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한국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VS 리메이크 일본 영화 22년째의 고백/
원작과 리메이크작의 차이점 그리고 악의 고백 사가와 잇세이
2012년에 개봉한 한국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는 공소시효가 끝난 연쇄살인마가 자신의 자서전을 세상에 내고 얼굴을 드러낸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시작됩니다. 자신이 저지른 살인이라는,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르고도 공소시효가 끝나면서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하는 법의 한계와 함께 얼짱의 외모로 인해 연쇄살인마임에도 불구하고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등 미디어와 대중이라는 핫이슈 키워드도 소비되는 등 미디어의 악기능에 좀 더 냉소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화 칼날 위에 서다 (2005), 락큰롤에 있어 중요한 세 가지 (2006), 우린 액션배우다 (2008), 악녀 (2017)등을 연출한 정병길 감독의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최형구 역에 정재영, 이두석 역에 박시후, 제이 역에 정해균, 한지수 역에 김영애,태석 역에 최원영 등이 출연합니다.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시놉시스는 1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곡 연쇄살인사건. 하지만 이 사건은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가 끝나버립니다. 사건 담당 형사 최형구는 범인을 잡지 못한 죄책감과 자신의 얼굴에 끔찍한 상처를 남기고 사라진 범인에 대한 분노로 15년 간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하는데 그 후 2년 후, 자신을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밝힌 이두석이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자서전을 출간하고, 이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미남형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로 스타가 된 이두석,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미해결 실종사건을 파헤쳐 세상이 용서한 이두석을 어떻게든 잡아넣으려 하는데…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에서의 형사 최형구는 무모하면서 충동적인 모습을 갖고 있지만 리메이크된 일본판에서 형사 마키무라는 여동생을 살인범에게 잃어버렸음에도 차분하고 이성적이라는 것입니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사건을 대하는 태도 역시 한국적인 면이 살아있는데 형사 형구는 매스컴에서 나오는 모습에 분노하고 욕하고 잡아넣으려는 반면 일본판의 마키무라는 밝혀내야 할 진실이 남아있기 때문에 인내하고 한 템포 늦게 가는 경향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리메이크된 내가 살인범이다의 일본판 22년 후의 고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Memoirs of a Murderer, 2017.리메이크 일본 영화 22년째의 고백
2018년 리메이크된 일본 영화 22년 후의 고백, 후지와라 타츠야와 이토 히데아키가 주연을 맡은 22년 후의 고백 역시 기본 설정은 한국 원작의 내가 살인범이다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한국 원작의 내가 살인범이다에서는 카 체이싱을 비롯 범인에게 복수하려는 이들과 액션신에 치중했으며 최강수(조은지 분)의 화살도 위협적으로 나오며 짧은 쇼트들을 이어 붙인 장면 등은 영화를 긴박하게 진행시키는 반면 리메이크된 일본 영화 22년 후의 고백에서는 범인인 소네자키 미사토에게 복수하려는 유가족들의 움직임은 한국 영화보다는 좀 더 서서히 조여 오는 느낌인 데다 한국판에서는 그룹으로 뭉쳐 복수를 꾀하는 반면 일본판에서는 복수를 하려는 이들이 명확히 누군지 밝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22년 후의 고백은 좀 더 신의 진행에서 여유가 있는 편이며 한국 원작과는 달리 인물 수를 줄여 곁가지를 덜어내고 형사와 범인의 대립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거기엔 래퍼가 없다 (2008),SR : 사이타마의 래퍼 2 (2010),신성 카마테짱! (2011),로드사이드 퓨저티브 (2012),조커 게임 (2014),비지란테 (2017),갱구스 (2018) 등을 연출한 이리에 유 감독 작품이며 주연배우들로는 소네자키 역에 후지와라 타츠야,마키무라 역에 이토 히데아키 ,카호,노무라 슈헤이,이시바시 안나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22년 후의 고백 시놉시스는 다섯 번의 연쇄살인 사건. 나는 좌절하고 말았다. 무능한 경찰은 내가 누군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고 22년의 공소시효는 끝났다. 그래서 결심했다. 사건의 전말을 지금부터 공개하기로,
개인적으로는 일본 리메이크판이 좀 더 흥미진진했으며 몰입감이 높았는데 22년 후의 고백에서 범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방법과 강박 증세가 있는 범인의 완벽함에 치중한 반면 한국판에서는 토론회에 직접 나타난 살인자를 향한 스포트라이트와 아픔을 공유하는 준 공동체인 피해자 유가족들이 공동의 목표인 복수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에 집중합니다. 잡지 못한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서 리메이크 일본판 22년 후의 고백에서는 마키무라를 중점으로 행방불명된 동생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희망이 촉진제가 된다면 한국 원작 내가 살인범이다에서는 유가족들이 복수를 이룰 수 있을까에 좀 더 집중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두 영화의 설정 자체가 연쇄살인마가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수십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아이돌보다 더한 인기를 얻는다는 설정 자체가 소설이나 영화적 상상력의 발로로 여겨지지만 실제로 유사한 사건이 있었으며 한국 원작 내가 살인범이다는 바로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가 바로 파리인육사건의 사가와 잇세이입니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의 실존인물 파리 인육사건의 사가와 잇세이
파리 인육사건:원작 한국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와 리메이크 일본영화 22년째의 고백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살인마 사가와 잇세이(佐川一政)는 1949년생으로 사건 당시 만 32세였는데 1981년 6월 11일에 발생한 파리 인육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당합니다. 사가와 잇세이는 범행 후 체포되어 범행을 자백하였으나, 심신상실 상태라는 이유로 무죄 선고를 받았으며 범행의 경험을 토대로 1983년에 프랑스의 정신병원에 있는 동안 쓴 글은 같은 해 9월에 안개 속(霧の中)이라는 제목을 달고 책으로 출판되었으며 이 책은 20만 권이 넘게 팔려나가면서 베스트셀러가 됩니다.(우리나라에서는 악의 고백으로 출간) 이로 인해 더욱 유명세를 치르게 되자 신센죠노 아리아'라는 성인 드라마에도 출연하였으며, 타블로이드 신문에 칼럼을 게재하기도 합니다.
사가와 잇세이는 파리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일본인 유학생으로 1981년 6월 11일, 학급 동료였던 네덜란드 여성 유학생 르네 하르테 벨트(Renée Hartevelt)를 집으로 불러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이후, 소총으로 살해한 후 옷을 벗겨 사체와 성관계를 가진 후 그녀의 사지를 토막 낸 후 사진을 촬영하고 사체의 일부를 프라이팬으로 요리하여 먹는 엽기적인 행동을 저지릅니다. 6월 13일, 남은 사체를 여행 가방에 담아 불로뉴의 숲의 연못에 유기하려다 목격자에게 발각되자 도주하였는데 사체를 발견한 목격자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자, 다급해진 그는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고 일본으로 도주를 시도하였지만, 이틀 후인 6월 15일에 체포당합니다. 체포 직후 범행을 자백하였으며 정신감정을 위해 병원으로 보내졌지만, 의사가 그가 1살 때 앓은 장염을 뇌염으로 오인해 심신상실이라는 판정을 내려 불구속기소 처분을 받게 됩니다. 심신상실로 그는 무죄가 선고되고, 교도소가 아닌 앙리 코란 정신 병원에 무기한 입원 조치 되었으며, 14개월 후 국외 추방되어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도쿄 도립 마츠자와 병원에 입원하였지만 1년 후인 1985년 8월에 퇴원합니다. 일본 경찰은 귀국한 그를 체포해 재판에 회부하여 처벌할 방침이었지만, 프랑스 경찰 측은 불기소 처분된 사람의 수사자료는 제공할 수 없다며 수사자료의 인도를 거부하여 결국 처벌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사가와 잇세이는 범행 이전부터 일반적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성도착증을 종종 드러내곤 하였으며, 고교시절에는 정신과 의사에게 인육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자주 의논했지만 의사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합니다. 와코 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인근에 사는 중년의 독일인 여성을 먹을 목적으로 자택에 침입하다 체포되었으며, 당시 구리타 공업의 사장이었던 그의 아버지 사가와 아키라의 합의금에 고소가 취하되었습니다.
사가와 잇세이는 미숙아로 태어났고 의사로부터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지만 일본에서 큰 사업가로 알려진 그의 아버지 사가와 아키라는 불쌍한 아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겠다는 결심 하지만 의사의 말과는 다르게 사가와 잇세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았지만 신체 발육은 좋지 않아 키는 150cm도 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신체에 상당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사가와 잇세이는 상대적으로 체구가 큰 여자들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서양 여자들에게 특이한 판타지를 품게 되었으며 여자들을 요리해 먹는 인육을 꿈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던 사가와 잇세이는 파리에서 자신이 꿈꿔왔던 이상형인 여성을 만나는데 그녀가 바로 사가와 잇세이에게 살해당한 르네 하르테벨트입니다.영화에서처럼 자신의 범행을 담은 책을 출간하고 인기 연예인급의 인기를 얻고 지금도 잘 먹고 잘 사는 사가와 잇세이는 영화가 현실의 연결점이자 현실이 영화보다 더 참혹하게 냉정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는 복수를 이루지만 사가와 잇세이는 자신을 믿던 프랑스 여자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그 시체를 강간, 인육을 먹고 사체를 유기까지 하지만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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