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호랑이는 왜 모두 사라졌을까?/
최민식 주연 한국 영화 대호
영화 대호에서는 이제 한반도에서는 멸종한 한국의 호랑이를 충무로의 그래픽 효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015년에 개봉한 대호는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작품으로 주인공 최민식 이외에도 정석원,라미란,김홍파 등 여러 명의 배우들이 강추위의 지리산 계곡에서 열연한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 대호 속에서는 이제는 사라져버린 조선범 조선 호랑이 대호를 만나실 수 있는데 영화 대호 이전까지는 할리우드 영화의 화려하고 사실적인 컴퓨터 그래픽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호랑이의 모습을 충무로의 CG가 조선범을 상당히 사실적이면서도 역동성있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CG에 대한 우려는 어느정도 씻어낼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범 호랑이의 실감 나는 모습과 더불어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 호랑이를 말살하려던 일본군과 조선 명포수의 지리산 산군을 지키려는 노력 등 러닝타임 140여 분이 자칫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지리산 설원과 어우러지는 포수와 지리산 산군 호랑이의 투쟁의 모습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삶 자체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영화 대호 속 호랑이는 지리산 산군으로 절대 건드리면 안 될 존재로 매우 흉폭하고 사나운 존재로 그려지는데 실제로 지리산 호랑이라고도 불린 조선 호랑이의 품명은 시베리안 호랑이였으며 몸길이가 2.4m에서 3.9m, 몸무게는100kg~390kg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영화 속 외눈박이 산군 호랑이는 지리산 호랑이며 말 그대로 호랑이 중에서도 대호라고 불릴 만큼 커다란 몸과 용맹스러움을 지닌 호랑이이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오버스럽게 표현했다기보다는 산군이라 불릴 만큼 커다란 짐승이었다 할 수 있었습니다. 평균적으로 25년을 산 조선 호랑이는 영화 대호에서처럼 오소리, 살쾡이, 토끼 등을 잡아먹었으며 숲 속의 왕답게 적수가 없는 최강의 생물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대호에서 최민식은 조선 최고의 명포수였던 천만득을 연기했는데 천만득은 사랑하는 아내를 대호에게 잃고서 사냥총을 내려놓고 살아남은 아들과 단둘이 산골에서 약초 등을 캐며 근근이 삶을 연명해 나갑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라는 아두운 세상살이에 평범한 사람들 역시 먹고살기 위해선 일제의 수족 노릇을 해야 했던 고단했던 시대, 천만득은 독립운동을 하던 영웅도 아니었고 불굴의 투사도 아닌, 거대한 호랑이 산군만은 건드려선 안 된다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진리를 믿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아버지이자 남편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일본 총독부 등에서 조선인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해로운 동물을 토벌한다는 의미에서 조선범 사냥대 정호대를 조직하고 무분별한 사냥을 일삼지만 천만득은 갖은 핑계를 대며 그 일원 속에 들어가지 않으려 하지만 일본의 호랑이 사냥은 결국 조선땅에 호랑이 씨앗까지 말리고 맙니다.
조선왕조실록에 수많은 호랑이 피해사례가 보고되어 있는데 조선 태종 때는 전국적으로 호랑이 피해가 만연했는데 경상도에서만 석 달간 수백 명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으며 인조 때는 평안도 의주에서 호랑이 떼가 성벽을 타고 넘어와 마을을 활보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보통 호랑이는 외톨이 생활을 하는 동물로 알려졌는데 무리를 지어 활동한 이 일을 기이한 사건이라 적고 있기도 합니다. 숙종 때의 호랑이 사건은 더욱 가관인데 강원도에서만 호랑이에게 300여 명이 물려 죽었고 굶주린 호랑이가 한양 도성은 물론이고 궁궐까지 난입했으며 특히 북한산에 살던 호랑이가 경복궁 근정전 뜰에까지 출몰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조선 시대 때의 호랑이는 인간 입장에선 재앙에 가까웠던 맹수이기도 한데 조선시대나 상고시대를 통틀어도 호랑이는 인간들에게 호환이라 불릴 만큼 무서운 존재이자 극복해야 할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조선 호랑이는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 두드러지게 사라져 결국에는 멸종해 나갑니다.우리나라 조선 호랑이는 1921년 경주 대덕사에서 잡힌 호랑이를 전후로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으며 1996년 4월 대한민국에서 호랑이는 멸종되었다고 공식 발표가 됩니다. 영화 대호는 당시 일본이 해수 구제정책을 펼쳐 조선민에게 해로운 호랑이나 곰, 늑대, 표범 등을 무분별하게 남획한 이야기를 하는데 실제로 이때 당시 호랑이뿐 아니라 곰도 약 1,000여 마리, 늑대 1,400마리, 호랑이 100여 마리 등이 일본 해수 구제정책으로 포획당하고 표범의 경우는 개체 수가 멸종 단계에 이르며 더 이상 남한에서는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특히 일본의 군인들은 일본 자국에는 서식하지 않던 조선 호랑이에 대한 선망이 남달라서 대륙에만 존재하던 호랑이를 잡아 자신의 용맹함과 힘을 과시하고 무용담을 늘어놓으려던 일본인들과 군인들에 의해 도륙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한반도의 맹수이자 조선의 영물 호랑이는 1920년대에 이르러 완전히 멸종 당하고 조선 역시 호랑이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화 대호는 비록 한반도의 영물 대호의 멸종을 막지는 못하지만 인간과 맹수 사이의 숨 막히는 접전과 삶을 살아가는 생물로서의 각자 다른 시선을 보여주는 한국 영화로써는 매우 보기 힘들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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