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도넌과 다코타 존슨, 팬픽과 로맨스 사이에서 방황하다/
주부들의 로망스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다코타 존슨과 제이미 도넌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흔하디 흔한 신데렐라 스토리에 가학적인 SM 신으로 도배된 팬픽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한 작품입니다.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로 대표되는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였던 영화 귀여운 여인의 성인 확장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는 로망도, 사랑도, 감동도 없으며 그저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수갑과 채찍만 손에 들었을 뿐 야하지도, 흥미롭지도 않으며 BDSM의 세계에 대한 지적 호기심도 충분히 채우지 못합니다. BDSM 이란, B: bondage 본디지. D: discipline 디스프린. S: sadism 사디즘. M:masochism 마조히즘의 약어로 D와 S는 domination(지배)과 submission(복종)을 뜻하기도 하는데 지배와 복종, 롤 플레잉, 감금, 기타 인간 상호 작용을 포함하는 다양한 성적 활동을 총망라하며 그 광활한 범위 때문에, 스스로는 BDSM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활동도 포함될 수 있고, 어떤 활동이 BDSM 커뮤니티 및 하위문화에 포함되는지 아닌지는 보통 하는 사람들 스스로의 정의와 공유된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BDSM에 대한 관심은 일회성 실험에서부터 평생의 생활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할 수 있으며, BDSM이나 특이한 성적 정체성 또한 성적 지향의 한 형태에 해당하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이런 BDSM의 세계를 그린 팬픽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남성이나 여성 양쪽의 로망을 충족하기는커녕 지리멸렬하게 스토리와 영상미 양쪽에서 갈팡질팡하며 스스로 무너지고 맙니다. 스토리 전개를 위해 아나스타샤의 호기심은 최대한 절제하고 그녀의 지고지순한 사랑만을 강조하며 그레이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삼류 영화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맙니다.
2012년 출간된 이후 전미 2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베스트셀러로써 이미 명성을 입증하기는 했지만 시리즈인 탓에 영화에서는 압축해서 보여줘야 하는 딜레마가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여주인공 아나스타샤 스틸(다코타 존슨)과 남자 주인공 크리스찬 그레이(제이미 도던)는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생소한 만큼 영화적 힘으로 흡인력을 발휘해야 했지만 그마저도 실패하고 맙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실패한 영화이지만 시리즈인 만큼 2015년 개봉 이후 2017년 50가지 그림자;심연과 2018 50가지 그림자;해방이 시리즈의 뒤를 이어갑니다.
금수저 억만장자 그레이와 흙수저이자 평범한 여대생 아나스타샤의 사랑은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일반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주 잠시 동안은 말입니다. 하지만 순수한 아나스타샤에게 향하는 마음을 억지로 밀어내면 낼수록 그레이는 더욱 아나스타샤에게 빠져들었고 그레이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도 불구하고 그레이에게 향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표현한 아나스타샤, 억만장자 그레이와의 데이트는 스케일부터 다릅니다. 첫 데이트로 헬기 드라이브를 하고, 두 번째 데이트 땐 좀 더 스케일이 커져 자가용 비행기 데이트, 하지만 그레이는 아나스타샤와 가까워질수록 본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사랑, 로맨틱.. 이란 단어는 절대 자신에게 바라지 말라던 그레이가 제시한 비밀 계약서의 충격적인 내용에 아나스타샤는 당혹해하고 충격에 빠지지만, 전미흥행과 함께 세계적으로 해리 포터를 누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참패했는데 소설의 힘인지 관점의 차이인지 아니면 결국 잘 만들어낸 영화의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작과는 달리 로맨스에 주력한 것으로 보이지만 솔직히 러닝타임 동안에 로맨스는 로맨스대로, 격정의 SM 역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분명한 한계점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여주인공 아나스타샤 스틸(다코타 존슨)의 매력을 찾아내고 남자 주인공 크리스천 그레이(제이미 도넌)를 만나며 로맨틱한 상상 속으로 빠져들기엔 역량이 한참 부족한 채로 그 어떤 이야기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합니다.
팬픽 소설의 베스트셀러로 주부들의 판타지 포르노로 불린 원작과 마찬가지로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가학적 변태성욕 즉 SM이라는 성적 취향을 전면에 내세우며 북미 개봉 1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분명한 것은 영화적 완성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로맨스의 가벼움과 포르노그래피의 흥분, 에로티시즘의 아름다움, SM의 가학적 파격 등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원작 소설의 명성에 기댄 가벼운 포르노그래피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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