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의 가면을 쓰고 캐스트 어웨이를 노래하다/
리들리 스콧 연출, 맷 데이먼 주연 화성 표류기 마션
맷 데이먼과 리들이 스콧이 만남은 리들리 스콧스러운 듯 전혀 다른 방향의 SF 영화 마션을 만들어 냅니다. 리들리 스콧 하면 자연스럽게 블레이드 러너와 에일리언 시리즈와 프로메테우스가 떠오를 만큼 SF에 일가를 이룬 감독이지만 영화 마션은 엄밀하게 따져본다면 SF 장르의 가면을 쓴 한 인간의 화성 표류기이자 생존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배경이 되는 광활한 우주공간과 적막하다 못해 고즈넉한 화성의 스산함만을 제거한다면 말입니다. 리들리 스콧의 연출스럽지 않은 것은 영화 마션 곳곳에 보이는 긍정적인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데 화성에 홀로 내버려지고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맷 데이먼을 통해 리들리 스콧은 에일리언 시리즈와는 다른 형태이지만 생존에 초점을 맞춥니다. 화성이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생존하여 살아가는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와 NASA 아레스 3탐사대는 화성을 탐사 중 모래폭풍을 만난 그의 사망은 믿어 의심치 않을 만큼 기정사실화기정 사실화합니다. 그러나 마크 와트니는 화성에서 혼자서 살아남고 지구에도 자신이 살아남았음을 알리지만 지구에서 그를 구출하는데 걸리는 시간 역시 마크 와트니의 생존을 장담하지 못하게 합니다.
영화 마션은 마크 와트니의 캐스트 어웨이와 흡사한 화성 생존기인데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캐스트 어웨이가 간직한 한 인간의 절대 고독과 외로움을 살짝 비켜 지나가고 주인공의 심리상태에 따라가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절박한 심리상태의 부재는 아쉬운 편이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들리 스콧은 영화 마션을 통해 마크 와트니의 캐스트어웨이식의 고독이나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의 절박함을 담기보다는 휴머니즘을 담으려 한 흔적이 곳곳에 엿보이는데 우주재난을 심도 있게 다루려고 했다면 마크 와트니의 긍정적인 부분을 걷어내고 치열하게 외로우며 고독한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를 따라가야 하지만 리들리 스콧은 우주 속 인간의 존재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드넓은 우주 속에서 보잘 것 없는 인간이라는 접근 자체가 인류에게 초라한 절망감만을 안겨주기에 그 속에 생존의 의지와 휴머니즘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담은 작품이라 여겨집니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우주를 동경하며 개척해나가는 우주비행사의 삶이나 지구에서 쳇바퀴 같은 사람이나 멀리서 보면 결국 똑같다는 메시지도 던져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식물학자라는 마크 와트니의 직업은 영화 마션에서 기가 막힌 설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절대 여기서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전문적인 지식을 이용하여(물론 과학적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 하여도) 생존에 필요한 방법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극단적인 상화에서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보다는 나아 보였는데 니들리 스콧 감독의 전작들과는 분명 변화된 연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차 식량 수송작전의 실패 이후에 낙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음에도 NASA와의 채팅 장면은 유일하게 마크 와트니가 버틸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는데 화성이라는 물리적으로 그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는 상황과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는 상황에서 이런 단순한 접근이 얼마나 기운을 줄지는 여러 구조 재난 현장에서 확인되고는 합니다.
SF 장르로 표현되지만 재난. 재해 영화이기도 한 영화 마션의 결말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물론 뻔한 결말을 예상 가능하지만 마션은 노 감독이 능숙한 연출로 관조적인 시선과 더불어 뻔하지 않게 잘 조리해 나갑니다. 교묘한 가면을 쓴 것처럼 넓게 마션의 장르를 SF 장르로 보는 이들도 있을 테고 저처럼 재난 영화에 가깝게 보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SF 영화란 과학적 내용과 공상적 줄거리를 테마로 하는 영화의 총칭이라고 정의되어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마션도 SF 장르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화성에 탐사 갔다가 마크 와트니는 낙오되며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해 화성에서 살아남고 나사에서도 온갖 과학적 지식과 기술을 총동원해 마크 와트니를 구출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 관점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화려한 SF라는 옷을 덧입힌 재난사고 영화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습니다. 노예 12년의 치웨텔 에지오포나 제프 다니엘스는 미드 뉴스룸의 이미지가 각인된 탓인지 NASA 국장이라기보다는 신문사 국장 같은 이미지를 지울 수 없었고 숀빈과 마이클 페나 역시 너무 기대치에 못 미치거나 얌전한 것도 좀 아쉽다면 아쉬운 대목이었지만 앤디 위어라는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다 보니 영화로는 표현하지 못한 소설의 힘을 느껴보고 싶어 지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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