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이데올로기의 늪에 빠진 실화 오길남 스토리/
이범수,박주미 주연영화 출국
영화 출국은 이데올로기가 시대와 사람을 규정짓던 1980년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실제 인물 오길남 박사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영화 출국에서 오영민(이범수 분)은 북한 사회주의 환상에 빠져 가족들을 데리고 입북했다가 자신의 판단 실수였음을 깨닫고 이후 유럽 공항에서 북한 당국의 감시를 피해 탈출하는 과정에서 가족들과 헤어지게 되고, 다시 가족들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지만 결국은 떨어져 살게 되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영화 출국의 주된 스토리입니다. 영화 출국을 연출한 노규엽 감독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영화 우아한 세계(2007), 미인도(2008), 드라마 아이리스(2009), 아테나:전쟁의 여신(2010), 배꼽(2012) 등에서 조연출과 조감독을 맡다 영화 출국을 통해 데뷔했으며 주연배우로는 오영민 역에 이범수, 아내 신은숙 역에 박주미, 혜원 역에 이현정,규원 역에 김보민,최무혁 역에 연우진,김참사(김길중) 역에 박혁권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출국 시놉시스는 베를린에 유학 중이던 평범한 경제학자 영민은 자신과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북으로 가는 선택을 하지만 이내 실수임을 깨닫고 코펜하겐 공항에서 위험천만한 탈출을 시도하던 그는 가족과 헤어지게 되고, 각국 정보국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그의 가족의 생사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서로 다른 목적으로 그를 이용하려고 감시하는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아버지의 사투가 처절하게 펼쳐집니다.
영화 출국 속 오영민(이범수)은 독재 정권에 반발해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서독으로 망명한 이후 베를린에서 북한 공작원의 꼬임에 넘어가 자신의 학문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가족들과 북한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북한에서 강제 공작 훈련만 받게 되고 공작원들의 감시하에 유럽으로 다시 파견되는 공항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아내(박주미 분)와 작은 딸이 북한 공작원들에게 잡혀가고 맙니다. 큰딸 혜원(이현정 분)과 함께 베를린에 송환된 영민은 미국 CIA와 한국의 안기부의 감시, 그리고 북한 당국의 추적까지 받으면서 가족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끝내 가족들과 헤어지게 됩니다. 영화 출국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실제 월북했다가 탈출한 오길남 박사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책 '잃어버린 딸 오! 혜원 규원‘이 원작이기도 합니다. 한‧북‧미 3개국의 정보기관이 등장하고 액션씬도 등장하기는 하지만 영화 출국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가족애와 부성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출국의 시대적 배경은 한국의 안기부와 미국의 CIA 그리고 북한까지 등장하는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지만 영화 출국 속에서는 영민을 비롯하여 명확하게 선‧악이라는 이분법으로 인물들이 규정하지 않으며 각자의 입장과 고민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의 요구로 또 다른 남한 학자에게 입북 공작을 하면서까지 가족을 되찾고 싶은 주인공 영민과 남한의 안기부 요원으로 영민을 감시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영민을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보면서 친형처럼 생각해 그를 도와주려는 무혁 등 영화 출국은 단순한 흑백논리나 이념 갈등의 구조에서 벗어나 휴머니즘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휴머니즘 영화로는 분명 감동적인 작품이지만 영화 속 실제 주인공인 오영민의 모티브가 된 오길남 박사의 실제 이야기는 어떠할까? 영화에서는 오박사가 유학생들을 포섭해서 북한으로 데려가려고 가족과 코펜하겐으로 같이 나오는 것으로 설정됐는데 이것부터가 픽션이라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오박사는 북한 공작원들과 독일에 들어가기 위해 코펜하겐 공항에 입국하다가 탈출을 감행하고 성공하지만 가족들은 북한에 남아 있었던 상황이었으며 영화 출국 속의 오영민은 가족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로 나오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자신의 연구가 북한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할 만큼 어쩌면 미숙한 판단력의 소유자라는 것입니다.
가족을 되찾기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는 영웅적인 활약을 오영민은 영화 출국 속에서 펼쳐 보이지만 실제 오길남 박사의 경우 가족을 남겨두고 자신만 탈출한데 따른 죄책감과 괴로움을 술로 달래는 생활을 해왔으며 특히 영화 출국의 마지막 장면인 북한으로 끌려간 혜원이 장성하여 외국인 관광객 안내원으로 번듯하게 큰 모습은 실제 상황과는 괴리감이 크다는 것입니다.
1985년 서독 브레멘 대학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오길남 박사는 파독 간호사로 서독에 온 신숙자 씨를 만나 결혼하고 서독에서 두 딸을 낳았으며 반한 단체인 민건회에 가입해서 활동하다 작곡가 윤이상과 송두율 교수가 권유하고, 독일에서 활약한 북한의 고정간첩인 김종한이 주선해서 박사학위 취득 후인 1985년 12월에 가족들과 입북합니다. 김일성대학 교수직을 준다는 윤이상의 말을 믿고 북한에 갔지만, 그에게 기다린 것은 대남 공작원이라는 직책이었는데 약속과 달리 북한에 가서 대남방송 등에 이용됐고, 북한 체제의 실상을 알고 나선 북을 탈출 후 서독에 머무르면서 가족을 되찾으려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5년 후에 대한민국 당국에 자수하고 서울로 들어옵니다. 영화 출국 속에서 혜원이 번듯하게 자란 모습을 보여주지만 오길남 박사 가족은 악명 높은 요덕 수용소로 끌려갔으며 북한 내에서는 서독 댁이라 불렸으며 한국 내에서는 통영의 딸이라 불리며 신숙자 씨와 두 딸의 송환 노력이 지속적으로 청원되었지만 북한에서 돌아온 답변은 북한 2012년 4월 27일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 명의로 유엔(UN)에 신숙자 씨가 간염으로 이미 사망했음을 통보하며 영화 출국 속의 세 모녀의 귀환은 지금까지 통곡의 벽에 갇혀버린 슬픔으로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출국은 실화를 모티브로 했을 뿐 실화 영화는 분명 아니며 실제 스토리와는 분명 간극의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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