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유인영 주연 영화 여교사/
사이코패스가 되어버린 여교사
김하늘과 유인영 주연 영화 여교사는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IMF를 전후하여 비정규직이 끊임없이 양산되었는데 국가 경제와 기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것이었지만 국가가 잘못 운영한 경제 파탄을 국민들이, 개개인이 십자가 짊어지듯 지게 되면서 또 다른 사회문제로 번지게 되었으며 영화 여교사 역시 제목에서 얼핏 느껴지는 19금의 향기를 뒤로하고 금수저 정규직과 흙수저 비정규직에 대한 배경을 전반적으로 깔아놓고 있습니다. 영화 똥파리, 거인 등을 연출한 김태용 감독의 작품 여교사에는 세 명의 인물들이 욕망의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올드하고 투박한 회면 구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욕망 자체도 비밀스럽고 내면적이지 않고 급류처럼 빠르고 표면적으로 드러내 보입니다. 10년 된 남친 표상우(이희준 분)와 무미건조한 동거 생활을 이어오던 기간제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 분)는 어느 날 갑자기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 분)의 등장으로 까닭 모를 증오심으로 혜영의 존재에 대한 분노를 보여주며 적개심을 드러내 보입니다.
영화 여교사는 단 4명뿐인 정규직 교사 자리에 이사장 딸 혜영이 정규직으로 들어오면서 줄어든 자리와 동료 교사들도 혜영이 이사장 딸이라는 이유로 혜영의 각종 잡무를 효주에게 떠넘기고 효주는 학교 후배이지만 이사장 딸인 혜영에 대해 동료 교사들처럼 편승하지 않고 혜영에게 잘못한 점을 지적하며 더 강하게 더 떳떳한 척 나갑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면은 그렇지만 그것이 진정 효주의 자존심에 기인한 것이었을까 싶었습니다. 얼핏 자존심으로 보이는 혜영에 대한 효주의 반응들은 미래가 불안한 남자친구와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 모든 부당함을 참아야만 하는, 결혼도 출산도 모두 미뤄야만 하는 그렇게 참고 미루어도 된다는 보장이 없는 삶의 암울함이 채색되어 혜영에 대한 적개심으로 거칠게 드러납니다.
혜영(유인영 분)은 이사장의 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이득 속에 살아가며 효주(김하늘 분)가 갖은 업무 속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살아가도록 얻지 못한 정교사를 부임과 함께 달고 오기도 합니다. 사람들과의 친화력 속에 많은 사랑을 받고 번듯한 정혼자도 있지만 그런 그녀조차도 남들은 모르는 비밀스러운 혹은 남들은 알면 안 되는 치부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어린 남학생 재하(이원근 분)와의 비밀스러운 만남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는 효주에게 재하와의 만남의 현장을 들키며 약점을 잡히기 됩니다. 자신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혜영에게 끊임없는 열등감과 적개심을 드러내는 효주와 그런 효주의 또 다른 약점을 잡아 상황을 역전시켜야만 하는 혜영 그리고 그 틈 바구니 속의 어리지만 영악한 남학생과의 격정 멜로 치정극이라는 문구와는 달리 영화 여교사는 끈적거리거나 격정적인 애정과 섹스 신이 결여된 대신 메마르고 척박하며 대신 우울과 공허, 짜증과 분노. 모멸감과 역겨움들만 이 영화 전체를 수놓습니다.
김하늘, 유인영, 이원근 주연 영화 여교사는 비정규직 여교사의 고단한 삶과 금수저와 흙수저, 그리고 원조교제 등 21세기 대한민국의 수많은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려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김하늘의 사이코패스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렵고 힘든 삶이라고 해서 무작정 측은지심이 드는 것도 아니고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겪는 김하늘의 삶의 행보가 자연스레 그려지기도 합니다. 결코 동정조차 가지 않는 김하늘의 연기와 안타까운 죽음을 맞는 유인영으로 인해 영화 여교사는 역변을 일으키며 그 어느 것 하나도 잡지 못하며 흐지부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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