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출연을 고사하면서 한국의 여배우 심은경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일본 영화 신문기자, 현재의 일본 정국과 아베 총리를 겨냥했다고 해서 사건과 사고를 밀도 있게 압박하고 긴장감을 강하게 연출하기보다는 도리어 사건 속의 인물들이 치중하고 차분하게 사건 속으로 이끌려가면서 사건 자체보다 사건을 대하는 사람들의 상황과 마음, 감정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신문기자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오! 파더 (2013), 거짓말 세상 이야기 (2016), 푸른 귀로 (2018), 데이 앤 나이트 (2018)등을 연출한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요시오카 에리카 역에 심은경, 스기하라 타쿠미 역에 마츠자카 토리, 타다 역에 다나카 테츠시,칸즈키 역에 다카하시 카즈야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신문기자 시놉시스는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을 충격적인 익명의 제보, 고위 관료의 석연치 않은 자살과 이를 둘러싼 쏟아지는 가짜 뉴스 속에서 단 하나의 진실을 찾기 위한 취재가 시작되는데..
심은경이 주연으로 출연한 일본 영화 신문기자는 일본의 현직 총리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기 때문에 반정부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을 두려워한 일본 여배우들이 거절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현직 총리를 저격한 내용은 일본 내에서 2017년에 벌어진 아베 총리의 가케 학원 스캔들이 있었는데 가케 학원 스캔들은 360억 엔(한화 4,016억원)상당의 국유지를 아베 총리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가케학원의 이사장 가케 코타로에게 무상 양도한 사건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베 총리의 가케 학원 스캔들을 집요하게 취재한 여기자가 도쿄 신문 사회부 소속의 모치즈키 이소코였으며 영화 신문기자는 그녀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영화 신문기자는 일본 현 정권에서 벌어진 정치 스캔들을 모티브로 국가와 저널리즘의 이면을 날카롭게 비판해 일본 최고의 문제작으로 손꼽히며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는데 일본 내에서 143개라는 다소 열악한 상영관 수로 시작한 영화 신문기자는 한 달도 되지 않아서 3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흥행 수익 4억 엔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는 등 일본 영화사에서 보기 드문 문제작으로 일본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단순한 고발 영화를 넘어 현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공감하게 만들고 언론의 자유를 위협받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져 주기도 합니다.
영화 신문기자는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를 행하는 국가가 아니라 권력을 독점한 소수의 개인 및 집단의 이기심을 이야기합니다. 정치적, 경제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국가와 권력에 순응하는 저널리즘의 이면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영화 신문기자는 의도적인 증거 조작을 바탕으로 한 가짜 뉴스 유포와 댓글 부대를 대거 투입한 여론 조작은 물론, 명백한 불법 행위인 신상 털기와 민간 사찰까지 자행하며 언론과 미디어를 자신들의 수족처럼 여기는 국가의 진짜 모습을 담아내고 있으며 이에 동조하는 언론의 행태 역시 낱낱이 보여줍니다. 국민을 위해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본분인 언론이 국가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문제를 제기하지도 비판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묵인하고 국가의 권력 쟁취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며 이에 앞장서고 언론과 미디어가 홍수처럼 쏟아내는 확인되지 않은 뉴스와 거짓 정보를 비판 없이 그대로 수용하고 믿고 재생산하는 대중의 모습에서 올바른 저널리즘의 부재가 작금의 현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라 여겨지게 합니다.
심은경이 분한 요시오카는 일본 언론의 상징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동명의 원작 신문기자로 출발하는데 정부 권력의 거대한 힘 앞에서 기자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고 성장하는 과정과 아베 정권과의 대립을 담았으며 최근 몇 년 사이 민주주의를 짓밟는 국가의 불합리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하는 관료들과 미디어, 사회 분위기에 불편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지금 시대에 필요한 올바른 미디어와 저널리즘의 자세를 전하는 내용으로 일본에서 화제를 일으킨 도서이기도 합니다.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는 2017년 6월 8일, 10분밖에 질문이 허용되지 않는 정례 회의에서 아베 정권의 이인자이자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 장관에게 40분 동안 23회에 걸쳐 아베 정권 사학 스캔들과 일본 미투 운동의 시발점으로 알려진 이토 시오리 사건에 대해 질문을 퍼부었는데 관행을 깨부순 모습으로 주목을 받은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는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언론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 이후에도 현 정권이 관련된 부도덕한 사건들에 대해 서슴지 않고 진실 규명에 대한 목소리를 내 일본 언론의 상징으로 각인된 신문기자이기도 합니다. 영화 신문기자는 저널리즘이 사라진 시점에서 진정한 저널리즘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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