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와 천재의 광기어린 삶을 그리다_토비 맥과이어,리브 슈라이버 주연바비 피셔 실화영화 세기의 매치

/토비 맥과이어,리브 슈라이버 주연바비 피셔 실화영화 세기의 매치/

천재와 천재의 광기어린 삶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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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매치.Pawn Sacrific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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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 맥과이어,리브 슈라이버 주연 영화 세기의 매치는 관객들마다 영화를 보는 시점과 관점이 다르듯 기본적으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와 천재 이야기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제는 아시아의 장기나 바둑에 비하면 비주류 일수 밖에 없는 체스의 두 천재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해 보였지만 결론적으로는 두 체스 천재에 관한 세밀한 관찰이라기보다는 냉전체제 속에 두 천재가 겪어야만 했던 시대적인 대결구도와 천재의 광기라기보다는 피해 의식에 가까운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점철되었다고나 할까, 또한 체스 챔피언을 다룬 영화지만 깊이 있게 체스를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체스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피했기 때문에 체스를 모른다고 고민하거나 걱정할 정도까지는 아닌 영화이기도 합니다. 세기의 매치는 냉전시대를 살았던 각기 다른 나라의 두 천재, 무패신화의 전설적인 러시아 체스 챔피언 보리스 스파스키(리브 슈라이버 분)와 자신이 펼친 게임의 모든 수를 기억하는 세기의 체스 천재 미국의 바비 피셔(토비 맥과이어)와의 1972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에서 스파스키와의 일전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당시 러시아는 체스의 강국이었고 바비 피셔는 그런 러시아에 홀로 맞선 미국의 영웅이자 천재로 각광받는 인물이기도 했었다고 한다. 물론 무패 신화를 달리던 스파스키 역시 천재였지만 영화의 시선은 철저히 바비 피셔를 쫓고 있으며 러시아의 체스 천재는 부수적인 장치에 지나지 않을 뿐, 철저히 영화에서는 바비 피셔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이야기를 풀고 있습니다. 사실 바둑이나 체스에 대해 전혀 문외한이기 때문에 바비 피셔의 위상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막연하게나마 짐작하기만 할뿐인데 당시 체스가 러시아 천하였다는 설명을 들어볼 때 그 판을 깨버린 바비 피셔에 대해 알아보고 영화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바비 피셔, 64세의 나이로 죽기까지 세기의 체스 천재로 알려진 바비 피셔지만 반유대인 발언 등 미국 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천재가 누릴 영광이나 환호와는 거리가 멀었던 바비 피셔

바비 피셔(Bobby Fischer)는 미국 시카고 출생으로 1943년 3월 9일~ 2008년 1월 17일 사망했으며 본명은 로버트 제임스 피셔(Robert James Fischer)입니다. 체스 960을 고안하기도 한 이 천재는 1972년부터 1975년까지 세계 체스 챔피언을 지냈습니다.6살에 체스에 입문한 바비 피셔는 14살인 1957년 인터내셔널 마스터(International master, IM)가 되고 다음 해인 15살 그랜드 마스터(Grandmaster, GM)가 됩니다. 19살 때인 1962년 국제무대에서 은퇴(미국 국내 대회에는 출전) 한 뒤에 1966년에 복귀했다가 1968년 다시 은퇴하지만 1970년 그의 나이 만 27살에 러시아(당시 소련) 대 세계전에 다시 체스계에 복귀한 후, 1972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에서 무패의 세계 챔피언 스파스키를 이기고 체스 세계 챔피언에 오릅니다.이후 1975년 방어전의 대회 운영을 놓고 세계 체스연맹과 대립하다 결국 부전패로 타이틀을 박탈 당하며 더 이상 체스계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18년 후인 1992년 홀연히 체스계에 복귀하여 유고슬라비아에서 스파스키에 다시 맞붙어 승리하지만 당시 미국의 유고슬라비아 경제제재 조치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서 소식이 끊기게 되기도 합니다.2008년 64세의 나이를 일기로 죽기 전까지 바비 피셔는 아이슬란드에 체류한 걸로 확인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세기의 매치.Pawn Sacrifice, 2014

스파이더맨의 히로인 토비 맥과이어가 체스 천재 바비 피셔로 나와 광기 어린 천재를 열연했습니다

이제 영화 세기의 매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초반 바비 피셔는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여주며 시작됩니다.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 전개를 편집이 그나마 많이 살려놓은 부분이기도 한데 바비 피셔의 이 불안 증세는 영화 내내 지속되어 보는 이들에게 짜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천재의 자신감은 거만함으로 비추고 광기는 피해 의식과 불안감으로 덧칠돼 있습니다.시대 자체가 동서가 냉전으로 대치하던 시대이니만큼 바비 피셔를 비롯하여 러시아의 체스 천재 스파스키 역시 도청과 감청이라는 불안감 속에 갇혀지내기도 합니다.

세기의 매치.Pawn Sacrifice, 2014

유일한 러시아 체스독주를 막을 영웅으로 급부상한 바비 피셔

영화 세기의 매치는 절대적인 악의 구도나 영웅의 활약에 기댄 전형적인 구조는 아닙니다. 그러기에는 체스 천재 바비 피셔의 삶이나 행동 자체가 괴이한 면모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극심한 불안감과 피해 망상으로 체스계를 자주 이탈하고 소리에도 엄청 민감하여 체스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는 대회장을 탁구장으로 바꾸고 관객과 카메라를 철수 시켜달라 요구하기까지 합니다.영화는 바비 피셔의 고뇌를 다루려 한 흔적이 역력해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비 피셔의 개인사를 심층 있게 다루어 내면의 변화를 깊게 다루진 않아 좀 아쉬운 점들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천재의 고독이나 고뇌를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 당시 시대적 상황인 도청과 감시라는 불안감을 두 천재를 통해 극명하게 표현하며 냉전시대의 불안도 동시에 보여주며 매카시 열풍의 어두운 단면도 표현하려고 한것 같았습니다.영화는 사실 두 천재의 대결이라는 극적 구도를 차용했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러시아의 체스 천재 스파스키보다는 미국의 천재 바비 피셔에 좀 더 시간과 공을 할애하고 있기는 합니다. 결과론적으로 할리우드에서 자주 써먹던 냉전시대의 대표 악인 소련의 존재는 유명무실해지고 국가의 정치적인 도구로써  체스의 절대강자 러시아와 무패 챔피언 스파스키를 물리칠 유일한 미국의 희망이라는 쪽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며 이야기는 진행되지만 결국 용두사미격으로 세기의 매치는 시대에 매몰된 천재나 냉전의 희생양으로 그려지기보다는 바비 피셔라는 미국의 천재 체스 선수를 소개하거나 스파스키와 다룬 세계 선수권 대화가 널리 회자되는 역사적인 대회였다는 것을 소개하는데 그친다 할 수 있습니다. 뭐, 사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많은 부분이 아쉬웠던 작품이긴 합니다.

세기의 매치.Pawn Sacrifice, 2014

세기의 매치.Pawn Sacrifice, 2014

사실 영화를 보면서 체스 선수들은 다 피해 망상이 극심한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체스 챔피언인 스파스키던 도전자 바비 피셔이든 간에 미치광이, 사이코로만 비추어졌을 뿐 도무지 천재같은 모습은 어디에서도 엿보기 힘들 정도였을니까요.그럼 우리의 세계적인 바둑 기사들은 전부 정신병 환자일 수밖에 없겠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정신적인 노동의 연속인 것은 체스나 바둑이나 매한가지일 테니까요.바비 피셔의 천재적인 면으로 이해하기에는 피해 망상과 불안감, 광기 등은 정신병적이고 보는 사람들조차 거부감 강하게 일게 만드는 모습이 주를 이루었고 왜, 그런지에 대한 자체적인 정보나 설명도 너무 부족했다 여겨집니다.또한 영화 세기의 매치는 그 이후가 더욱 궁금해지는 영화이기도한데 바비 피셔는 이후 더 괴이하고 정신분열적인 행동을 보여주며 기행을 일삼으니 그 후의 이야기를 다루거나 엿볼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시대에 함몰된 천재의 광기를 보여주려 한지는 모르겠으나 관객들이 영화에서 본건 정신분열과 집착에 사로잡힌 사이코들의 향연뿐이었던 세기의 매치, 조금은 아쉽고 안타까운 흔한 리뷰는 여기에서 급마무리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