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본능의 경계선상에 놓인 무인도 속 25명의 아이들의 문명과 야만의 충돌/
영화로 보는 윌리엄 골딩의 고전문학 파리대왕
윌리엄 골딩 William Golding의 1954년 소설 파리대왕을 1990년 해리 훅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 영화 파리대왕입니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은 세계 문학의 고전으로 파리대왕은 윌리엄 골딩의 대표작이자 198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윌리엄 골딩(1911~1993)은 1935년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 교사 생활을 하던 중 2차 세계 대전 기간 중에는 해군에 복무했으며 전후에는 다시 교직에 복귀 파리대왕을 펴내기도 합니다. 이외의 작품으로는 후계자들(1955), 핀처 마틴(1956), 자유낙하(1959), 투명한 암흑(1979), 부커 상을 받은 통과의례(1980)와 수필집 움직이는 표적(1982) 등이 있습니다. 영화화된 파리대왕은 1963년도 피터 브룩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한편 더 있으며 오늘 소개하는 작품은 해리 훅 감독의 1990년도 작품 파리대왕입니다. 해리 훅 감독은 노예소년 망기,라스트 아파치 등의 작품 등을 연출했으며 영화 파리대왕의 출연배우로는 발타자 게티,크리스 퍼,다누엘 피폴리,제임스 뱃지 데일,앤드류 터프트,게리 룰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파리대왕 시놉시스는 핵 전쟁으로부터 안전한 장소로 옮겨가기 위해 25명의 어린 소년들을 태우고 가던 비행기가 추락 사고로 바다에 떨어지고 부상당한 조종사와 그를 구하려 위험을 무릅쓰는 소년 랄프, 피기, 로저 등은 무인도에 상륙하게 됩니다. 무인도엔 갇힌 이들은 랄프와 피기의 지휘로 먹을 것과 지낼 곳을 마련하고, 조종사를 보살피고, 구조 신호불을 피우는 등 질서 유지를 위해 규칙을 만들어 문명 상태를 유지하려는 활동을 시작하지만 잭과 로저가 따로 갱단을 만들어 스스로 사냥꾼이라 부르면서 일행으로부터 이탈하고 맙니다. 그리고 아이들 사이에 섬에 괴물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아이들은 안전을 위해 잭의 갱단에 하나, 둘씩 들어가고, 마침내 랄프와 피기만 남게 됩니다. 광기에 찬 잭과 로저는 더욱 포악해지고 피기마저 죽음을 당하자 랄프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잭으로부터 도망치게 되지만..
모험담이나 성장영화가 아닌 디스토피아적 이야기
영화 파리대왕은 25명의 아이들이 바다에 불시착, 이후 무인도에 상륙한 뒤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데 한, 두 명의 조난자 이야기가 아닌 20명이 넘는 무리이자 단체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집단 간의 알력과 갈등이 생겨나고 그 갈등구조 속에 인간의 본성과 정체성에 대한 사유를 담아내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 파리대왕에서 무인도에 떨어진 아이들은 두 갈래로 나눠지는데 소위 랄프 파와 잭파로 갈리는데 이 두 집단은 문명을 지키려는 집단과 본능과 야만으로 움직이는 집단으로 나눠집니다. 즉, 이 집단에는 개인주의는 철저히 무시된 채 집단 속에 속하지 않으면 철저히 배척되는 모습으로 철저한 이분법이 형성됩니다. 아이들을 철저히 규칙과 질서라는 울타리 속에 가두려는 현대 사회의 초기 모습을 랄프를 통해 보여주고 그에 반발한 잭은 본능에 이끌려 사냥만을 일삼는 야만으로 묘사되며 그 속에 개인의 의사나 자유 따위는 없다는 것입니다.
문명과 야만_이분법의 세계,이성과 광기
영화 파리대왕은 인간 내면의 본성을 들춘 작품이며 내러티브에 포진한 상징과 함께 여러 가지의 정황들로 인해 집단적인 갈등이 어떻게 발생하고 일어나는지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 파리대왕을 떠나 원작 소설 파리대왕 자체가 청소년 권장 도서 목록에 매년 선정될 만큼 영화적 완성도를 차지하고 꼭 봐야 할 명작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소설에서 랄프와 잭의 대립을 이분법적인 사고로만 바라보기에는 섬에서의 상황 자체가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기에 고심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질서유지와 함께 구조를 대비해 불을 항상 켜놓자는 랄프의 의견은 분명 합당하지만 잭이 사냥을 통해 일단 먹거리를 확보하자는 의견 역시 무작정 무시할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잭의 사냥은 랄프가 지도자로 선출된데 따른 불만 표출과 자신의 패거리를 확보하려는 이중적인 계산의 산물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패거리가 갈리고 나서도 문명과 야만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잭은 어느 순간 문명과 야만의 경계선상에서 넘어서면 안 되는 선을 넘어서고 맙니다.
베엘제붑(악마):파리대왕
잭은 랄프와 달리 사냥을 통한 야만의 세계로 들어섰지만 초창기에는 단순히 랄프와 반대되는 노선으로 걷지만 점차 잭과 그의 사냥꾼들은 새끼를 돌보고 있는 커다란 암퇘지 하나를 잡아 그 머리를 장대에 꽂아 섬의 괴물에게 제물로 바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다가 섬의 괴물을 조사하던 사이먼이 괴물의 정체가 조종사의 시체였다는 것을 알아내고 잭과 사냥꾼들에게 알리려 하지만 요란한 춤을 추며 반 즈음 미쳐있던 그들은 사이먼마저 죽여 광기의 제사를 지내고 랄프와 피기가 훔쳐간 안경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자 피기까지 돌로 쳐 죽인 뒤 랄프의 생명까지 위협하기에 이릅니다. 피기의 안경은 문명의 이기이자 상징이기 때문에 잭이 사냥을 통해 야만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랄프의 지배(질서와 권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 살인과 함께 결국 힘으로 문명의 상징을 약탈하기에 이르는 등 인간이 사회적 규범과 교육 등으로 잠금장치해놓은 힘을 가진 자의 약탈을 통한 소유의 영역이 무너지게 됩니다. 현대사회는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선 돈이 있어야 하며 그 돈은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어야 생성되지만 야만적인 사회에서는 탐나는 남의 것을 전쟁과 약탈로 빼앗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고전 명작을 영화화한 파리대왕은 어린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현대사회의 민낯을 유감없이 파헤친 수작이기에 추천해드릴 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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