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라는 밀실에 갇혀버린 한반도/
윤계상.김규리 주연영화 풍산개
반백년을 악령처럼 따라붙는 이념을 향한 꼭두각시의 춤
영화 풍산개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예전 사극 동이의 한효주가 떠올랐습니다."저, 풍산이에요.한번 물면 안놓는.."물론 그 풍산하고는 전혀 다른 느낌이며 김기덕의 그림자가 묻어나는듯 하지만 기존 김기덕의 영화와는 다른 느낌의 영화풍산개,이제는 g.o.d의 윤계상이 아닌 배우 윤계상이 더 맞는 옷 같은 윤계상과 김규리가 등장한 것만으로도 관심 갔던 영화,하지만 제 때 보지 못해 조금은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에 보고 말았습니다.기묘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풍산개 윤계상는 남북한의 38선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소식을 전해주거나 혹은 사람을 빼돌리기도 합니다.영화속에서나 있을 법한 직업 같으나 실제로 중국 국경과 북한 국경을 번갈아가며 탈북자들의 가족을 빼내오는 이들이 있는 만큼 그 무대가 휴전선이라는 설정만 다를 뿐, 현실성 있는 접근이기도 합니다.우리나라 5천년이라는 무구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근현대사 백여년은 그 어떤 시대보다 처절하고 가슴 아픔의 연속이었는데 고조선의 패망 이후 부여와 고구려,백제가 자국의 영토와 이익을 위해 분투했지만 지금의 남북한보다 치졸하고 비열했을까?하는 마음도 듭니다.
영화 풍산개에서는 남북한의 특수 요원들이 해학적으로 서로를 못잡아 먹어 안달거립니다.북한 출신이라,남쪽 부르조아라는 이유만으로,분명히 우리에게는 없던 이념이라는 색깔이 깊이 주입된채로 말입니다.21세기 대한민국을 지배하는건 무엇인가? 좌파와 우파로 통칭되는 한마디로 흑과백의 이분법적인 사상만이 팽배해 있으며 한국이라는 사회는 어느순간 자신과 다른 의견과 생각을 피력하면 밑도 끝도 없이 빨갱이에 좌빨,진보와 보수라는 틀속에만 가둬버리는 것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해대고 있습니다.조선 말기까지 우리 서민은 제대로 된 시민혁명을 일으킨 역사가 없었습니다.한정된 국토에 위정자들의 철저한 세뇌 교육탓도 있지만 그만큼 우리 민중들은 순진하고 무지했다는 것입니다.조선말 동학의 등장은 제대로 된 시민혁명의 단초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시대적 여건이 최악이었습니다.봉건적 군주만을 몰아내도 버거운 상황에 서구 열강들은 조선을 호시탐탐 넘보고 있었고 일본의 야욕은 굶주린 이리떼처럼 집요했었습니다.한반도 역사상 최초의 시민혁명으로 기록될 수도 있었던 동학혁명은 그렇게 미완으로 막을 내렸고 한반도 민중은 일제라는 공공의 적을 타도로 달음박질 쳐야 했습니다.
비록 한반도 온 민중이 일제의 침략에 똘똘 뭉쳐서 저항하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분명 그 시절에는 그 어떤 이념조차 일제에 대한 항거가 우선이었을 정도로 이념과 사상은 크나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그러나 일제가 대동아공영이라는 헛된 꿈에 사로잡혀 아시아를 온통 적으로 삼지만 않았다면 일제 36년은 100여년으로 늘어났을지도 모릅니다.당시 일제는 아시아 최강국이었고 그 야욕의 대상으로 제일 먼저 침략당한 조선은 향후 백년 이내에는 독립이 요원했을 지도 모르는데 일제라는 공공의 적으로 인해 소련과 미국으로 상징되는 이데올로기는 봉합되었을지 몰라도 그것은 고름과도 같았습니다.언젠가는 크나큰 아픔과 상처를 동반하는 피고름,1945년 8월15일,진짜 어느날 갑자기 한반도는 독립을 맞이하고 일제에 협력하던,그러나 꿀벌이 꿀에만 심취하여 폭풍이 불어오는 자연의 낌새를 눈치채지 못하듯 일부 친일파들은 자신들의 영화가 오래도록 유지될 것이라 믿었지만 독립은 되어 참수의 위협에 벌벌 떨던 친일파들은일제가 떠난 그 자리를 수습할 능력이 없던 새로 들어선 한반도 정부에게 구원 받습니다.결국 일제와 동조하여 고위관료직을 수행했던 친일파들은 생명연장의 꿈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공산주의를 선택한 북한과는 전혀 반대의 길을 걸어간 것이었습니다.
영화 풍산개에서는 6.25 전쟁에 따른 참혹한 동족상잔의 비극은 말하지 않지만 북과 남의 전쟁으로 서로 만나지 못하는 이산가족의 연락을 담당하는 풍산개의 시선에 의해 은연 중에 6.25 전쟁의 참담함을 내비추고 있습니다.6.25전쟁은 누구에 의해 일어난 전쟁인가? 남한은 북한이 일으킨 전쟁이라 말하고 북한은 남한이 먼저 도발했다 선전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소로 대변되는 당시 강대국의 꼭두각시 전쟁이었으며 조선말에 들어온 천주교가 변형되어 한국적 종교라고 말하기도 거시기한 기독교가 한국의 모든 토종 종교를 말살하고 유아독존식으로 군림하듯이 미국의 민주주의와 소련의 공산주의는 남북한의 이념이 되어 한국인들만의 토착화된 이념들을 싸그리 말살하며 공룡처럼 거대화 됩니다.마치 한국의 재벌들이 중소기업의 씨를 사그리 짋밣듯이 한국인의 정신관과 맞는 이념들은 태동하기도 전에 좌빨로 갈리고 우빨로 갈리며 갈갈이 찢기워져 시궁창에 쳐박히고 말았으며 그렇게 다양화와 다변화가 말살된 나라는 얼마나 끔찍하고 독선적이며 한 나라의 운명이 거친 폭풍속의 난파선처럼 위태스러운 것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영화 풍산개에서 가장 눈에 뛰던 장면은 라스트 씬으로 밀실에 갇힌 남북 공작원들의 다툼인데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날리고 총부리를 겨누는데 부모를 죽인 원수도 아니며, 자신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존재도 아니건만 윤계상이 의도한데로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다는 것입니다.그곳에 중도적 성향의 인물이 끼어들어 중재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그저 넌 누구 편이냐?한쪽을 고르라는 얘기 뿐인데 우리 사회가 이 악령과도 같은 이데올로기라는 밀실에서 벗어나 태양빛을 보려면 어찌 해야 할 것인가?우리는 조선조의 당파싸움을 욕하기도 하고 비생산적인 정치 놀음이라 치부하기도 하지만 최소한 당파라고 불리우는 조선의 정치는 생산적 활동이라고 여겨질만큼 조선시대는 완벽한 형태의 내각제로는 발전을 못하였지만 (조선조의 사대부들은 내각제라는 개념이 있었기에 사대부들이 조선의 정치적 주체라 여겼다.불행은 군주가 그것을 허락치 않아 군주의 힘이 강할때는 사대부가 휘둘렸고 사대부의 힘이 강할때엔 군주가 휘둘리며 피의 정치보복이 늘어났을 뿐이다)지금의 정치 형태는 그때보다 더 치졸하고 옹졸하며 비생산적인 이념정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국민은 강력한 통치자를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이것은 독재자와는 다른 의미인데 자유라는 것을 민주주의와 동의어로 볼때 어느 양반가의 노비가 있다고 합시다.시키는 일만을 잘하던 이 노비가 어느날 이제는 니 맘대로 해보라가 하고 자유를 준다면 이 노비는 정신적으로 심각한 공황상태를 맞이하며 아마도 양반이 무언가를 시킬때까지 눈치만을 살필 것입니다.밀실에 갇힌 남북한 요원들은 육체적으로는 강인한 인물들이지만 이데올로기라는 늪에 빠져 자신들과 다른 이들의 입장과 처지를 대화로 풀 능력이 결여 된채 무작정 적의만을 표출합니다.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데올로기는 전 세계적으로 희석되어 버렸지만 세계적으로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반도에서만은 이념과 사상의 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정치인들이 늘상 앞세우는 경제 성장이라는 무기는 언제나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단기간에 잘먹고 잘사는 희열을 맛본 한반도의 국민들은 이제 이데올로기라는 밀실과 경제성장이라는 달콤한 언어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그 굴레를 쉽게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국가가 부강해지고 경제가 성장한다하여 결코 국민 개개인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님을 이제는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있지하고 있지만 민주주의도,공산주의도,전 세계를 아우르는 종교조차 국네에 들어오면 좀 더 한국적인 형태로 변모하고 변화되어야 옮지만 우리 사회는 맹목적으로 그것만을 따르고 비판조차 없이 맹신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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