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무라 시호 주연 일본 영화 모래시계砂時計, Sand Clock/
같은 제목 너무나 다른 느낌
사랑은 모래 알갱이처럼 작고 보잘것없지만
그 작고 작은 모래알들이 모여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쌓인다
일본 니마샌드뮤지움(시마네켄 오다시 니마쵸 아마고우치 975tel ;0854-88-3776)에는 세계 최대라는 모래 시계가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다. 무려 1톤의 모래가 1년여에 걸쳐 떨어져 1년의 시간을 가리켜주는 모래시계, 어제저녁 모처럼 최민수, 고현정, 이정재가 나온 한국 드라마 모래시계 요약본을 보고서 그 영향 탓으로비디오 샆을 오래간만에 쪼르르 달려가 생뚱맞게 빌려본, 제목 하나만으로 고른 이영화는 수묵화 같은 잔잔함과 죽음보다 더 지독한 사랑의 기억이 아스라이 존재한다.
일본영화 모래시계의 그 오랜 여운 만큼 내 시선을 사로잡은 건세계 최대라는 대형 모래시계였다.영화에서는 두 번 정도 등장하는데 주인공의 엄마 미와코가 아버지랑 이혼하여 외가로 내려오면서 주인공 소녀 안(당시 14세)과 함께 이곳을 찾아가 엄마에게 작은 모래시계를 선물받는다.그 작은 모래시계가 엄마의 유일한 유품으로 남지만,
언젠간 저 대형 모래시계를 보러 가고 싶다. 안이 어머니의 마지막 유품을 선물 받았던 장소, 그 모습이 아련히 떠오를 것만 같기에
영화 모래시계 시놉시스는 14살의 미노세 안(카 호분)은 도쿄에서 엄마 미와코와 고향 시마네로 오게 된다.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이혼으로 낙심한 엄마와 편의점도 없는 외딴곳에서의 생활에 안은 갑갑함으로 우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안의 주위에 츠키시마 주조의 남매가 서성 거리고 그들과 친구가 되어 시골 생활도 차츰 익숙해져 갈 무렵,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무기력해져 가던 안의 엄마 미와코는 어느 날 밤" 바람 좀 쐬고 올게"라는 말과 함께 눈 속에서 손목을 그은 채주검으로 발견된다.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죽음을 선택했다는 좌절과 절망, 외로움 속에서 언제나 너를 지켜줄께...라고 말하는 남자아이 다이고 그 후 1년...다이고와 안은 서로 사랑하며 서로를 바라보지만 안이 도쿄에 사는 아버지에게 가게 되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된다. 안은 떠나가기 전 다이고에게 엄마의 유품 모래시계를 건네며 말한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거니까 네가 간직해줘.."
열 여섯, 그 불꽃같던 날들의 젊음의 초상
도쿄와 시네마를 오고 가는 장거리 사랑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던 다이고와 안, 어느 날 도쿄에서 학교 생활을 하던 후지가 안을 찾아와 사랑을 고백하며 키스를 한다. 원치 않았던 고백과 키스에 마음을 다잡고자 안은 다이고를 찾아가 첫날밤을 보내고 그 후 후지가 사라진다. 안은 엄마가 사라졌을 때와 같은 불길함을 느끼며 불안해하고 그런 안을 안심시키고자 내뱉은 다이고의 위로의 말에 안은 슬픈 말을 내뱉고는 도쿄로 돌아온다
"나를 몰라..다이고는..."
모래시계는 돌고 돌아 어제가 오늘이 되고 다시 내일이 어제가 되다...
10여 년이 흐른 후 안은 약혼자와 함께 시마네 동창회에 참석하여 다이고와 재회한다. 다이고는 그 옛날 안이 준 모래시계를 되돌려주며 "내가 가지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약속을 지키진 못했지만 행복해야 돼..."안은 되돌아온 후 마음에서 올려 퍼지는 소리에 괴로워하고 약혼자에게는 파혼당한다. 괴로운 마음에 손목을 끗고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안은 다시 살아보려 발버둥 치지만 바닷가에는 누구도 안을 도와줄 이가 없었다.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건 무얼까? 이런 류의 일본 영화 스타일의 잔잔함을 본능적으로 참 좋아한다. 눈물, 콧물을 최루성으로 내뿜게 하는 영화보다는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꼽씹어 보는 이야기가 있는 풍경이 참 좋았다. 어쩌면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지루하겠지만, 砂時計 모래시계 이 일본 영화에는 수묵화처럼 펼치지는 음악과 풍경 속에 잔잔한 듯 치열한 삶의 이야기가 꿈틀거림을 알 수 있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배신감 속에 다이고에 대한 애절한 마음 저 편에는 사랑과 용서의 서사시도 엿보이지만 영화 전반부를 관통하는 것은유년과 청년기를 내지르는 추억에 대한 이야기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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