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주혁, 진서연의 약 빤 연기력과 유주얼 서스펙트급 반전/
한국 범죄영화 독전 인스텐디드컷(감독판)
이해영 감독 연출, 故 김주혁과 진서연 주연의 약빤듯한 연기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독전, 영화는 범죄 액션물로 우리나라 영화의 흔하디 흔한 트렌드이기는 하지만 故 김주혁이 출연하는 데다 주연배우들 뿐 아니라 조연 연기자들까지 장난 아닌 연기로 입소문 입소문을 타며 러닝타임 123분과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전율 아닌 전율을 느끼게 한 한국 영화 독전, 영화 독전은 주, 조연배우 때로는 몇 컷 나오지 않는 단역 배우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기자들이 미친 듯한 신들린 연기를 선보이며 한시도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는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영화 신라의 달밤, 품행제로, 안녕! 유에프오, 아라한 장풍 대작전의 각본을 썼고 천하장사 마돈나, 페스티발등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 작품으로 실체를 알 수 없는 마약조직의 수괴를 쫓고 있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 조직의 비정함에 어머니를 잃은 락(류준열 분), 아시아 마약 시장의 냉혹한 거물 진하림(김주혁 분), 마약 조직의 후견인 오연옥(김성령 분), 잔혹한 조직원 박선창(박해준 분), 마약 조직의 숨겨진 인물 브라이언(차승원 분) 등 영화 독전의 주요 인물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신들린 듯 영화 전체를 그로테스크하게 물들입니다. 영화 독전 주요 시놉시스는 마약 왕으로 불리지만 그 누구도 실체를 모르는 미스터리한 인물 이 선생을 잡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마약반 형사 원호(조진웅 분)가 어느 날 한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마약왕 이 선생의 오른팔이자 후견인이었던 오연옥(김성령 분)이 원호에게 신변보호를 요청하면서 독자의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원인모를 폭발사고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 락(류준열 분)이 발견되면서 미스터리한 마약 왕 이 선생을 잡을 단서들이 속속 발견되기 시작합니다.
영화 제목의 독전의 영어 제목 Believer, 즉 믿는 사람이라는 뜻이며 한국어 제목 독전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기 때문에 그 뜻을 살펴보니
1. 독전:督戰 싸움을 감독하고 사기를 북돋워 줌.
2. 독전 毒箭 독화살(촉에 독을 묻힌 화살)
3. 독전 獨專(같은 말 독단 獨斷) 남과 상의하지도 않고 혼자서 판단하거나 결정함이라는 의미 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뭐 개인적으론 독한 놈들의 전쟁이라 해석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고 여기지만 이해영 감독의 의중을 살펴본다면 독화살과 독단이라는 뜻과 남과 상의하지도 않고 혼자 판단하고 결정한다는 뜻도 영화 독전에 어울린다 여겨집니다. 영화 독전이 마약을 소재로 다루고 있으며 마약반 형사는 기획수사를 통해 마약 거래 현장에서 헤드를 잡으려는 것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복마전과도 같은 각종 사건, 사고가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며 형사들의 기획수사가 들킬지 성공할지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조성하고 어느 순간 생각지도 않던 반전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 독전은 한국 최고의 마약왕 이 선생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한 소재로 구성되었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보면 불확실성에 대한 탐구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이 선생은 실체가 없으며 존재하는지조차 불확실합니다. 이 선생은 불확실성의 맥거핀으로 존재하며 영화 중반 이후 마약왕 이 선생을 추적하던 형사 원호와 락은 마약조직의 숨겨져 있던 인물 브라이언(차승원 분)과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 브라이언의 실체와 대면하게 되고 브라이언이 모든 사건의 주범이라는 사실과 마주치게 됩니다. 브라이언은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마약 왕 이 선생을 끌어내리기 위해 각종 음모와 술수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경찰이나 마약 조직 내에서조차 이 선생이라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존재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의미 부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체가 없지만 이 선생이라는 호칭은 마약조직 내에서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으며 브라이언 이전에도 이 선생이라 불렸던 혹은 자신을 이 선생이라 자칭했던 인물들이 여럿 존재했었다는데 기인합니다.
영화 독전은 미친 연기와 약빤듯한 연기력 그리고 유주얼 서스펙트급 반전으로 한국 박스오피스 520만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는 주연급 연기자 조진웅과 류준열도 있지만 아시아 마약 시장의 냉혹한 거물 진하림 역을 맡았던 故 김주혁과 그의 연인 보령 역을 맡았던 진서연의 몫 역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독전 속에서 그야말로 약빤듯한 미친 연기로 영화 독전의 진정한 주인공은 김주혁이라는 평가까지 받았으며 보령 역의 진서연 역시 몇 초도 되지 않는 짧은 노출이었지만 보령이라는 인물에 감정 이입되어 故 김주혁과 진정한 미친 연기를 선보여줍니다.
영화 독전은 미장센은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훌륭하며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스타일과 스토리에 비중을 두라고 한다면 역시 스타일에 좀 더 치중한듯한 인상이기는 합니다. 특히 개연성이 조금 부족한데 형사 원호가 미친 듯이 마약 왕 이 선생을 뒤쫓는 이유가 부족합니다. 원호라는 캐릭터가 왜 그렇게 이 선생을 쫓는지 영화에서는 크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물론 영화 초반 희생당한 수정(금새록 분)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려낸 것이라 할지라도 역시 동기는 불분명해 보이기는 합니다. 또한 여성 연기자들의 연기 역시 모두 훌륭하기는 했지만 영화 독전 내에서는 능동적인 역할이라기보다는 기존 영화처럼 수동적으로 그려졌다는 것입니다. 형사 원호의 명령에 의해 초반 희생당한 수정이나 도구적으로 소모되었던 소연(강승현 분), 마약조직의 오른팔이자 후견인이었지만 살해 위협에 원호에게 피신했다가 순대국밥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버린 오연옥(김성령 분), 마약쟁이 보령(진서연 분) 등 영화 독전의 여성 캐릭터들은 존재감과는 별개로 남성 세계의 부속품으로만 그려져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영화 독전은 열린 결말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 선생인지, 락인지 자신의 진짜 이름조차 모른 채 농아 남매와 함께 노르웨이의 거대한 설원으로 숨어버립니다. 그리고 원호는 상처 입었던 개 라이카에게 이식해둔 GPS 장치를 이용, 락과 농아 남매를 찾아냅니다. 원호와 락은 나란히 탁자와 앉아 총을 놓고 대화를 나눕니다. 드넓은 노르웨이의 설원을 배경으로 단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원호는 락이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이 선생이라 믿었을 것이며 총부리를 겨누었을 것입니다. 단 한 벌의 총성이 울려 퍼지지만 누가 죽었는지 혹은 탄환이 두 사람을 비껴나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확실한 결말과 열린 결말의 묘한 경계를 지어버리지만 오직 농아 남매만이 설원이라는 공간에서 둘만의 대화로 둘만의 세계에 있을 뿐이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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