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86】파 프롬 헤븐
줄리안 무어,데니스 헤이스버트 주연의 시선의 폭력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6위를 차지한 파 프롬 헤븐은 더글라스 서크의 하늘이 허락한 모든 것의 오마주작으로 언급되는 작품으로 경제적으론 호황기였으나 사회 질서를 깨트리는 개인의 일탈은 금기시하던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영화 슈퍼스타: 더 카렌 카펜터 스토리(1988),포이즌(1991),세이프(1995),벨벳 골드마인(1999),아임 낫 데어(2008),캐롤(2016),다크 워터스(2020),벨벳 언더그라운드(2021) 등을 연출한 토드 헤인즈 감독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케이시 역에 줄리안 무어,프랭크 역에 데니스 퀘이드,레이몬드 디건 역에 데니스 헤이스버트 등이 출연합니다.영화 파 프롬 헤븐 시놉시스는 그녀에겐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고 언제나 굳건한 가정의 평화가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믿었다. 모든 조건이 완벽했기에. 그러나 삶은 개인에게 늘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주 작은 돌 하나로 잔잔한 호수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듯이 그녀의 철옹성 같던 행복은 아주 단순한 거짓 하나에 사정없이 무너지고 마는데..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6위를 차지한 파 프롬 헤븐 수상내역을 살펴보면,2002년 67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볼피컵 여우주연상, 특별공로상),2003년 제28회 LA 비평가 협회상(여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15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음악상),37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여우조연상),8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여우주연상),2004년 24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한 작품입니다.1957년 미국 코네티컷 하트포드에 사는 가정주부 케이시는 마을 잡지에 모범 여성으로 소개될 만큼 평판이 좋은 사람으로 건실한 사업가인 남편과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며 살아가는 그녀는 남부럽지 않은 평온한 삶을 살아가던 어느 날, 야근하는 남편을 위해 도시락을 챙겨 사무실로 향한 케이시는 생각지도 못한 광경을 접하게 됩니다. 남편의 동성애적 성향을 목격한 케이시는 혼란스러웠지만 그런 성적 취향은 질병이라 판단해 정신과 치료를 권유하고 남편 또한 가정과 사회적 위치를 지키기 위해 치료에 동의하지만 호전되지는 않습니다. 케이시는 자신의 고민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해 홀로 괴로워 합니다.이런 그녀를 말 없이 위로해 준 이는 정원사 레이몬드였습니다. 다정한 레이몬드의 태도는 케이시에게 힘이 됐고, 그렇게 두 사람은 정서적으로 가까워지지만 이웃들은 이 모습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케이시와 레이몬드의 친근함은 저열한 불륜으로 비칠 뿐이었습니다.악의적인 소문과 시선의 폭력은 레이몬드가 흑인이었기에 더욱 가속화되는데 이런 와중에 남편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더 이상 억누르지 못해 이혼해 줄 것을 요구하고, 레이몬드는 마을의 편견 어린 시선이 생계와 생명마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자 타 지역으로의 이사를 결정합니다. 그렇게 케이시는 두 사람의 선택을 모두 존중하며 홀로 서기를 시작합니다.
영화 파 프롬 헤븐에서 케이시는 흑인 레이몬드를 사랑하고 남편 프랭크는 남자를 좋아하지만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이 만연하던 시대에서 이들의 행동은 옳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고 자신들이 쌓아온 것들을 잃지 않기 위해 철저히 감정을 숨긴 채 살아갑니다.다만 영화 파 프롬 헤븐에서 이런 사회적 편견에 희생된 케이시는 사회에 저항하기보단 편승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꼬집기도 합니다. 케이시는 흑인 차별에 반대하고 흑인인권단체에 기부도 한다며 자랑스레 떠벌리지만 정작 자신의 집 정원에 낯선 흑인이 기웃거리자 기겁하는가 하면, 레이몬드와 얽힌 소문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기보단 변명하기 급급한 모습만 보여줍니다. 또 호텔 백인 전용 수영장에 흑인 꼬마가 들어가 크게 혼이 나는 걸 보곤 평소 그렇게 주장하던 인권정신은 온데간데없고 가만히 지켜만 보기만 합니다.프랭크와 레이몬드보단 케이시에 좀 더 집중하는 영화라 페미니즘 영화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6위에 선정된 파 프롬 헤븐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고전적인 멜로 형식을 빌려 당시 영화들은 말하지 못했던 동성애와 인종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작품입니다. 물론 개봉 당시인 2002년은 1950년대보다는 한층 나아간 시점으로 해당 이슈를 바라보고 있지만 시선의 폭력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 사회는 50년 동안 별반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음을 영화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선의 폭력이란 마을공동체가 규정한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자에게 가하는 암묵적인 차별과 냉소를 뜻합니다.영화 ‘파 프롬 헤븐’은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천국과 멀어진 삶을 살게 되는 케이시를 비추지만, 우리는 영화 제목인 천국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본성을 숨기고 차별이 만연한 세상을 천국이라 부른다면 케이시는 허울뿐인 천국에서 벗어나는 용기를 통해 비록 고통은 피할 수 없겠지만 진실한 삶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상으로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6위에 선정된 파 프롬 헤븐에 대한 짧은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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