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라 그래닉 감독의 힐링 영화 흔적 없는 삶/
소유와 무소유에 대한 깊은 성찰
영화 Leave No Trace, 흔적흔적 없는 삶은 제20회 서울 국제 여성 영화제 상영작이자 관객 평점 100%로 호평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 흔적 없는 삶은 자막이 굳이 필요 없을 만큼 아름다운 대자연을 배경으로 부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힐링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보편적으로 인간의 삶은 이름을 남기고 자식을 남기고 유한한 삶에 자신이 살아왔다는 뚜렷한 족적을 남기려 하는 열망과 욕망의 인생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삶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면 바로 영화 흔적 없는 삶이 나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영화 뱀의 먹이, 절망의 끝, 윈터스 본, 스트레이 독 등을 연출한 데브라 그래닉 감독의 작품으로 벤 포스터와 제프 코너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흔적 없는 삶 시놉시스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끝자락에 위치한 광활한 삼림지역 국립공원 포레스트 파크에서 수년간을 숨어 지내온 10대 소녀와 그녀의 아버지가 어느 날 사람들의 신고로 발각, 결국 사회복지국의 지도하에 현실 생활에 적응해야 하지만 딸과 달리 아버지는 적응을 하지 못합니다. 결국 다시 아버지와 딸은 사회복지국에서 마련해준 임대주택을 떠나 숲속으로 떠나지만..
우리는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난 이후 알게 모르게 경쟁이라는 삶 속으로 떠밀려져 나갑니다. 학창시절에는 또래들과의 학업성적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사회에 나와서는 안정된 직장과 노후보장, 사회적 지위에 온 생을 바쳐 일을 하고 삶을 헌신적으로 투자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삶이 정답이라고 명확하고 확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들이 또한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경쟁이라는 삶은 그다지 매혹적이지도 행복을 안겨다 주지도 않습니다. 광활한 삼림지역 국립공원 포레스트 파크에 터를 잡고 살아가던, 하지만 단속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 특수요원처럼 도망치는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던 이 묘한 부녀의 삶은 노숙자의 삶처럼 보이지만 숲 자체가 부녀에게는 유일한 안식처이자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우리들 시선에는 열악한 여건이지만 아버지와 딸은 불만 없이, 아니 도리어 그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영화 흔적 없는 삶 속에서 숲 속에서 살아가던 부녀가 결국 사회복지국의 지도하에 현실세계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에 맞닿자 딸은 순응하며 잘 적응하지만 아버지는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한 증상을 보이기까지 합니다. 영화 속에서는 아버지의 트라우마가 정확히 어떻게 생기고 딸을 데리고 숲 속에서 지내며 사람들을 피해 다닐 정도로 얼마만큼 깊은 상처인지 설명을 하진 않지만 사람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오직 숲과 산에서 살려는 고집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마치 DNA 자체가 늘 떠나야 하는 사람처럼 흔적 없는 삶을 살아가는 부녀의 모습은 어떤 면에서는 측은지심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어떤 점에서는 소유의 집착을 내려놓고 완전한 무소유의 삶을 살아가고 실천하는, 진정한 자유인을 느끼게도 해줍니다.
마치 동양의 무소유 사상처럼 흔적 없는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곁에 머무는 착한 딸, 그런 아버지가 유일하게 놓지 못하고 소유하고 싶은 대상은 바로 딸일 뿐입니다. 자신의 곁을 지켜주고 항상 같이하며 동행해주고 트라우마가 깊은 아버지를 이해해주는 착한 딸, 그런 딸이 마을에 머문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치유되지 않는 거대한 상처를 끝내 풀어내지 못하고 사랑하는 딸을 떠나 숲으로 들어가고 소녀 역시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는 모습은 둘이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아버지의 유일한 소유의 대상이었지만 딸을 이해했던 아버지와 아버지의 상처를 알았지만 독립적인 개체로써 자신만의 삶의 여정을 준비하는 딸의 모습은 영화 흔적 없는 삶처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담백한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비록 영화 자체는 화려하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은 몰입감과 함게 힐링이라는 피톤치드 가득한 숲 속으로 인도해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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