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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3부작(복수는 나의 것/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_그 처절하고 우아하며 매혹적인 폭력의 미학

by 마음heart 2020.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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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3부작(복수는 나의 것/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

그 처절하고 우아하며 매혹적인 폭력의 미학


복수는 나의 것.Sympathy For Mr. Vengeance, 2002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3부작은 복수는 나의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박찬욱 감독을 세계적인 감독의 대열에 올려놓은 올드보이와 대장금의 이영애를 복수의 화신으로 그린 친절한 금자씨로 마무리됩니다. 복수란 것은 일반적인 묻지 마 폭행이나 사이코패스의 살인 행각과는 달리 인과관계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 역시 원수를 갚는다는 것인데 복수는 원수를 갚는다는 단순함에서 끝나지 않는데 복수가 왜 시작되고 어떻게 진행되며 복수를 실행하는 사람의 카타르시스를 영화 너머 관객들에게까지 전이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적폐 청산이라는 것 역시 좁게 들어가 보면 복수인데 올바르지 못한 것들을 바로잡는 행위이며 올바르지 못하고 악행만을 일삼은 이들에게 반대급부의 사람들이 행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 비상식적인 것들을 위한 복수는 암묵적으로 묵인되고 용인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서 딸을 유괴당하고 결국 잃고만 동진(송강호 분)이 꿈꾸는 복수와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어버린 벙어리 류(신하균 분)가 꿈꾸는 복수는 그 시작은 다르지만 결말은 같습니다. 또한 친절한 금자씨에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금자(이영애 분)씨가 꿈꾸는 복수와 올드보이 속 오대수(최민식 분)는 이유도 모른 채 감금되어 꿈꾸는 복수는 또한 복수는 나의 것의 동진이나 류와는 또한 다른 색깔입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딸을 잃어버린 동진에게 감정이입이 되자니 류는 착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류에게 측은지심을 품기에는 동진이 겪었던 참혹함이 이해가 갔고 동진의 편을 들자니 류는 확실히 착한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없이 복수라는 것은 인간들의 기묘한 관계에서 오는 모호함이라는 것을 남길뿐이라는 것입니다.

복수는 나의 것.Sympathy For Mr. Vengeance, 2002 
복수는 나의 것.Sympathy For Mr. Vengeance, 2002 

한국 최초 정통 하드 보이드 무비를 표방한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은 선천성 청각 장애인 류(신하균 분)에게 누나(임지은 분)는 유일한 가족으로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누나는 병이 악화되어 신장을 이식하지 않으면 얼마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게 되고 누나와 혈액형이 달라 이식 수술이 좌절된 류는 장기 밀매단과 접촉해 자신의 신장과 전 재산 천만 원을 넘겨주고 누나를 위한 신장을 받기로 하지만 모든 것이 사기로 드러난 순간 병원으로부터 누나에게 적합한 신장을 찾아냈다는 전화가 걸려 오는데 수술비 천만 원이 필요하다는 말에 절망하는 류, 수술 기회를 놓치게 되어 괴로워하는 류를 보고 그의 연인 영미(배두나 분)는 필요한 돈 천만 원만 받고 돌려주는 착한 유괴를 제안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올드보이 혹은 친절한 금자씨를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3부작의 절정으로 손꼽을지 모르지만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이야말로 박찬욱의 복수 시리즈의 시작이자 절정이며 복수의 미학을 그리고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복수는 나의 것.Sympathy For Mr. Vengeance, 2002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은 복수를 위한, 복수에 의한, 복수의 이야기입니다. 착한 유괴를 통해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했던 영미와 류였지만 동진의 딸은 결국 차디찬 시체가 되어 동진의 품으로 돌아오고 복수를 위해 동진과 영미를 쫓던 동진은 동진이 고의적으로 동진의 딸을 죽이려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 대신 복서를 하고 맙니다. 결국 자신의 딸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개죽음을 한 딸을 위해서 동진 자신의 복수를 완성시킵니다. 하지만 동진 역시 마지막에 동진을 찾아온 이들에게 죽음을 당합니다. 영미가 속한 테러조직이 영미를 죽인 동진을 죽이며 영미의 복수를 합니다. 동진으로서는 개죽음이지만 그것 또한 복수라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복수는 나의 것은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고 결국에는 누가 복수를 하는지, 누가 복수에 당하는지도 모호하게 되어버리고 맙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의 시작에서 단계적인 잔혹함과 잔인한 장면들을 연출하는데 가해자가 행한 방법으로 복수를 시도하는 성향 또한 매우 독특합니다. 벙어리 류(신하균 분)는 장기밀매업자들에게서 장기를 빼오고 동진(송강호 분)은 신하균의 아킬레스건을 자른 후 질식사하게 만들어 죽여버립니다. 굳이 복수를 하는 장면들이 잔혹하고 잔인할 필요가 있는가? 상징적으로 표현해도 관객들이 모를 리 없는데 굳이 잔인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리얼리즘의 극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장기밀매업자들의 강간 장면이나 영미(배두나 분)의 전기고문 장면 등 잔인하고 잔혹한 장면들로 영화 복수의 나의 것은 리얼리티를 극대화하며 몰입도를 완성시킵니다.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신하균 그리고 배두나라는 최상의 조합으로 완성된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의 스타트이기도 합니다.


올드보이. Oldboy, 2003


올드보이.Oldboy, 2003


츠치야 가론의 올드보이(미네기시 노부아키 원작의 만화지만 작가가 따로 있다)는 한국의 박찬욱 감독의 손에 들어오게 되면서 세계적인 작품이 됩니다. 몇 가지 설정이 바뀌긴 했지만 15년간 사설 감옥에 갇혔던 한 남자의 복수를 향한 집념과 또 다른 남자의 은밀한 복수와 근친상간 등 영화 올드 보이는 한국 영화에선 보기 힘든 설정 등으로 파격의 중심에 항상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최민식과 유지태, 강혜정, 김병옥, 오달수 등이 출연하여 기괴하면서 충격적인 두 남자의 복수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할리우드에서조차  2014년  스파이크 리 감독의 연출하여 조슈 브롤린, 샬토 코플리, 엘리자베스 올슨, 사무엘 L. 잭슨 등의 연기자들로 리메이크했지만 박찬욱 감독의 원작 올드보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완성도를 보여주며 박찬욱 감독의 빼어남을 새삼 느끼게 해주기도 합니다. 영화 올드 보이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던 오대수(최민식 분)가 어느 날 갑자기 납치, 사설 감옥에 감금된 채 15년이라는 세월을 8평짜리 독방에서 중국집 만두와 텔레비전을 보며 갇혀 지내게 됩니다. 갇혀 지낸 지 일 년 후 아내가 살해당했다는 뉴스와 자신이 아내 살인범의 용의자로 지목되자 자살을 감행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 의해 자살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한 오대수, 결국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를 대상으로 복수를 다짐하며 체력단련을 하면서 자신을 가둘만한 사람들을 기억해내기 위해 악행의 자서전을 기록하며 갖은 사건 속 사람들을 끄집어내기도 하지만 오리무중, 오대수는 사설 감옥에 갇힌 지 15년 만에 결국 풀려나게 되고 우연히 들른 일식집에서 정신을 갑자기 잃어버리면서 보조 요리사 미도(강혜정 분)의 집으로 가게 되고 둘은 사랑인지, 연민인지 모를 묘한 감정 속에 애정을 쌓게 됩니다. 오대수는 이도와 함께 자신을 가둔 사설감옥 방의 정체와 자신을 가둔 미스터리한 인물 우진(류지태 분)에게 점차 다가가게 되면서 자신을 15년간 가둔 자를 향해 마침내 복수를 실행하게 되지만 더욱 끔찍하고 악몽스러운 과거와 현재가 기다립니다.

군만두만 먹고 15년간 살아야 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울듯싶다
올드보이.Oldboy, 2003
영화 올드보이에서의 오대수의 기묘한 비주얼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첫 번째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수를 그렸다면 영화 올드 보이는 안갯속에 가려진듯한, 누가 복수의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경계가 모호한 복수를 그려내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중반까지 오대수는 15년간 사설감옥에 갇혀 지냈으며 아내 살인범의 누명까지 뒤집어쓴 피해자였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오대수가 잊고 지낸 말 한마디로 인해 얼마나 큰 복수의 씨앗이 자라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됩니다. 오대수의 평범했던 삶을 망가트리기 위해 이우진은 평생을 매달렸고 그것으로 이우진의 복수는 완성되는 것이었습니다.

올드보이.Oldboy, 2003
올드보이.Oldboy, 2003
윤진서와 류지태가 분한 수아와 우진, 영화 속에서 확실하게 드러내는 유일한 근친상간이기도 하다
근친상간으로 막을 내린 오대수와 미도의 사랑-어느 순간 정말 둘은 아버지와 딸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혹시 암시로 인해 근친상간이라는 죄악을 덧입힌 것은 아닐까 싶다

영화 올드보이 속 복수에는 15년간 미지의 존재로부터 감금당한 오대수의 억울함과 분노,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낳은 복수라는 커다란 증오 등도 있지만 가장 큰 축은 근친상간이라는 한국 사회에서는 금기시되는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에서 근친상간의 명확한 사례는 수아와 우진 뿐이며 우진이 오대수에게 보여주는 앨범 하나로 인해 오대수를 비롯하여 우리 모두 오대수의 딸과 미도를 기억에 끼워 맞추었다는 것인데 근친상간 자체가 우리에게 윤리,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인지하기 때문인데 우진이 오대수에게 마지막으로 한복수는 어쩌면 사랑하는 연인 미도와 행복한 결말을 꿈꾸던 오대수에게 딸고 관계까지 해버린, 근친상간의 두려움뿐 아니라 오대수에게 남은 유일한 사랑과 희망을 빼앗기 위한 이우진의 회심의 일격에 오대수는 절망하고 무너져 버립니다. 다 알면서도 사랑했다던 이우진의 대사는 그렇기에 더욱 울림이 깊었습니다. 영화 올드 보이는 특히나 오대수가 일대 다수와 대결하면서 펼치는 장도리(망치) 신이 시선을 사로잡고 수없이 패러디되기도 하는데 영화 올드보이 속에서 심연 깊숙한 곳의 복수를 천천히 드러내는 연기를 보여주는 류지태를 비롯하여 깊은 외로움이 배어있는 강혜정의 연기 모두 나무랄 데 없었지만 올드보이에서의 마스터피스는 역시 오대수를 연기한 최민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친절한 금자 씨. 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친절한 금자씨.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이유 없는 호의와 이유 없는 친절은 없다고들 합니다. 세상이 흉흉하여 그저 친절한 이유조차 의심하게 만들지만 어떤 목적을 가진 이들은 분명 남들보다 유별나게 친절하거나 웃는 얼굴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 씨의 제목에 친절한 이라는 제목이 붙은 데에 그 모든 이유가 설명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영애 주연의 친절한 금자 씨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 금자(이영애 분)가 아이를 유괴, 살인죄를 짓고 감옥에 가게 되면서 시작합니다. 스무 살이란 어린 나이와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검거되는 순간에도 언론에 유명세를 치른 금자는 13년 동안 교도소에 복역하면서 누구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보내며 친절한 금자 씨라는 말을 들을 만큼 교도소에서마저 유명세를 떨치고 금자는 교도소 나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열심히 도와주며 13년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출소하게 됩니다. 출소하자마자 금자는 그동안 자신이 치밀하게 준비해온 복수 계획을 펼치는데 금자가 복수하려는 인물은 자신을 죄인으로 만든 백 선생(최민식 분). 교도소 생활 동안 금자가 친절을 베풀며 도왔던 동료들은 이제 다양한 방법으로 금자의 복수를 돕습니다. 이금자와 백 선생의 13년에 걸친 악연이 영화 친절한 금자 씨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친절한 금자씨.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영화 친절한 금자 씨는 다양한 플롯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굳이 그런 장면이 왜 들어갔나 싶은 장면들이 있지만 박찬욱 감독은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나는지 사건과 관계된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와 외부환경의 조건들을 플롯들로 잘 보여주는데 영화 친절한 금자 씨에서 교도소 목욕탕 성행위와 백 선생이 식사 도중 박이정(이승신 분)을 강간에 가까운 관계 후 다시 식사하는 신의 플롯을 해석해본다면 교도소 목욕탕 신의 경우 사실 역겨울 정도인데 이런 교도소 목욕탕 신을 집어넣은 이유는 금자의 살인을 왜 도와주는지에 대한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금자는 마녀(고수희 분)에게 속절없이 당하던 여죄수의 복수를 해주면서 신뢰를 얻고 여죄수들은 금자 씨의 복수에 기꺼이 조력자로 나서 주게 됩니다.

친절한 금자씨.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친절한 금자씨.Sympathy For Lady Vengeance, 2005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는 리얼리티를 살려 복수의 카타르시스보다는 복수 자체가 우리 인간을 얼마나 메마르게 만들고 파괴시키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한 만큼 갚아주려는 인간의 속성 때문인데 일반인의 경우 매우 실천하기 힘든 게 당한 만큼 되돌려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 씨를 통해 감각적인 연출과 리얼리티에 입각한 강하고 재미있는 플롯 등으로 복수 시리즈를 완성합니다. 이제 박찬욱 감독은 월드 와이즈 수준의 감독 대열에 진입했으며 할리우드 배우들 미아 와시코브스카,매튜 구두, 니콜 키드먼과 손을 잡고 영화 스토커를 찍기도 했고 할리우드 자본을 바탕으로 설국열차를 제작하기도 했으며 복수 시리즈에서 더 나아가 김민희, 김태리 주연의 아가씨로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해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박찬욱이라는 이름 석 자는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열어준 이름이기도 한데 앞으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 올드보이가 끝이 아닌 시작이 되어 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작품들이 더욱 많이 나오길 기대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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