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사형수에서 여왕이 된 처녀왕 이야기 엘리자베스_영화로 읽어보는 영국의 역사

/죽음을 앞둔 사형수에서 여왕이 된 처녀왕 이야기 엘리자베스/

영화로 읽어보는 영국의 역사

---

엘리자베스.Elizabeth, 1998

 

---

영국 영화 엘리자베스는 잉글랜드의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우리에게는 미드 튜더스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여기시면 이해하기 쉬운 영화이며 먼저 리뷰한 나탈리 포트만과 스칼렛 요한슨 주연 영화 천일의 스캔들 이후의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엘리자베스는 엘리자베스 이전의 메리 1세가 통치하던 1554년에서부터 시작하며 당시 공주의 신분에 불과하던 엘리자베스가 어떤 고난을 겪고 이겨나가는지를 연출해나간 작품입니다. 영화 마숨 (1983),밴디트 퀸 (1994),골든 에이지 (2007),뉴욕 아이러브유 (2009),베니스 70 : 미래 재장전 (2013) 등을 연출한 셰카르 카푸르 감독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엘리자베스 1세 역에 케이트 블란쳇, 프란시스 월싱엄 경 역에 제프리 러쉬,노포크 경 역에 크리스토퍼 에클리스톤,로버트 더들리 역에 조셉 파인즈,앙쥬 공 역에 뱅상 카셀,여왕 메리 투도르 역에 캐시 버크,캣 애슐리 역에 에밀리 모티머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엘리자베스 시놉시스는 1554년 잉글랜드, 구교 신봉자인 메리 1세가 다스리고 있는 영국은 경제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는데 죽음을 앞에 둔 메리 여왕은 신교도 박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신교도인 여왕의 여동생 엘리자베스(케이트 블란쳇 분)는 모함으로 인해 사형될 위기에 처하지만 다행히 그녀는 살아나고 메리는 임종을 맞습니다. 메리의 죽음으로 여왕 자리에 오른 엘리자베스에게 대신들은 사랑하던 로버트 더들리(조셉 파인즈 분)와 헤어질 것을 강요하고 국가를 위해서 여왕은 죽은 언니의 남편이었던 스페인의 필립 왕이나 프랑스 여왕의 조카 양주 중 한 사람을 선택해 결혼해야만 하는 운명에 놓인 상황에서 엘리자베스는 옛 애인인 더들리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큰 실망에 빠지고 엘리자베스는 모두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정치에만 몰두하는데...

케이트 블란쳇이 분한 엘리자베스

공주였지만 사형당한 어머니 앤 볼린의 자녀이기 때문에 언제나 목숨을 위협받았던 엘리자베스

블러드 메리라 불리던 메리 여왕은 헨리 8세와 그의 첫 아내 캐서린 사이에서 태어난 장녀로 아버지인 헨리 8세가 자기 어머니를 왕비에서 몰아내고 앤 볼린을 두 번째 왕비로 맞이한 후 공주의 지위를 박탈당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헨리 8세의 마지막 부인인 캐서린 파에 의해 간신히 공주의 지위를 회복했으며, 헨리 8세의 사후 왕 위를 물려받은 이복동생 에드워드 6세가 16살의 어린 나이로 사망하면서 여왕 자리에 오릅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메리는 왕 위에 오르자마자 로마 가톨릭을 옹호하고 신교를 배척하는 정책을 폈는데 이 시기 수많은 개신교 성직자와 신도들이 박해를 당했는데, 사형에 처해진 사람의 수가 무려 300명에 달했으며 엘리자베스 역시 사형 선고를 받는등 한 치 앞도 모르는 날들을 보내기도 합니다. 메리 여왕은 이 시기에 블러드 메리(피의 메리)라는 별칭을 얻기도 합니다.

엘리자베스.Elizabeth, 1998

메리 여왕의 사후 여왕으로 오르게 되는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Elizabeth, 1998

반역죄를 뒤집어쓴 신교도들이 모진 고문을 당한 후 군중 앞에서 화형에 처해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 엘리자베스는 블러드 메리의 잔혹함과 공주였던 엘리자베스의 시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데 노퍽 공을 비롯한 메리 여왕의 측근들은 여왕에게 신교도들이 반란을 일으켜 엘리자베스를 왕으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엘리자베스를 제거할 것을 건의하고 엘리자베스가 살아 있는 한 그녀를 왕으로 옹립하려는 반란 세력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그 우려는 1554년, 토머스 와이엇 경이 반란을 일으키자 엘리자베스는 그와 함께 반란을 도모한 혐의로 체포되어 런던 탑에 갇히지만 반역을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자 2개월 만에 풀려나기도 합니다. 메리 여왕이 통치하던 시기에 엘리자베스는 온갖 박해와 음모에 시달리지만 1558년, 메리 여왕이 암으로 사망하고 그 후임으로 엘리자베스가 여왕의 자리에 오르면서 운명의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여왕이 된 엘리자베스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로버트 더들리를 궁정으로 끌어들입니다. 영화에서는 로버트와 엘리자베스가 서로 육체적인 관계까지 맺는 애인 사이로 나오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둘 사이에 그런 관계가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엘리자베스가 로버트를 매우 신뢰하고 총애했음은 틀림없는 사실인데 로버트는 매우 야심만만 한 사람으로 노섬벌랜드 공작인 존 더들리의 차남으로 에드워드 6세가 죽은 후, 아버지, 형과 함께 제인 그레이를 왕 위에 앉히려는 공작을 펴다 실패해 반역죄로 런던탑에 갇힌 전력이 있으며 이때 그의 아버지와 형은 처형되었지만 요행히 그는 1554년에 석방되어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노퍽에서 조용히 지내며 엘리자베스와 친하게 지냈던 로버트는 1558년, 엘리자베스가 여왕이 되자 기마 관리관에 이어 추밀원 고문으로 임명됩니다.

---

엘리자베스.Elizabeth, 1998

엘리자베스.Elizabeth, 1998

엘리자베스에게 로버트는 여러 차례 청혼을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데 그러다가 여왕 몰래 비밀 결혼한 것을 들키면서 한동안 여왕과 소원한 관계가 됩니다. 궁정의 신하들은 왕국의 안정을 위해 여왕에게 결혼을 강력하게 권유하고 후보자로는 죽은 언니의 남편이었던 스페인의 필립 왕과 프랑스 왕비 마리 드 기즈의 조카 앙주 공이 거론됩니다. 이 무렵 마리 드 기즈는 스코틀랜드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잉글랜드와 전투를 벌이는데, 이 전투에서 엘리자베스의 군대는 참패당합니다. 그 후 엘리자베스는 마리 드 기즈의 조카 앙주 공과 결혼할 뻔하지만 앙주 공의 괴팍한 성적 취향을 보고 마음을 바꾸는데 마리 드 기즈는 조카의 청혼을 거절한 것에 대해 앙심을 품고 엘리자베스에게 독이 묻은 드레스를 선물로 보내지만 엘리자베스에게 보낸 드레스를 몰래 입어본 시녀가 대신 죽으면서 마리의 암살 계획이 밝혀지게 되고 엘리자베스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충신 월싱엄 경을 스코틀랜드로 보내 마리 드 기즈를 암살합니다. 그 후 엘리자베스는 노포크 공을 중심으로 반역을 도모하던 궁중 내 무리들을 모두 숙청하는데 이때 엘리자베스의 전 애인이었던 로버트 더들리도 이 역모에 가담, 반역자를 모두 처형한 엘리자베스는 로버트만은 살려둡니다. 엘리자베스가 로버트를 살려 둔 이유는 위험이 얼마나 자기 가까이에 있는지 매일 같이 상기하고자 함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음모와 배반의 소용돌이를 지나온 엘리자베스는 긴 머리를 모두 자르고, 자기는 영국과 혼약을 맺은 처녀왕임을 선포합니다.

처녀왕을 선포하며 영국과 결혼했다 외친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Elizabeth, 1998

영화 엘리자베스는 튜더 왕조의 마지막 군주인 엘리자베스 1세가 힘 하나 없던 공주의 신분에서 사형수가 되고 극적으로 여왕이 되어 잉글랜드가 대영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굳건한 토대를 마련하기까지 어떻게 굳건한 신념을 가지게 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엘리자베스 1세는 이후 통일령을 선포하여 국교회가 주도하는 종교 질서를 확립, 신교 국가의 본격적인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일련의 입법을 통해 산업화와 가격혁명에 따른 부정적 결과들을 조절하려는 대응책을 추진했고, 잉글랜드 사회정책의 초석이 되는 구빈법을 제정합니다. 엘리자베스 1세는 헨리 7세 때 처음 시도되었던 아메리카 식민지 개척도 재개하였는데 가톨릭의 수호자인 에스파냐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개신교를 구하고, 잉글랜드가 대양으로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엘리자베스 1세 치세 말기에는 특허를 주어 동인도 회사의 교역활동을 도우기도 합니다. 영화 엘리자베스는 대영제국의 영광의 초석을 쌓은 엘리자베스 1세가 어떻게 시련을 극복하고 처녀왕 선언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드라마틱 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엘리자베스 여왕을 연기한 케이트 블란쳇역시 일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