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하고 불우한 삶은 구렁텅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시절/
이나영 주연영화 탈북녀 스토리 뷰티풀 데이즈
이나영 주연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척박한 동토의 제국 북한에서 탈북한 한 여성이 중국 땅에서 의지하고 기댈 곳 없이 노예처럼 살아오다 결국 남한 땅에서 술집 직업여성으로 살아오다 중국 땅에서 자신을 찾아온 아들과의 해후를 통해 십수 년 전 자신이 왜 그렇게 밖에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밝혀지는 내용이 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주된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에게는 생소한 탈북여성의 삶의 궤적을 그렸다는 데에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나름 의미 있으며 배우 이나영의 오랜 공백 후의 복귀작이기도 합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를 연출한 윤재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다큐멘터리 영화 마담 B(2016),히치하이커(2016),레터스(2017)등의 메가폰을 잡았으며 주연배우로는 엄마 역에 이나영, 젠첸 역에 장동윤(어린 젠첸 역에 설우형), 젠첸 아버지 역에 오광록, 황 사장 역에 이유준, 엄마 애인 역에 서현우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 시놉시스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한 여자(이나영 분),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젠첸(장동윤 분)과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들, 중국의 조선족 대학생 젠첸은 병든 아버지의 부탁으로 오래전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찾아 한국에 옵니다. 술집을 운영하며 한국인 남자와 살고 있는 엄마는 가뜩이나 원망을 가지고 자랐던 젠첸에게 더 큰 실망을 주고, 게다가 14년 만에 나타난 아들을 예상외로 무심하게 대합니다. 하지만, 짧은 만남 후 중국으로 돌아간 젠첸은 오랫동안 숨겨온 엄마의 놀라운 과거를 알게 되는데…
이나영이 영화 하울링 이후 무려 6년 만에 선택한 영화는 메이저 작품이라기보다는 독립영화 뷰티풀 데이즈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극장과 관객의 철저한 외면 속에 누적관객 수 6,700명의 선택에 그치고 맙니다. 하지만 두 번째 시나리오만 보고 노 개런티로 출연한 이나영의 선택과 10대 소녀에서 30대까지 폭넓은 탈북여성을 연기한 이나영이라는 배우의 오묘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기도 합니다. 사실 배우 이나영은 도시적인 마스크로 인해 탈북여성과 미스매치업 같은 의구심은 들었지만 기구한 운명의 여성과 이나영만의 오묘한 분위기가 잘 혼합되어 몰입감을 높여주는 영화가 뷰티풀 데이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느 순간부터 조선족을 담아낸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하정우, 김윤석 주연의 황해를 비롯하여 마동석. 윤계상 주연의 범죄도시, 공효진 주연의 미씽 등 조선족을 주인공으로 혹은 배경 인물로 많은 한국 영화들이 제작되는 가운데 탈북여성은 또 다른 시각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가깝지만 멀고 잘 아는듯하지만 모르는 동토의 왕국 북한 땅에서 살 수 없어 탈북해야만 했던 수없이 이름 모를 여자들 중 한 명이었던 탈북녀는 중국 땅을 거쳐서 도망가는 동안, 적지 않은 학대를 당해야만 했습니다. 북한이라는 모질기만 조국을 등진 그녀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사람들은 중국 땅에 없었으며 맨몸으로 북한을 탈출한 그녀들은 탈북 브로커의 손아귀에서 온갖 착취를 당하는데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서 탈북여성을 연기한 이나영 역시 탈북 브로커 이유준(황 사장 역)을 통해 북한을 탈출한 10대 소녀 이나영(엄마 역)은 이로 인해 엄청난 빚을 지게 되고 이 빚 때문에 오광록(젠첸 아버지 역)에게 아내로 팔려나갑니다. 그러나 이유준은, 몇 달 후에 이나영을 다시 데려가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그때 이나영이 임신을 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나영은, 오광록과 몇 년 살게 되는데 사실 이나영이 임신을 했다고 이유준(황 사장 분)은 이나영을 타박하지만 이나영의 임신은 사실 이유준이 성폭행을 하며 생긴 아이이기도 합니다.
결국 탈북녀 이나영은 아이 젠첸을 낳고 이 후 이유준은 아기를 협박하여 이나영이 따라오지 않으면 아기를 팔아치운다고 협박, 이나영은 탈북 중개인을 따라나설 수밖에 없었지만 이후 오광록이 이나영을 데려오기 위해서 이유준에게 찾아가 이유준을 폭행, 죽이려 하지만 정신이 든 탈북 브로커 이유준을 이나영이 이유준을 죽이면서 결국 이나영은 남한으로 도망가기에 이릅니다. 남한으로 도망쳐 온 이나영은 좋은 남자 서현우를 만나서 새 삶을 살게 되지만 이나영의 아들 젠첸(장동윤 분)이 엄마를 찾아 한국에 와서 엄마가 사는 모습이 매우 실망스러워합니다. 그러면서 엄마의 동거남을 폭력으로 병원에 입원시키고 엄마 이나영에게는 더러운 년이라며 욕설을 서슴지 않습니다.어린 젠첸의 눈에는 엄마의 삶이 문제가 많아 보였으며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젠첸은 중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의 노트를 읽게 되고, 엄마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알게 되면서, 젠첸은 엄마를 이해하고, 또한 사랑하게 되는데 젠첸은 다시 한국으로 와서 엄마 그리고 엄마의 가족과 화목하게 어울려서 밥을 먹습니다. 탈북녀 이나영의 삶은 굴곡지고 어두웠지만 마지막 장면은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날들이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여성의 굴곡진 삶을 그려내면서 동시에 엄마라는 모성애를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탈북여성으로 중국 내에서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며 남한으로 도망친 이나영은 아들 젠첸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반가운 감정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한국 내에서 번 돈을 중국에 보내고 늘 중국에 두고 온 아들을 생각했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북한 탈북여성의 감정은 된장찌개에 함축적으로 녹아나 있기도 합니다. 아들 젠첸은 엄마에 대한 증오가 들끓고 있기에 아들에게 밥 한 끼 먹으라며 내놓은 된장찌개를 한 숟가락도 뜨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반찬 투정하는 젠첸에게 된장찌개를 밥그릇에 퍼담아 줬지만 울음을 터뜨리며 먹지 않았던 어린 젠첸은 사실 된장찌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일기를 통해 엄마의 삶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된 젠첸은 다시 엄마의 집을 찾아 새로운 가족과 함께 따뜻한 된장찌개를 허겁지겁 먹어치우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이나영의 탈북여성이라는, 어찌 보면 그녀만의 연기 변신으로도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지만 이나영을 비롯하여 탈북 브로커 역의 황 사장 이유준과 동거남 서현우의 연기력과 아들 젠첸을 연기한 장동윤 역시 연기 3년 차 배우일 뿐이지만 건국대 영화학과를 재학 중인 실제 조선족 룸메이트의 도움을 받아 엄마를 찾는 조선족 청년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냅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여성이 굴곡진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내적 변화와 조선족 청년이 엄마를 그리워하다가 증오하고 다시 이해하는 심리적 변화 등을 잘 살리며 의외의 재미를 선사해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탈북여성 중국내 인신매매 현황
2019년 3월을 기준으로 전체 북한이탈주민 3만 2천705명 가운데 여성은 2만 3천506명으로 무려 72%에 달하며 북한이탈주민 대부분이 여성인 이유는 북한의 주요 생계 책임자가 여성인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강동완 교수의 저서 『엄마의 엄마(2018)는 중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탈북 여성들의 경험을 담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북한 여성들이 탈북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중국에서 돈을 벌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 때문이며 대부분의 북한 여성들이 이 과정에서 중개자에게 속아 인신매매나 매매혼을 당한다고 합니다. 또한 영국의 민간단체 코리아미래계획(Korea Future Initiative)은 탈북 여성들의 중국 내 인신매매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는데 성노예: 중국 내 북한 여성과 소녀들의 매매춘, 사이버 섹스, 강제결혼(Sex Slaves: The Prostitution, Cybersex & Forced Marriage of North Korean Women & Girls in China)'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중국과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인신매매 피해자 45명, 연구자, 중국인, 구출 단체 관계자들을 면담하고 그 내용을 종합해 작성한 것으로 보고서 작성자인 윤희순 연구원은 수만 명의 북한 여성, 소녀들이 중국에서 성매매 관련 거래로 착취와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으며 이런 성노예 매매 시장 규모가 1억 500만 달러(한화 약 1,282억 규모)에 이른다고 지적했습니다. 피해자들은 30위안, 즉 남한 돈 약 5,100원에 매춘을 강요당하기도 하며 1,000위안에 팔려가 강제결혼을 하게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유엔과 국제사회는 북한 여성들의 인신매매를 우려해 북한과 중국에 대책을 촉구해왔지만 북한과 중국 당국 모두 이를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중앙재판소의 박광호 참사는 2019년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인신매매란 공화국(북한)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공화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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