 3차 십자군이 상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빌라가 죽자, 그의 왕위는 위태로워졌으며 결국 왕위는 몽페르의 후작을 거쳐 앙리에게 건너가게 됩니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발리안이 아버지에게 짧은 배움 뒤에 거대한 전쟁 속에 내몰린 후 성장하는 이야기이며 그 속에 사랑과 배신, 실전을 방불케하는 공성전등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들이 가득하지만 예루살렘이라는 종교적 성지에 대한 철학적인 시선 역시 의미심장합니다.발리안은 예루살렘을 지키려 하지만 단순히 종교적 성지나 개인적인 명예욕이 아닌, 예루살렘에 살아가는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이슬람과 살라딘의 공격으로부터 필사적으로 지켜내고 협상을 통해 백성들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발리안은 살라딘에게 당신에게 예루살렘이 갖는 의미는 뭔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아마도 이 물음의 진정한 의미는 당신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저 허상뿐인 성지에 집착하는가? 당신은 왜 그것을 모르는가?라는 함축적인 의미들을 하나의 물음에 담아 던졌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살라딘은 "Nothing"라고 대답하고 자신의 진영에 다다라서는 다시 "Everything"라고 던집니다. 살라딘도 발리안만큼, 아니 발리안보다 한 단계 위의 깨달음에 도달해 있음을 이 단 두 마디로 보여주는데 발리안의 깨달음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살라딘 역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루살렘은 하나의 성에 불과하지만 이슬람을 이끄는 통치자로서 모든 이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점 역할로 이용할 수 있기에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것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만큼의 의미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살라딘은 단 두 마디 말로 표현해 냅니다.
Nothing and Everything
영화 킹덤 오브 헤븐 속 티베리아스=역사 속 티베리아스 성주 레몽 3세
영화 킹덤 오브 헤븐 속 제러미 아이언스가 연기한 티베리아스는 티베리아스의 성주 레몽 3세로 그는 티베리아스의 훌륭한 영주였으며 발리앙과 함께 한 기사 중의 기사였으며 살라딘의 친구였습니다. 영화에서처럼 진지하고 신중한 성격이었던 그는 불행히도 3차 십자군 전쟁의 단초를 제공하고 말았는데 영화에서처럼 케라크의 성주 샤티용의 레지날드가 살라딘의 누이가 포함된 캐러번을 습격하자살라딘은 케라크를 친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군대가 티베리아스를 통과하게 해달라고 레몽에게 요청합니다. 이에 레몽은 살라딘의 군대가 해 뜨고 나서 들어와 해 지기 전에 나가면 괜찮다는 타협안을 내놓습니다. 실제로 살라딘의 군대 7천 명이 티베리아스에 들어와 돌아다니자 성전기사단과 구호 기사단 240명이 연합하여 이를 공격하였고 기사단은 전멸당하고 맙니다. 살라딘은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 티베리아스를 함락시킵니다. 예루살렘에 와 있던 레몽은 자신의 영지가 함락되었음에도 전면전은 안 된다고 하지만, 겁쟁이로 불리는 데 진력이 나 있던 기 왕은 샤티용과 제라르의 말을 듣고 2만 명의 군대로 진군하지만 엄청난 기 왕의 병력은 물이 없어서 하틴에서 전멸당하고, 레몽은 패잔병을 이끌고 티레로 퇴각합니다. 영화에서 그는 키프로스로 떠나는 것처럼 나오지만, 실제로는 바로 그 해 1,187년에 티레에서 사망합니다.
살라딘과 발리안(발리앙)의 예루살렘 공방전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처럼 살라딘은 예루살렘에 오자마자 바로 공성전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는데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6일 동안 정찰한 다음 7일째 되던 날 공격을 감행했으며 투석기 등이 공성전 장비가 대거 동원되었고, 9일째 되던 날 한쪽 벽이 허물어졌는데 이 벽은 1차 십자군 전쟁 당시 부용의 고드푸르와가 허물었던 바로 그 벽이었으며 발리앙은 협상을 시도하였고, 살라딘은 처음에는 협상에 응하지 않으려다 결국 협상에 응하였으며 살라딘은 비기독교인(유대인 포함)은 모두 석방하였지만, 기독교인은 돈을 내야 석방한다는 안을 제시합니다.돈이 있는 기독교인은 모두 석방되었고, 빈민들은 발리앙이 사재를 털고 예루살렘 대주교가 구호 성금 3만 디나르를 내서 대부분 석방됩니다.살라딘의 동생 역시 이 대열에 참가하여 자신의 전공에 대한 대가로 1천명을 노예로 요구한 후 그들을 모두 석방하지만 8천명의 기독교인은 몸값을 지불하지 못하여 석방되지 못합니다.이에 발리앙이 8천명과 자신을 바꾸자고 제안했지만 살라딘은 거기까지 응하지 않았으며 결국 8천명의 기독교들은 노예로 팔려갔는데 당시 대주교가 무려 20만 디나르를 빼돌린 사건이 알려지게 됩니다.노예로 팔려나간 8천명을 석방하고도 남을 돈을 대주교가 빼돌리면서 살라딘은 자신의 신도들을 버렸다는 사실에 분노했다고 합니다.영화 킹덤 오브 헤븐 자체가 명작의 반열에 올려도 부족함이 없는데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특히나 삭제되지 않은 감독판을 추천하는데 영화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은 극장판에서 삭제된 50여 분의 분량이 추가되었기 때문입니다. TV 드라마 한 편의 분량만큼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감독판은 극장판과는 전혀 다른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네이버 영화에서 킹덤 오브 헤븐의 혹평 역시 이해할만한 것이 만약 극장판을 보았다면 혹평이 어쩌면 당연하다 할 수 있는데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200분의 반지의 제왕과 맞먹는 분량을 가진 영화였지만 50여 분이 가위질 당하면서 서사 구조가 완벽하게 나뉘고 다른 할리우드식 전쟁물과 달리 뚜렷한 주제를 담고 있으며 할리우드식의 거대한 스케일, 철학적인 결말로 많은 기대와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지만 흥행 참패의 결과를 얻고 맙니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무려 1억 3천만 달러라는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전 세계 총수익은 약 2억 1100만 달러(제작비 2배인 2억 6천만 달러를 벌어야 그나마 본전이라 함) 하지만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신이란 결국 믿는 자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를 구원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자신의 길을 떠나는 발리안과 시빌라 공주를 통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충분히 철학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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