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아성에 할리우드 탑스타의 비주얼만 가득한 SF 아류작/
스칼렛 요한슨 주연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인 더 쉘
온갖 네트워크가 시각을 휘저어 빛과 전자가 된 의사(意思)를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향하게 하더라도, 외로운 인간이 복합체로서의 개체가 될 정도로는 정보화되어 있지 않은 시대.'
–〈공각기동대 S.A.C 〉 제1화, 첫 자막
마블의 여전사 블랙위도우 스칼렛 요한슨 주연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인 더 쉘은 최애 하는하는 할리우드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나오기에 안 볼 수 없었지만 수많은 SF 영화에 영감을 준 원작 공각기동대의 명칭을 빌려온, 단순히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배우의 비주얼과 SF와 액션의 비주얼만 차용한 그저 그런 영화일 수밖에 없다는 지레짐작을 어김없이 확인시켜준 공각기동대 : 고스트인 더 쉘, 반 헬싱, 스노 화이트 앤더 헌츠맨의 루퍼트 샌더스 감독이 연출하고 스칼렛 요한슨, 마이클 피트(쿠제 역),줄리엣 비노쉬(닥터 오우레 역),기타노 다케시(다이스케 아라마키 역)등이 영화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에서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진 가까운 미래에 강력 범죄와 테러 사건을 담당하는 엘리트 특수부대 섹션 9의 메이저(스칼렛 요한슨 분)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결합해 탄생한 특수요원으로 첨단 사이버 기술을 보유한 한카 로보틱스를 파괴하려는 범죄 테러 조직을 막기 위해 메이저는 사건 깊숙이 뛰어들고 사건의 실체와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사실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을 이야기하면서 원작인 시로우 마사무네의 공각기동네를 빼놓을 순 없습니다. 길버트 라일의 Ghost in the machine 이란 논문을 참고해 탄생한 공각기동대는 원제 역시 ghost in the shell이었으나 편집부의 강요 아닌 강요에 의해 공각기동대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입니다. 물론 제목만 그럴듯하면서 내용이 부실하면 사장되었겠지만 내용도 훌륭했던 공각기동대는 결과론적으로 제목이 주는 영향도 무시 못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 애니 공각기동대의 메시지는 사실 그렇게 복잡하고 어렵지 않습니다. 기계에 인간의 정신, 혼이 깃들 수 있는가?입니다. 수많은 공각기동대의 작품들이 나왔지만 중심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과 기계의 결합과 혼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인 더 쉘은 원작 공각기동대의 원제부터 많은 부분을 차용한 1995년도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을 살펴보자면 공각기동대의 중심을 이끄는 쿠사나기 소령은 전신의체 사이보그로 그녀는 뇌부터 손끝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모든 부분을 사이보그 화하였는데 특히 쿠사나기 소령의 영혼은 전자기 신호로 변환되어 있으며 그 특성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떠도는 수많은 자아들과 병렬화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고유의 의문이 생성됩니다. 지금 내가 고스트(영혼, 자아)라고 느끼는 것은 정말로 쿠사나기라는 인간을 정의할 수 있을 정도로 고유한 것인가? 자아에 대한 의문에 휩싸인 쿠사나기 소령 앞에 인형사가 나타납니다. 자신을 네트워크의 바다에서 자연스레 생겨난 인격이라 칭하던 인형사는 쿠사나기 소령에게 병렬화를 제안합니다.
원작 공각기동대는 일본을 배경으로 서기 2030년 정도의 근미래를 그리고 있는데 2017년 현재로부터 사실 멀지 않은 미래에 대한 해석으로 뇌 과학 및 유전자, 로봇에 대한 기술력은 상상할 수 있는 한계까지 도달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볼 수 있는데 전뇌, 네트, 병렬화 등 핵심이 되는 개념들만 이해해도 공각기동대에 대한 이해가 훨씬 쉽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전뇌는 원작 공각기동대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으로 정보화가 극도로 발달된 사회에서 인간은 별도의 외부 인터페이스를 거치지 않고도 정보의 병렬화를 이룰 수 있다는 공각기동대의 개념입니다. 전뇌는 인간의 뇌각을 일부 기계로 대체하여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장치로서 미래 사회의 넘치는 정보량을 개인 단위에서 통제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도우며 사람들은 전뇌를 통해 네트에 접속하여 타인과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데 이러한 모든 일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업무와 일상생활에 모두 엄청난 편의를 제공하게 되어 이를 위해서라면 신체에 이물질이 삽입해야 한다는 데 대한 거부감마저 극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네트에서 일어나는 일은 개체의 통합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개개인이 수집한 정보들은 네트에서 이합집산하여 병렬화된 상태로 다시 개체로 흘러 들어가며 이러한 과정이 오랜 시간을 거쳐 반복되면 결국 모든 개인은 정보의 병렬화를 이루어 개성을 상실한 채 오리지널의 존재는 희미해지게 되고 카피들만 남아 오리지널의 부재에 대해 고민하는 현상, 바로 Stand Alone Complex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공각기동대는 여기에 더해 로봇이라는 존재가 부각됩니다. 네트와 정보의 공유를 통해 진화하려 하는 것이 인간이라면, 반대로 정보의 처리와 공유는 기본 기능이지만 개체로서 개성을 획득하는 것이 진화의 형태가 될 수 있는 것이 로봇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로의 존재 정의가 애매해질 수 있는 그 교차점에서 인간과 로봇을 구별하여 주는 것은 고스트의 유무인 것이며 TVA에서는 인공지능인 타치코마들이 이 메시지의 답을 내놓기도 합니다.
Ghost in the machine? 이란 물음을 끊임없이 제시했던 공각기동대의 철학적 사유에 영화 공각기동대 : 고스트인 더 쉘이 근접한 질문과 의문을 던져줬다면 리메이크 영화로서는 훌륭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 루퍼트 샌더스의 성향과 할리우드의 자본은 디스토피아적 SF에 영향을 끼친 공각기동대의 테이스트와 장면만 추출하여 메시지가 아닌 여러 사건의 결과에만 집착하고 맙니다. 원작 시로우 마사무네의 공각기동대의 철학적 통찰에 기반을 둔 공각기동대를 기대하시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기대감을 내려놓는 게 옮은 일이며 리메이크 버전이라고 해도 공각기동대 : 고스트인 더 쉘은 원작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기술력 넘치는 할리우드의 CG로 그대로 옮겨놓으며 비주얼을 화려하게 장식하지만 장면과 장면을 연결하는 이야기의 고리는 원작의 다르며 인물 설정도 다릅니다. 본질은 외면한 채 화려한 겉치장에 치중한 무난한 할리우드식 리메이크의 산물이라고 보면 산뜻한 영화가 공각기동대 : 고스트인 더 쉘이며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는 헐리우드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을 보러 극장에 가신다면 결단코 안 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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