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L.잭슨 분,캐리 앤 모스 주연 영화 언싱커블/
인권과 테러 사이의 딜레마와 정체성의 혼란
우리에게는 간혹 딜레마라는 현상을 살아가며 겪게 되는데 영화 언싱커블은 인권과 테러라는 양립할 수 없는 딜레마를 극명하게 대비시켜주며 인물들 간의 심리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입니다. 미국인이지만 이슬람 신앙을 가지고, 유수프 아타 모하메드라고 개명한 스티븐 아더 영거가 테이프를 보내면서 시작되는 영화 언싱커블, 영화 투핸즈(1999),버팔로솔저(2001),네드켈리(2003),인포머스(2009)등을 연출한 그레고 조단 감독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사무엘 L. 잭슨,캐리앤 모스,마이클 쉰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언싱커블 시놉시스는 아랍 출신의 전직 미군 핵무기 전담 요원 영거(마이클 쉰 분)는 미국 주요 도시의 중심가에 핵폭탄을 설치하고 협박 비디오를 미 정부에 보내지만, 곧 미 국토 안보부에 체포되고, 핵폭탄의 소재를 알아내기 위해 고문 전문가 H(사무엘 L.잭슨 분)가 테러리스트 영거를 비인간적으로 고문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H와 함께 수사에 참여하게 된 FBI 요원 브로디(캐리 앤 모스 분)는 H의 비인간적인 고문에 반발하게 되면서 H와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게 되고, 테러리스트 영거는 잔인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핵폭탄 설치 장소를 두고 H, 그리고 브로디와 맹렬한 공방을 벌이는데…
영화 언싱커블의 핵심은 바로 딜레마입니다. 영거가 숨겨놓은 핵무기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일반적인 취조로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시간 내에 장소의 위치를 알아낼 수 없다 판단한 미 국토 안보부는 고문 전문가 H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H는 고문 시작부터 손가락을 자르는 고문을 시작하지만 FBI 요원 브로디는 고문에 반대하며 범죄자의 인권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호소력으로 영거를 설득하려 애씁니다. 하지만 무수한 사상자를 낼 수 있는 테러 위협 속에서 고문을 강행해야 한다는 H의 입장과 서로 충돌하고 영거의 계획이 관철되어가자 결국 H는 최악의 수단까지 동원, 영거의 자백을 이끌어내려 합니다.
영화 언싱커블은 기본적인 인권이 대의를 위해서 침해되어도 되는가에 대한 사회적인 질문인 동시에 우리들을 향한 물음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911 테러를 염두에 두고 이게 옳은 일인가, 고문과 같은 범법행위가 용납될 수 있는가, 그래도 인권을 지켜야 하는가?라는 모순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인간 심리 변화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언싱커블에서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심문대상이 스스로 실토하게끔 지속적으로 고문을 가하지만 영악한 영거는 굳은 표정을 짓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다는 듯 버티고 중요한 정보가 나오지 않을수록 고문은 더욱 잔인해집니다. 손톱이 아닌 손가락을 절단하기 시작하고, 물고문과 전기고문 기술이 등장하며 긴 시간 동안 잠을 재우지 않고, 거꾸로 매달아 놓기도 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영거의 아내와 아이들을 고문실로 데려와 그들에게 총구를 겨눈 채 영거에게 폭발물의 위치를 실토하지 않으면 차례로 방아쇠를 당기겠다고 협박하기까지 합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자, FBI 요원인 브로디는 심문팀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반발하고, 이제 그만두라고 외칩니다. 영화 언싱커블에서는 인간성에 대한 고찰을 보여줍니다. 미국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하면서 테러행위와 협박을 저지른 영거는 분명 범죄자지만 그를 둘러싼 두 사람의 모습을 보자. 브로디는 법과 양심을 대변하면서, 절차에도 어긋나고 인권을 짓밟는 고문을 막기 위해 노력합니다. 반대로 고문기술자 H는 범죄자를 상대로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라며 자신의 행위를 두둔하고 핵폭탄의 소재를 알아내기 위해서 모두 간절하게 바라지만, 정작 손에 피를 묻힐 사람은 자신 뿐이라고 말합니다. 영화는 테러와 고문이 모두 다른 진영에서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이것이 끝없는 폭력의 사슬을 이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특히 FBI 요원 브로디와 H의 신념을 향한 설전이 볼만한데 비록 핵폭탄을 숨겨놓은 용의자일지언정 비인간적인 고문은 용납할 수 없다는 브로디와 고문기술자 H는 극악한 고문 기술을 동원하지 않으면 수없이 많은 인명이 살해된다며 고문의 유용성을 설파합니다. 실제로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중앙정보국(CIA)은 테러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끔찍한 고문을 해왔으며 일명 선진 고문 프로그램으로 이름 붙은 개발 사업에 9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되었고, 불법 고문 매뉴얼에 따라 중앙정보국이 아프간과 폴란드 등 해외 비밀기지에 구금한 테러 용의자 119명을 상대로 행한 고문 실태는 실로 잔인했는데 성고문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의 고문이 벌어졌고, 물고문과 가족 살해위협까지 포함되었다고 전해집니다.영화 언싱커블에서도 처음엔 인권을 중시하던 브로디가 고문이 효과 있긴 하느냐고 고문 자체보다는 정보를 얻어내느냐 여부에 관심을 갖게 되고 브로디가 혐오하던 H처럼 가해자의 입장으로 점점 변화해가며 H는 영거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문의 수위를 계속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영거의 마음을 꺾지 못하는 고문을 계속해야 하는가 고뇌하는 등 영화 언싱커블은 인물들 간의 심리묘사와 변화가 상당히 볼만한 영화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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