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다 스윈틴,제이크 질렌할,안서현 주연 넷플릭스 영화 옥자/
사랑스러운 슈퍼돼지 옥자와 미자의 해피엔딩 삼만리
넷플릭스와 합작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당시 극장과 TV에 동시 상영이라는 이례적인 마케팅으로 화제가 되었으며 미국의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84%의 신선도를 기록하기도 했고 BBC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동물과 인간 간의 씁쓸한 이야기이며 슈퍼 돼지 옥자를 통해 가축 산업의 발전에 대한 생태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평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틴(루시 미란도 역),제이크 질렌할(죠니 윌콕스 박사 역),폴다노(제이 역),릴리 콜린스(레드 역),스티브 연(케이 역),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등이 출연하며 한국 배우로는 변희봉과 미자 역의 안서현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옥자는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분)가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슈퍼 돼지 26마리를 자연 발생적으로 태어난 유일한 품종이라 속인 채 전 세계 농가에 무상공급, 각 나라의 스타일에 맞게 키우는 일명 슈퍼 돼지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루시 미란도는 그녀의 쌍둥이 자매 낸시 미란도가 호수를 폭발시킬 만큼 환경보호에는 전혀 신경 쓰지도 않던 인물로 낸시가 저지른 사태를 수습하고 회사를 재건하기 위해 거짓 슈퍼 돼지 프로젝트를 기획합니다. 영화 속에서 그녀의 아버지와 낸시는 사이코패스라는 말 한마디로 요약되지만 회사를 재건하고 이미지 쇄신을 위해 루시 미란도 역시 기만과 술수를 사용하며 그들에 못지않음을 보여줍니다.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슈퍼 돼지들은 세계 26개국으로 나가게 되고 그중의 한 곳이 대한민국 강원도 두메산골 미자(안서현 분)와 미자의 할아버지(변희봉 분)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미자는 마치 미래소년 코난의 소녀판처럼 산 곳곳을 슈퍼 돼지 옥자와 종횡무진 누비며 끈끈한 우정을 쌓아갑니다. 미자의 할아버지가 미자의 부모 산소에서 우리 두 가족이라고 할 때 미자는 우리 셋이라며 옥자를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며 슈퍼 돼지라고는 하지만 하마를 닮은 얼굴과 코끼리만큼 큰 몸집은 옥자가 슈퍼 변형 유전자의 산물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옥자와 미자에게 그런 어른들의 일은 딴 나라 세상 일, 둘이서 자연 속에 방목되어 미자와 옥자는 첫사랑처럼 서로에게 애틋하며 같은 언어가 아니어도 마음을 읽고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슈퍼 돼지 옥자는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러움이 물씬 묻어나는 캐릭터였는데 미자의 손을 벗어나 미국으로 끌려가는 여정은 사실 마음이 아플 정도였습니다.
10년 동안 다른 어떤 나라 슈퍼 돼지들보다 크고 건강하게 자란 옥자를 보러 죠니 윌콕스 박사(제이크 질렌할 분)가 강원도 미자의 집까지 오게 되는데 사실 옥자를 미국으로 데리고 가려고 온 발걸음이었습니다.미자 할아버지는 손녀가 상처 받을까 봐 미자를 부모님 산소로 데리가 간 후 타이를 생각으로 옥자를 샀다고 거짓말한 후 구입한 순금 황금 복 돼지까지 주며 달래 보지만 미자는 옥자를 찾으러 서울로 향하게 됩니다. 결국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루시 미란도는 말할 필요도 없고 할아버지나 옥자를 관리하던 사람들 모두 옥자를 하나의 상품으로만 보았을 뿐, 살아있는 생명으로 여기진 않았습니다. 물론 여기에 비밀 동물보호단체 ALF의 사람들을 만나기 전까진 말입니다.제이(폴다노 분)와 레드(릴리 콜린스 분) 그리고 케이(스티브 연 분)등 비밀 동물보호단체 ALF의 대원들은 옥자가 미국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비밀 사육장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당하리라는 것을 알고 옥자를 중간에 빼돌려 몰카용 비디오를 옥자의 귀에 이식한 후 증거를 수집하여 미란다의 악행을 전 세계에 폭로할 계획이었지만 미자가 중간에 옥자를 빼내는 바람에 계획이 어그러지자 미자에게 자신들의 계획이 성공할 수 있도록 승낙을 구하지만 미자는 옥자와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물론 미자의 바람과는 달리 케이가 중간에서 통역을 오역하면서 ALF 대원들은 미자와 옥자만을 남겨두고 탈출하고 옥자와 둘이 남아버린 미자는 미란도 코퍼레이션 직원들에 의해 체포된 채 끌려나가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옥자의 주제는 명확해 보입니다. 미란도 코퍼레이션 CEO 루시 미란도가 슈퍼 돼지 프로젝트를 열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유전자 조작으로 낳아 사육한 슈퍼 돼지는 식품공급용 상품으로 길러진 후 도살됩니다. 하지만 슈퍼 돼지의 소비자들 인식이 유전자 식품에 대해 부정적이자 친환경적이며 자연 배양으로 낳은 세계에서 유일한 돼지라고 거짓 선전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은 비위생적인 사육환경과 비인간적인 슈퍼 돼지 실험 현장들과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 마치 짐짝처럼 놓여 도축되는 돼지들과 그 과정에서 생산된 소시지와 고기들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이 비춥니다. 생명을 생명이 아닌 상품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현재의 자본주의의 민낯이기도 합니다. 영화 옥자는 생명조차 자본화되어 가는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옥자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 스토리는 개고기를 식용하는 문화를 가진 아시아 국가나 우리나라에 대해 질책하듯 따지는 유럽과 미국인들에게 너희도 고기를 먹지 않으랴. 식용 문화는 각 나라의 고유문화이며 애완동물이 아닌 돼지나 소 역시 가족이라면 식용할 있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과 서구사회의 난센스에 대한 질책 던져주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할리우드의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영화가 옥자이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배우는 겨우 13살의 아역배우 안서현과 CG로 완성된 옥자입니다. 옥자와 미자가 강원도 산골에서 나누는 우정은 미자가 미국까지 달려가 옥자를 구해오기 위한 여정의 밑거름이었으며 미래소년 코난을 능가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고 익사이팅 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비록 슈퍼 돼지라는,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인류의 안방에서 사랑받는 동물은 아니지만 돼지도 사람과 정을 나누고 살아가면 가족이 될 수밖에 없음을 영화 옥자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엔딩에 가서 미자가 옥자를 구해내는 거래 장면은 옥자를 구하기 위한 긴 여정의 피로도에 의해서인지, 옥자를 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는 했지만 그럼으로 더욱 서글퍼지게 하기도 했습니다. 옥자와 미자는 결국 자본을 통해 강원도 집으로 돌아와 평화와 안식을 얻을 수 있었는데 미자라는 소녀를 통해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 속 형사나 괴물 박강두처럼 루시 미란도의 만행을 기억하는 유일한 존재로 남게 되지만 설국 열차의 남궁민수처럼 고착화된 시스템에 도전하지는 않습니다. 미자는 옥자를 통해 시스템 밖으로 나가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옥자 때문에 그 시스템에 타협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비록 엔딩 자체는 마치 이웃집 토토로와 메이처럼 평화로운 모습을 연출하며 따뜻함을 선사하지만 할아버지가 준 황금 복돼지가 없었다면, 그 엔딩은 비극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현실 세계에서는 또 다른 미자와 옥자가 통조림 속 고깃덩어리가 되어 살해당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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