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선 【5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
루머와 팩트 사이의 모호함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선 중 54위에 선정된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는 러닝타임 2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시간을 자랑하지만 스토리 전개는 하룻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에 걸쳐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조그만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체포된 죄수를 동행한 수사관 일행이 암매장한 시신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영화 작은 마을(1998),우작(2004),5월의 구름(2005),기후(2006),쓰리 몽키스(2008),윈터 슬립(2015),야생 배나무(2018) 등을 연출한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일마즈 에르도간,타네르 비르셀,아멧 뭄타즈 테이란,무함멧 우주너 등이 출연합니다.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아나톨리아 시놉시스는 작은 마을에서의 생활은 마치 대초원 한가운데를 여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매번 언덕을 지나칠 때마다 그 언덕 뒤에서 뭔가 색다른 것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언제나 비슷한 단조로운 길들이 때론 가늘어지고 때론 사라지는 듯하며 끝없이 눈앞에 펼쳐질 뿐이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아나톨리아는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시작하지만 살인사건은 이야기의 서막에 불과한데 살인 사건 하나에 엮인 다양한 군상들이 서로 말을 섞으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 범죄를 저지른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는 케난과 범죄자에게 그 어떤 동정이나 친절함은 일도 없이 남의 욕을 퍼붓는 회의론자 경찰서장, 착하지만 쓸데없이 말 많은 군인들과 남 이야기라며 떠들지만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숨기는 가식적인 검사, 의심이 많은 의사 등 시간적인 순서에 따라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듭니다.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은 2시간 30분이라는 기나긴 러닝타임 속에서 단순한 스토리 구조가 지닌 평면적인 무대에서 펼쳐지는 잡다한 군상들의 이야기가 오묘하게 얽히고설켜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선 중 54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 속에 진실은 없으며 모두 루머에 의한, 루머를 위한, 루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극 중 인물들이 떠들어대는 모든 이야기들은 모두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얘기이자 뜬소문이며 루머이며 자신의 경험이나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실을 추측하고 결국에는 그 사실이 진실이 되어가는 과정을 블랙코미디로 우리에게 주지 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은 현재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떠도는 루머나 거짓들이 쌓이고 쌓여 그럴듯한 진실이 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는 영화 자체에 대한 몰입보다는 아무 의미 없이 내뱉는 말 한마디에 조금 더 집중하게 만드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생매장을 당한 사체의 부검을 진행하던 부검의가 부검 보고서에 사실을 기재하지 않고 누락시키는 시점에서 드러나기도 하는데 서로에 대한 불편함과 오해와 진실 사이의 모호, 무기력함, 정의가 사라져 버린 공동체 의식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였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선 중 54위에 랭크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는 2011년 당시 제5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감독상, 촬영상),13회 씨네마닐라 국제영화제(감독상 (국제 경쟁)). 64회 칸영화제(심사위원 대상)등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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