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된 한중일 삼국의 각자 다른 3개의 시선과 해석/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일본 영화 용의자 X의 헌신
용의자 X의 헌신.容疑者X の獻身, 2008
일본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은 2008년 개봉한 이후 한국과 중국에서 리메이크되며 닮은 듯 다른, 각국의 시선과 해석을 보여주고 있는데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이자 2006년 나오키사 수상작이기도 한 동명의 소설 용의자 X의 헌신을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영화 링-라센(1999),드라마 하얀 거탑(2003),도쿄타워(2007),갈릴레오 시즌1,아말피 여신의 보수(2009),한 여름밤의 방정식(2013),메꽃(2017)등의 메가폰을 잡았으며 주연배우들로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 역에 후쿠야마 마사하루,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테츠야 역에 츠츠미 신이치,하나오카 야스오 역에 마츠유키 야스오,하나오카 미사토 역에 카나자와 미호,우츠미 카오루 형사 역에 시바사키 코우 등이 출연합니다. 용의자 X의 헌신 시놉시스는 어느 날 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사망자가 토가시 신지임이 판명되면서 행적을 조사하던 우츠미 형사는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전처 야스코를 지목합니다. 하지만 완벽한 알리바이로 인해 수사의 한계에 부딪힌 우츠미는 천재 탐정 갈릴레오라고 불리는 물리학자 유카와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고 사건의 전말을 수사하던 유카와는 용의자의 옆집 남자이자 대학시절 유일하게 수학 천재로 인정했던 동창 이시가미가 야스코의 뒤에서 알리바이를 조작하고 있음을 직감합니다. 천재 물리학자와 천재 수학자의 풀 수 없는 문제와 그 문제를 푸는 것, 그리고 천재 수학자가 치밀하게 짜 놓은 완벽한 알리바이의 진실과 한 여자를 향한 헌신의 정체들..
사실 일본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은 한중일 삼국 중 리메이크되기 전 원작 소설을 가장 영화적으로도 잘 표현한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천재들 간의 두뇌게임이 영화 전반에 펼쳐지지만 제목 그대로 용의자 X의 사랑에 대한 헌신 역시 잘 드러나 있으며 일본 드라마 탐정 갈릴레오 세계관의 첫 번째 극장판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갈릴레오에 출연한 배우들이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 그대로 출연하며 세계관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는 물리학자의 천재성을 보여주기 위해 가우스 가속기 코일 건을 실험하는 영상 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용의자 X의 헌신×용의자X×용의자 X적 헌신_한중일 삼국 주요 인물들
일본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은 2012년 한국에서 용의자 X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는데 영화 오로라 공주(2005),집으로 가는 길(2013),메소드(2017)등을 연출한 방은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류승범,이요원,조진웅,김보라,임성민 등이 출연합니다. 리메이크된 한국판 용의자 X는 일본 원작과는 다른 길을 택하는데 천재 물리학자와 천재 수학자의 대결이라는 플롯을 과감히 버리고 일본 영화의 탐정 갈릴레오라는 캐릭터를 버리고 그 배역에 직감으로 수사하는 형사 조진웅을 배치해 버립니다. 결과적으로는 호불호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데 천재 수학자 석고(류승범 분)가 화선(이요원 분)을 향한 헌신과 사랑이 극의 주요한 요소로 자리 잡습니다.
용의자 X.Perfect Number, 2012
이요원이 분한 화선이라는 배역 자체는 일본 원작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마츠유키 야스코가 분한 하나오카 야스코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중일 삼국의 여주인공 중 성격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기도 하며 감정을 적절히 드러내거나 삼키는 부분에서는 여성 감독의 세심한 손길이 개입되며 일본이나 중국의 여주인공들보다는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고 여겨집니다. 방은진 감독은 천재와 천재의 대결이라는 콘셉트를 걷어낸 대신 남성과 여성이라는 감정에 좀 더 치중하면서 원작 영화와는 다른 결말을 도출해내면서 천재 수학자의 노력을 살려내기도 합니다.마츠유키 야스코가 분한 하나오코 야스코는 조금은 답답하고 수동적인 여성의 면을 일본 영화 속에서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면은 고스란히 중국에서 리메이크된 용의자 X 적 헌신에서도 답습됩니다. 하지만 한국 리메이크 영화 용의자 X에서의 이요원이 분한 화선은 기본적인 불행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믿고 의지했던 석고(류승룡 분)에 대한 배신감으로 석고를 다그치는 장면은 분명 살인을 저질렀지만 무작정 여성이기에 숨죽이는 존재가 아닌, 강력하게 자신을 내비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일본과 중국 여주인공은 수동적이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절제하는데 주력한다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남성 위주의 여성관이 투영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용의자 X 적 헌신.嫌疑人X的献身, The Devotion of Suspect X.2017
한중일 삼국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리메이크된 중국 영화 용의자 X적 헌신,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 1,2(1997,1998),절대쌍교(2000),댜오만 공주(2006),바람의 소리(2009),조조-황제의 반란(2012),베스트 서스펙트(2014) 등에서 주. 조연을 연기하고 영화 좌이(2015),뷰티풀2016(2016)등의 연출을 맡았던 소유붕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주연배우들로는 천재 물리학자 탕촨 역에 왕카이,천재 수학자 스홍 역에 장로일,천칭 역에 임심여,푸지엔 역에 조양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는 대체적으로 원작 일본 영화의 스토리를 고스란히 옮겼으며 중국적인 풍경과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나 있어 원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중국판 리메이크작도 크게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미 원작이 빼어난 성과를 거두었기에 리메이크 작품들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본전이라는 의식이 강한데 한국판을 제외하면 중국판과 일본판은 중국과 일본이라는 설정만 빼놓고 보면 중국판은 원작에 확실히 가깝다 할 수 있는데 천재 물리학자와 천재 수학자의 대결 양상도 같으며 임심여가 연기한 천칭 역시 일본판의 하나오카 야스오와 싱크로율이 흡사합니다. 모든 설정이 일본판과 똑같기에 리메이크작의 창조적인 작업이 좀 아쉽기도 하지만 원작을 사랑했던 분들에게는 색다른 볼거리를 만나 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리메이크작은 원작이 가진 힘을 극복하기에는 늘 불리하지만 아직까지 용의자 X의 헌신을 보지 못했다면 천재와 천재의 대결에 중점을 둔 일본판과 중국판을 추천할 것이며 멜로와 감성에 중점을 둔 한국판의 경우 연기파들이 천재와 천재의 대결을 상쇄시킬 만큼 헌신에 대한 비장미를 가득 채우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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