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네고시에이터 현빈, 손예진 주연 한국영화 협상/
설득의 미학 대신 감성에 호소하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두 주인공 손예진과 현빈이 주연을 맡아 2018년 개봉한 영화 협상,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 배우와 꽃미녀 배우의 조합만으로도 기본 500만 관객은 들 것만 같던 영화 협상은 그러나 현빈과 손예진이라는 배우들의 비주얼은 마치 로맨스 영화에만 특화된 것처럼 잔인한 인질범과의 협상에서 냉철하고 상황 판단에 뛰어난 네고시에이터 Negotiator를 연기하기에는 손예진의 빛나는 미모와 함께 영화 전반적으로 설득의 미학 대신 감성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하고 맙니다. 보통 우리들은 협상가, 네고시에이터 Negotiator들을 범죄 현장에서 인질 석방을 두고 범인과 협상하는 전문가를 총칭하지만 네고시에이터는 다양한 종류의 프로젝트를 부여받아 상대편과 협상을 모든 종류의 직업인을 협상가. 네고시에이터라고 부릅니다만 가장 어렵고 힘든 곳은 바로 인질극을 펼치는 범죄현장이며 그곳에서 협상가는 그 누구보다 가장 냉철하게 범인과 각종 상황을 유동적으로 살피고 대응해야 하기에 설득의 달인이기도 합니다. 영화 협상은 현빈의 빛나는 악역 변신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관람객 300만도 돌파하지 못할 만큼 영화 속 옥에 티처럼 2% 부족한 연출들과 연기의 부조화스러움 역시 눈에 들어오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협상을 연출한 이종석 감독의 데뷔작이며 하채윤 역에 손예진,민태구 역에 현빈,안혁수 역에 김상호,한과장 역에 장영남,유현주 역에 이시아,이다빈 역에 이주영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협상 시놉시스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던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은 긴급 투입된 현장에서 인질과 인질범 모두 사망하는 사건을 겪고 충격에 휩싸입니다. 그로부터 10일 후, 경찰청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가 태국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를 납치하고 그녀를 협상 대상으로 지목합니다. 이유도 목적도 조건도 없이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민태구와 그를 멈추기 위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협상가 하채윤에게 남은 시간은 12시간, 목숨을 건 일생일대의 협상이 시작됩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위기 협상팀 경위 하채윤_손예진
영화 협상에서 손예진이 분한 하채윤은 대한민국의 협상 전문가로 나오는데 그녀는 인질범과 인질이 모두 사망하는, 충격적인 테러진압의 현장에 목격자로 살아남습니다, 그 트라우마로 인해 사퇴까지 고려하지만 이 사건이 일어난 지 10일 후에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현빈 분)의 인질극에 협상가로 앉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영화 협상에서 손예진이 분한 위기 협상팀의 협상가 하채윤의 진가를 확인할 길이 묘연해집니다. 영화 오프닝에 등장한 양재동 인질극은 인질범도, 피해자도 모두 사망하는 최악의 결과가 되었으며 민태구의 선택이 아니었다면 하채윤은 협상가로 활약할 기회를 아예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민태구와의 협상에서도 하채윤은 협상가의 덕목인 냉철한 이성과 지성으로 무장하여 인질범을 설득시키거나 협상의 근거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다가 민태구가 납치한 하채윤의 상사인 정 팀장(이문식 분)을 살해하자 끝내 이성을 잃고 분노하며 협상가로서의 본분을 끝내 잃어버리고 맙니다.
하채윤이라는 협상 전문가의 옷을 입고 영화 협상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협상 전문가의 전문적인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지만 손예진은 영화 협상에서 협상 전문가 다운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데 어떠한 상황에서도 냉정해야 할 협상가의 모습 대신 인질범의 감정에 호소하고 눈물로 대처하며 특히 영화 중, 후반부에는 국정원까지 개입된 비리와 관련된 거대한 사건조차 자기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모습 등은 현실성도 결여돼 있으며 개연성 역시 떨어진다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손예진의 연기는 내 머리속의 지우개와 같은 멜로. 로맨스 영화가 비주얼에 맞는 최적의 연기라고 여겨지지만 연기 변신 자체를 힐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전문 협상가로서의 손예진은 사실 어색하고 협상가라는 캐릭터 자체의 힘이 소멸된듯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사상 최악의 인질범 국제 범죄조직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_현빈
사실 현빈은 이병헌이나 송강호, 황정민과 하정우 등 S 급 국내 티켓파워와 연기력을 동시에 갖춘 배우의 반열에 올려놓기는 부족하다 할 수 있습니다. 현빈은 하지원과 연기한 2010년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인기로 인해 최절정을 인기를 끌며 현빈앓이를 만들기도 하지만 이후로는 이렇다 할 메가 히트작이 전무한 상황인데 영화 협상에서는 현빈의 곤궁한 상황의 반전으로 무기밀매업자이자 사상 최악의 인질범이라는 악역을 연기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긋습니다. 분명하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영화 협상에서 보여준 현빈의 악역 연기는 협상가 손예진을 압도하며 극의 흐름을 주도한다는 것입니다. 손예진과 현빈의 케미 역시 솔직히 나쁘지 않으며 현빈의 악역은 나무랄 데 없습니다. 동생 유현주의 죽음으로 인해 복수의 화신이 된 민태구는 지옥에서 돌아온 악마와도 같은 인질범의 모습을 보여주며 오싹한 한기까지 들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빈의 악역 변신에도 아쉬운 점은 분명 존재합니다. 영화 말미에 이르러 복수의 완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었던 현빈은 뜬금없이 자신을 내내 도와주고 동행한 부하들조차 뿌리치고 홀로 총격전을 펼치며 영화 협상 속에서의 제한된 공간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흥행이라는 압박감 때문인지 2018년 한국판 영웅본색을 찍기도 합니다. 영화 협상 속에서 광기 서린 악역을 선보여주지만(인질들을 살해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얻으려 하던 민태구는 결말 부분에 아쉬움 남는 선택을 하다 결국 사살당합니다.)감동과 교훈 혹은 권선징악에 대한 강박관념 탓인지 현빈이 놀랍게 분한 악역은 끝에서는 용두사미가 되는 아쉬움을 남겨버립니다.
영화 협상은 무기 밀매업자 현빈과 협상 전문가 손예진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영화 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보여주는 인물은 현빈의 민태구로 민태구는 여동생 유현주가 살해당한 양재동 인질극의 죽음을 계기로 손예진과 현빈이 화면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공간의 제약을 두고 펼쳐지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자칫 지루하고 무료해질 수도 있지만 손예진과 현빈의 연기는 이를 상쇄하고 남습니다. 하지만 좋은 시작과는 달리 끝으로 갈수록 호흡이 달리며 여러 악수를 두게 되는데 민태구가 협상가로 하채윤만을 고집하면서 국정원과 경찰청장을 비롯, 현장요원들 모두 하채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데 정작 현빈과의 협상 단계에서는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결국 현빈만이 악역으로서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잔혹한 인질범이자 살인마였던 현빈의 죽음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지만 그 죽음의 과정이 사실 많이 아쉬움이 가득한 장면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감성에 호소하는 협상가 하채윤의 연기가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영화상에서 보여주는 설득의 미학 대신 눈물과 감수성으로 호소하는 비전문가의 모습뿐이었으며 현빈은 복수에 눈이 먼 악역을 소화해내며 영화 협상 속에서 강렬한 악연 연기를 선보여줍니다. 영화 협상은 우리에게는 생소한 협상가, 네고시에이터를 소개해주지만 전문적이고 감탄할만한 협상가는 영화 협상 속에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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