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사토시 감독의 애니메이션 파프리카/
영화 인셉션보다 더욱 강렬한 꿈의 해석
애니메이션 퍼펙트 블루(1997),천년여우(2001)등을 연출한 곤 사토시의 2006년작 파프리카, 애니메이션 파프리카는 꿈과 꿈속의 또 다른 자아라는 독특한 소재로 인해 영화 인셉션과 비교 당하기도 하지만 애니메이션 파프리카는 철학적인 주제와 액션, 특수효과 등을 내세워 현실과 매트릭스 두 세계의 대치를 보여주는 앤디·래리 워쇼스키 남매 연출의 매트릭스와 소재 면에서 더욱 유사한 면이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파프리카는 2006년 제6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 사자 상 노미네이트, 2007년 도쿄 애니메이션 어워드 극장 영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천년여우 이후 줄곧 함께 파트너로 활동해온 음악 파트너 스스무 하라사와가 영화 파프리카의 사운드 트랙을 맡았습니다. 영화 파프리카는 전체적으로 일본 전통 창법에 테크노를 결합하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살려 냈으며 엔딩 테마곡 백호야의 아가씨는 스스무 히라사와가 직접 부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파프리카 출연 목소리 역들로는 파프리카/아츠코 치바 목소리 역에 하야시바라 메구미,고사쿠 토키타 목소리 역에 후루야 토오루,모리오 오사나이 목소리 역에 야마데라 코이치,토라 타로 시마 목소리 역에 호리 카츠 노츠케,세이 지로 이누이 목소리 역에 에모리 토오루,토시미 코가와 형사 목소리 역에 오오츠카 아키오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파프리카 시놉시스는 29살 정신과 치료 의사 치바 아츠코에게는 또 하나의 자아가 있는데 바로 18살 대담무쌍한 꿈 탐정 파프리카입니다. 파프리카는 사람들의 꿈속에 들어가 그들의 무의식에 동조하며 환자의 불안과 신경증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합니다. 어느 날 치바의 연구소에서 개발 중이던 혁명적인 정신 치료 장치 DC-MINI의 프로토타입이 도난당하고 조수마저 실종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장치를 찾아 나선 치바는 무서운 음모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아내게 됩니다.
우리들에게 꿈이라는 것은 의식적인 육체활동과는 정반대의 무의식의 세계이자 휴식을 취하는 시간 속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꿈은 활동하는 당시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인간은 24시간만 잠을 자지 않고 활동하여도 밤이라는 휴식과 꿈의 활동을 갈망하게 됩니다. 우리의 육체는 결국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으며 그 수면 중의 활동이 꿈으로 발현됩니다. 꿈을 영화화할 때 현실과 꿈은 분리되는 것인가? 아니면 하나 된 통합된 세계인가?라는 질문은 계속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데 미야자키 하야오는 "꿈과 현실이 하나 되는 세계"를 영화 속에서 아름답게 표현하지만 곤 사토시의 경우 현실에서 방출된 꿈은 그 무엇보다 위험하고 혼잡하다 표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인간의 꿈이란 것은 완전한 세계의 정립이 될 순 없다는 것인데 한 사람의 필생의 꿈이 또 다른 이들에게는 악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가가 자신의 사업을 과도하게 확장하려는 꿈이 성립될 때에는 그에 파생하는 여러 해악들 역시 필연적이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의 꿈은 사실 불협화음을 필연적으로 안고 가기도 하는데 서로 다른 개인의 꿈들은 서로를 침해하고 파괴하는데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순진하지만 행복한 결말을 동화처럼 그리면서 그에 파생되는 현실적인 결말을 상상하게 되는데 곤 사토시의 파프리카는 미야자키가 그려내는 순수한 어리석음을 현실적을 커버하기도 합니다. 공각기동대의 고스트 해킹 역시 파프리카와 비슷한 시각을 보여주는데 인간 내면에 대한 인위적인 조작이 그것인데 영화 파프리카는 꿈을 간섭하는 기계 DC 미니와 재난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꿈이 무차별적이고 제어할 수 없기에 인간이 느끼는 상실감이나 허무에 대한 논의가 없어 살짝 아쉽기도 했습니다.
옛날 장주란 사람이 꿈에 나비가 되었다. 활기차게 날아다니는 나비였다.
혼자 유쾌해 뜻에 맞았다.(자신이) 장주인지는 알지 못했다.
갑자기 깨니, 막 깨어난 모습의 장주였다.(장주는) 알지 못했다.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인지.
장주와 나비 사이에는 반드시 차이가 있으리라.(그러므로) 이를 물화라 한다.
/장자 제물론에 나오는 호접지몽(나비의 꿈) 우화에서
우리들이 영화 매트릭스나 인셉션 또는 파프리카에서 만나는 현실과 꿈의 모호한 경계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장자 제물론 호접몽에 나와 있는 이야기로 역사가 오래된 스토리입니다. 호접몽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지만 마지막 문장인 물화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기존 해석은 물아일체의 경지, 또는 사물이 변화한다는 진리와 같은 긍정적인 해석이었다면 최근에는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상태, 즉 내가 나비인지 사람인지를 분간하지 못하는 우매한 상태로 보고 물질에 의해 변하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호접몽에서 말하는 물화는 어떠한 의미일까? 물화는 인간이 오감을 통해 감각할 수 있는 외적, 물질적 특성으로 장자는 물을 내재적, 본질적인 것과 대비되는 외형적, 피상적, 물질적인 것의 의미로 사용했으며 우리의 인식이 본질에 이르지 못하고 감각적, 피상적, 물질적 외형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변하는 것을 물화라고 표현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파프리카는 어떠한 의미로든 매트릭스나 인셉션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네러티브를 가진 영화이기도 합니다. 꿈에 대한 해석에서 꿈들은 너무나 화려하고 짜임새 있게 연출되어 시각적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영상 쪽이 발달해 있다고 해도 애니메이션만의 영역에서 빼어난 연출이 가능했다 여겨집니다. 또한 코카와 경감의 트라우마로 겪는 꿈을 향한 해석은 정신분열증 환자의 잠재적 사고가 다양하게 혼합되어 있는데 파프리카는 다양한 기법을 동원하여 꿈속에 억압된 진짜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파프리카는 현실과 꿈을 주제로 한 이야기이기에 다양한 접근과 해석이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하나 인형을 줄줄이 세우고 개구리가 연주하는 북과 피리 소리에 맞춰 안타는 쓰레기를 내뿜는 장면 등 총천연색 청춘그리피티로 수놓는 행진 장면 등 풍부한 상상력과 꿈의 세계를 곤 사토시 감독만의 스타일로 보여주는 근사한 애니메이션 영화 파프리카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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