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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폐라뮤지엄/詩폐라뮤지엄-영화 인사이드

일제 생체실험에 목숨을 잃은,시대에 함몰된 천재시인_강하늘,박정민 주연 영화 동주

by 마음heart 2021.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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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생체실험에 목숨을 잃은, 시대에 함몰된 천재 시인/

강하늘, 박정민 주연 영화 동주


동주.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서시序詩윤동주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로 시작되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신물 나도록 듣고 외우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윤동주 시인이 스크린에서 100여 년 만에 살아났습니다. 이준익 감독이 윤동주를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호기심과 함께 영화 속에서 윤동주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호기심이 일었는데 결코 드라마틱하지 않을 것만 같은 시인의 삶을 암울한 일제강점기와 대비하여 천재 시인이 아닌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어두웠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영화 내내 흑백으로 처리하며 윤동주와 송몽규 간의 내적 갈등과 시인이었지만 동시에 한 시대를 걸어 나가는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윤동주의 심적 갈등과 고뇌를 잘 표현해냈다 할 수 있습니다.

동주.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동주.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와 송몽규가 가졌던 꿈들은 당시의 암울한 시대상황을 생각하면 쓰레기통에 버려질 개인의 사치였을지도 모릅니다. 21세기에서 나고 자라났다면 자신이 가진 꿈을 꾸고 그 꿈에 매진하고 도전했을 기회라도 있었을 이 두 청년은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적 공기의 흐름을 온몸으로 맞닫으며 번뇌하고 고민하며 그 시대적 흐름 앞에 매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이준익 감독은 윤동주라는 인물을 그려내면서 바로 그 시대의 공기를 스크린에 끌어와 관객들에게 시인 윤동주와 인간 윤동주 그리고 대동아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개인주위를 말살시키고 전체주의와 군국주의로 정신병을 앎으며 파국으로 치닫는 일본과 식민지 조선의 미약하고 힘없는 청년 윤동주를 직시합니다.시를 사랑하고 시에 재능이 있었지만 그 시를 쓰고 시인이 되는것에 부끄러워했던 청년 윤동주가 한없이 안타깝고 가슴 저미도록 슬펐던건 윤동주 뿐 아니라 나 역시도 그 시대라면 개인의 삶은 철저히 파괴되고 함몰될 수 밖에 없으리라는 연대감과 동질성을 함께 느꼈기 때문입니다.

동주.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동주.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강하늘(윤동주 역)의 우수에 찬 눈빛과 표정 그리고 박정민(송몽규)의 우직하면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우국충정의 젊은 혈기가 어우러져 어떤 때는 윤동주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하고 또 어떤때는 서로의 가치관이 충돌하며 불협화음을 내기도 하지만 그것 조차 청춘이라는 이름 앞에 붙는 시행착오의 과정은 아닐는지, 하지만 단 한 번의 시행착오가 죽음으로 내몰리거나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져들게 하는 그런 시대에 살았던 동주와 몽규의 시대, 일반적인 상업영화가 판치는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동주는 사실 상업적인 코드가 배제된 위험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 전체를 흑백으로 보여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상업영화와 할리우드 영화의 틈 바구니 속에서 숨쉬기조차 힘들겠지만 마치 이준익 감독은 영화의 생명력을 일제 강점기의 동주나 몽규처럼 위태스럽게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흑백이 주는 효과는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동구 밭 과수원길에서 마치 먼길 떠나는 자식을 마중하는 어머니의 손길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머무르고 머무릅니다. 또한 새삼 이준익이라는 감독이 역사를 바라보는 진지한 방식과 통찰력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습니다.

동주.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동주.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암흑의 시대에 살며 친구 송몽규의 투쟁을 외써 외면하고 시인으로만 살고 싶었던 젊은 날의 동주, 삶이란 것이 각자의 선택으로 길이 나뉘지만 몽규도, 동주도 그러할 수 없었던 시대적인 상황들. 조선의 글자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시집 하나를 내기에도 위험천만했던 시절 속에 내던져진 동주는 그 위험한 시대를 맨몸으로 받고 살아가는 친구 몽규의 삶 앞에서 시인으로만 남고 싶어 한 자신을 부끄러워합니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동주의 마음은 그런 시대의 공기와도 맞물린 처절한 자기애와 시대애와의 충돌이었으며 자아성찰과도 같습니다.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함께 우리 국민이라면 저절로 외워지는 서시의 아름다운 시어들, 흑백 화면으로 채워진 영화는 언제부턴가 동주와 몽규가 살아왔던 당시의 시대처럼 흑백 엽서와 같이 아름다우면서 한 편의 시집처럼 찬란하고 유려한 화면으로 빛을 발합니다. 염치를 땅에 내려놓고 수치심조차 잃어버린 짐승의 시대에 아름다운 꿈을 꾸며 시처럼 살고 싶어 했을 천재 시인 동주와 조국의 광명을 꿈꾸며 전사처럼 돌진하려 한 사나이가 스러져가야만 했던 시대, 시인이기를 부끄러워했던 염치와 수치심이 가득했던 청년이 밤하늘에 시가 되어 빛나듯 영화 동주 역시 자극적인 상업영화의 홍수 속에 빛나는 한국영화일 수밖에 없으며 꼭 한번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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