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을 굴복시키는 신의 권능을 가진 잔혹한 권력의 복수
콜린 파렐,니콜 키드먼 주연 스릴러 영화 킬링 디어
하나의 강력한 권력이 어떤 룰을 정하고 지키라고 강요한다면 그것이 비록 불합리하다고 할지라도 권력에 지배 당하는 계층은 그 권력의 힘에 굴복, 부조리한 룰이라 할지라도 지켜나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영화 킬링 디어는 주술과 러시안룰렛, 희생양과 인과응보 등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강력한 권력이 만들어놓은 부조리함이 우리 인간을 얼마나 변화시키는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여겨집니다.키네타,송곳니,알프스,더 랍스터,더 페이버릿등을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작품으로 스티븐 머피 역에 콜린 파렐, 애나 머피 역에 니콜 키드먼, 마틴 역에 배리 케오간,킴 머피 역에 래피 캐시디,밥 머피 역에 서니 설직,마틴 엄마 역에 알리시아 실버스톤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킬링 디어 시놉시스는 성공한 외과 의사 스티븐(콜린 파렐 분)과 그에게 다가온 소년 마틴(배리 케오간 분), 자신이 수술하다 사망한 남자의 아들이기도 한 마틴에게 연민을 느끼던 스티븐은 마틴에게 시계 선물도 해주며 친숙한 거리를 유지하는데 마틴과 친밀해질수록 집착하는듯한 마틴의 태도에 점점 거리를 멀리하던 스티븐은 마틴에게서 기묘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지만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하지만 점점 스티븐과 그의 가정의 이상적인 삶은 완벽하게 무너져갑니다.
영화 킬링 디어 속에서는 성경 속 은유들이 다수 포함되어있다 여기지만 오늘 리뷰에서는 결국 희생양이 되는 어린 아들과 원죄의 아버지를 보며 그리스 신화의 이피게네이아의 희생 역시 생각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서 이피게네이아의 희생이란, 트로이 전쟁 때 그리스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트로이 전쟁이 발발하자 아가멤논이 아울리스 항에서 총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트로이로 출병하려고 했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함선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아가멤논이 예언가 칼카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그것은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 때문으로 아가멤논이 예전에 항구 근처 산에서 무료함을 달래려 사냥을 하다가 사슴 한 마리를 잡은 적이 있는데 그게 바로 아르테미스 여신이 아끼는 사슴이었던 것입니다. 아가멤논은 칼카스로부터 여신의 분노를 풀 방도를 전해 듣는데 그것은 바로 아가멤논의 큰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라고 요구합니다. 고민하던 아가멤논은 오디세우스의 묘안에 따라 당대 그리스 최고의 영웅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킨다고 전령을 아내 클리타임 네스트에게 보내고 크게 기뻐한 클리타임 네스트와 이피게네이아는 곧바로 달려가지만 곧 속임수임을 알게 됩니다. 아버지 아가멤논의 무릎을 부여잡으며 죽고 싶지 않다고 몸부림치는 이피게네이아의 손목을 잡고 끌고 아르테미스 신전의 사제에게 끌고 갔으며 사제가 여신에게 기도를 드린 다음 그녀의 목에 칼을 대려는 순간 갑자기 주위에 짙은 안개가 깔리고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었는데 이윽고 안개가 걷혀 살펴보니 이피게네이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녀가 있던 자리에는 암사슴 한 마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희생 의식을 시작한 이상 어쨌든 제물은 바쳐야 했기에 남겨진 암사슴을 잡아 여신에게 제물로 바치니 거짓말처럼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아가멤논은 트로이로 출병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영화 킬링 디어에는 하나의 원죄와 그를 둘러싼 희생양이라는 기묘한 전개로 이야기가 풀어져 나갑니다. 물론 원죄라고 하는 스티븐이 외과수술 중 죽게 만들었다는 마틴의 아버지의 죽음의 원인 역시 외과의의 실수인지 마취의의 실수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둘의 실수였을지도 모르지만 마틴은 외과의인 스티븐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티븐의 원죄는 고스란히 가족들에게로 옮겨갑니다. 마틴은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다 자신을 멀리하는 스티븐에게 저주를 퍼붓듯이 "이제 가족 중 당신만 빼고 한 명에게 전신 마비가 오고 밥을 못 먹게 될 것이며 이후 얼굴에서 피가 흐를 것입니다. 얼굴에게 피가 흐르면 곧 죽을 것인데 당신 가족 모두가 이런 현상으로 모두 죽게 되지만 당신이 단 한 명만 선택하면 나머지 가족은 살수 있을 겁니다"그렇게 스티븐의 막내아들에게 전신마비 증상이 오더니 딸에게도 같은 증상이 오면서 멘붕에 빠지는 스티븐은 그러나 그 현상을 과학(의학)으로 규명하려 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결국에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까지 동원하기에 이릅니다.
영화 킬링 디어에는 성경의 여러 은유와 희생양 등의 표현들도 보이지만 가장 두드러진 것은 결국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단순한 논리입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죽었다면 똑같이 그 어떤 보상 없이 당신의 가족 중 한 명이 죽어야 한다는 논리를 보여주는 마틴은 스티븐의 팔을 물어뜯고 자신의 팔 역시 물어뜯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말합니다. 속칭 희생양을 통해 모두가 살수 있기에 단 한 명을 골라 나머지를 살리라는 선택을 강요 당하는 스티븐, 스티븐의 원죄 때문에 자신과 가족들이 고통 당해야 하냐며 울부짖지만 결국 남편의 선택에 자신은 아직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동조하는 아내와 거룩한 목자 운운하며 자신이 희생할 것이라 말하는 누나 킴 머피는 그러나 동생 밥에게 네가 죽으면 엠피3를 달라고 하고 감금 당한 머피에게 찾아가 자기를 데려가 달라며 애걸하는 모습 등을 보이는 등 단 한 명의 선택에 가족 전체가 죽음 앞에서 한없이 비굴해지고 망가져가는 본성을 보여줍니다. 결국 그런 가족들의 붕괴되는 모습을 보던 아버지이자 외과의 스티븐의 선택은 러시아 룰렛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신으로 비유하며 자신이 순교자처럼 죽어도 좋다는 큰 딸도, 정숙하고 교양 있지만 자신이 살기 위해 아이들을 포기하면 자신이 더 건강한 아이들을 낳아주겠다는 아내도, 아버지 같은 외과의가 되고 싶다며 살고 싶어 한 막내아들 그 누구도 선택하지 못한 스티븐은 가족을 결박하고 얼굴을 가린 뒤 자신도 두 눈을 가린 상태에서 빙글빙글 돈후 총을 발사하지만 총알은 엉뚱한데 발사되고 맙니다.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결국 막내아들이 러시안룰렛의 희생양이 되어서야 선택은 막을 내립니다. 가족이 평온하게 살지, 풍비박산 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부조리한 선택 앞에서 그 어떤 인간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선택을 강요 당한다면 스티븐과 그 가족들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는 늘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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