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이 없는 이의 현실의 지독한 고독_홍상수,정은채 주연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홍상수, 정은채 주연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기댈 곳이 없는 이의 현실의 지독한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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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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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연출,정은채 주연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제6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주연배우인 정은채에게 각종 수상 기록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정은채는 제22회 부일영화상 신인 여자 연기상을 비롯하여 제14회 부산 영화평론가 협회 상 신인여우상, 제33회 한국 영화평론가 협회 상 여자 신인상, 제5회 올해의 영화상 신인여우상, 제1회 들꽃 영화상 여우주연상 등의 영예를 안겨줍니다.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996),강원도의 힘 (1998), 오! 수정 (2000),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4),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08), 하하하 (2010),옥희의 영화 (2010),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2015), 강변 호텔 (2018) 등을 연출한 홍상수 감독의 연출작으로 주연배우들로는 해원 역에 정은채,성준 역에 이선균,진주 역에 김자옥,후원 역에 기주봉,중원 역에 김의성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시놉시스는 대학생 해원(정은채 분)은 학교 선생인 성준(이선균 분) 과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 합니다. 내일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엄마(김자옥 분)와 만나고 우울해진 해원은 오랜만에 성준을 다시 만나고 그날 식당에서 우연히 같은 과 학생들을 마주치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가 알려지게 됩니다. 해원은 더 불안해지고, 성준은 둘이서 어디론가 도망을 가자는 극단적인 제안을 하는데..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 2012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 2012

일단 홍상수 감독 작품 내의 여배우들은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일상적인 매력(물론 그것조차 영화적인 설정이지만 적어도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과도한 메이크업은 없다)이 돋보이는데 해원 역의 정은채 역시 그런 기준점에서 바라보면 매우 독특한 매력이 있는 여배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의 시작은 해원의 엄마 진주(김자옥 분)와의 이별 장면입니다. 해원은 영화 초반부터 가족이라는 틀의 해체를 경험하는데 해원은 자신을 꼭 안아주는 어머니의 꿈까지 꾸지만, 현실에서의 오직 떠날 생각만 하는 엄마를 만나게 됩니다. 되지 않은 미스코리아 워킹 재롱도 피워보지만 이미 준비되어 있는 이별 앞에선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 2012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 2012

홀로 서야 하고 살아가야 하는 해원은 현실적 고독 앞에서 연락하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연락을 하는데 오직 해원의 기억 속에서 연락하지 말아야 할 그 사람과의 과거만이 가장 최근에 사랑받은 기억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습니다. 만나고, 포옹하고 키스하는 찰나의 순간은 늘 좋지만 누군가의 해원이길 바라는 해원의 바람과는 달리 모두 앞에서 그녀는 늘 부정당하고 삭제 당합니다. 그리고 이별을 고하지만 다시 연락 온 그 남자, 작은 행복이라도 만족하고 계속 만나고 싶지만 남자는 자신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모욕합니다. 자신과 헤어진 기간 동안 다른 남자를 만났다며, 해원은 외로웠고 고독했기에 사랑하는 그 남자를 놓아주려 했던 것임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 2012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인정받지 못하고 이별 앞에 놓인 현실과는 다른 꿈을 꿉니다. 그 꿈속에서는 오직 좋은 사람들만 등장하는데 해원에 세 계속 관심을 가져주는 영화 교수와 등산길에 막걸리를 따라주는 친절한 등산객 아저씨 그리고 그런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응원 속에 용기를 내어 해원은 남자와 화해까지 하지만 그것은 모두 꿈이었다는 것입니다. 해원이 꾼 꿈의 정체는 작은 친절마저 붙잡고 싶은 고독의 변형이었을까? 해원은 끊임없이 사랑을 받고 싶어하고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이기도 합니다. 온 세상이 다 나를 등지고 돌팔매질을 해도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 소망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해원에게는 그것이 너무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해원은 이미 떠나갔거나 스쳐 지나갔지만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들의 기억이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현실의 모순적인 만남과 비례하여 환상과도 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작은 친절마저 그리워하는 해원의 모습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못내 씁쓸한 마음이 그림자처럼 길게 늘어서 서러움이 깊어져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