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영화의 명작 속에서 아델 엑사르코풀로스,레아 세이두가 채색한 사랑의 물음표/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45】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정 45위에 랭크된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퀴어 영화의 명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러닝타임 179분 동안 두 여성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이 연출자의 의도와 함께 두 여 히로인 레아 세이두와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의 훌륭한 연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 쥘리 마로의 만화 파란색은 따뜻하다를 각색한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공개되자마자 파격적인 성 묘사에 대한 논란과 동시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NC-17, 일본에서 R18+, 퀘벡을 제외한 캐나다 전 주에서 R등급을 받을 정도로 극단적으로 수위 높은 노출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2013년 39회 LA 비평가 협회상(여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26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유망연기상),78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외국영화상),66회 칸영화제(황금종려상),2014년 39회 세자르 영화제(신인여우상),34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외국어영화상),19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신인배우상, 외국어 영화상),48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외국어영화상)등을 수상했습니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총 제작비 400만 유로(한화 50억원)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1,900만 달러(한화 200억 원)가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으며 한국에서도 많지 않은 상영관으로도 5만 명이 넘는 관객수를 기록했습니다. 영화 볼테르의 탓이다(2000),게임스 오브 러브 앤 찬스(2003),생선 쿠스쿠스(2007),검은 비너스(2010),메크툽,마이러브:인터메조(2019)등을 연출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엠마 역에 레아 세이두,아델 역에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사미르 역에 샐림 케치오체,페르 역에 오를레앙 르코앵,베아트리스 역에 알마 요도로브스키 등이 출연합니다.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시놉시스는 여느 소녀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 아델(아델 엑사르코풀로스 분)은 빈칸들로 점철된 미래의 답을 찾고 있는 문학소녀이다. 피에르 드 마리보의 소설 <마리안의 일생>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아델 앞에 어느 날 파란 머리의 대학생 엠마(레아 세이두 분)가 나타난다. 단지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스치며 지나친 인연이지만 그날 이후 아델과 엠마는 서로를 기억하게 된다. 미지의 사랑을 꿈꾸는 아델, 현실의 사랑을 이끄는 엠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델과 엠마는 서로에게 이끌린다. 미술을 전공한 엠마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캔버스 안으로 아델을 초대한다. 아델은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엠마로 인해 이전에는 몰랐던 뜨거운 감정을 느끼게 되고, 평온하기만 했던 아델의 삶은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퀴어 영화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것은 두 소녀의 미묘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대한 표현일 것입니다.15살의 평범한 고등학생 아델의 일상은 늘 따분하기만 하고 학교에서는 늘 빈칸들로만 가득한 종이와 시험지 속에서 미래의 답을 찾으라고 하지만 아델에게 세상은 어렵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델이 길을 가던 도중에 도로의 횡단보도에서 파란색 머리의 대학생 엠마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그저 스쳐 지나간 짧은 순간 속에서도 아델은 엠마를 엠마는 아델을 기억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런 만남을 운명 혹은 필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둘은 운명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끌려 버립니다. 미술을 전공하던 엠마는 자신의 세상 속으로 아델을 초대하고 아델은 자신이 살아왔던 기존의 삶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그녀에게 색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며 점점 엠마에게 깊이 빠져 들어갑니다.
엠마와의 만남으로 아델의 삶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우리들은 수없이 많은 퀴어영화를 접하지만 감정의 파고가 특히 심한 나이는 학창 시절의 감정은 성난 황소보다 더 강력하고 주체할 수 없기도 합니다. 엠마라는 미지의 사랑과 아름다운 사랑을 꿈꿔가는 여고생 아델과는 반대로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 속에서 살고 있는 엠마, 특히 열다섯의 아델이 보여주는 감정 변화와 외부 세계의 개입으로 인한 가치관 형성 등은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여타 다른 퀴어영화들 속에서 퀴어영화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처럼 사랑의 감정을 형상화한 영화를 떠올리자면 히스 레저와 제이크 질렌할이 열연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떠오르는데 브로크백 마운틴이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했다면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직접적이고 사실적이라는 점이 다른 점일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박찬욱 감독 연출 김민희, 김태리 주연 영화 아가씨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경우 브로크백 마운틴과는 달리 여성의 동성애적 사랑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매우 비슷하며 여기에더해 수위나 노출 문제로 논란 아닌 논란과 화제성을 지녔다는 것도 많이 비슷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2016년 개봉되었던 영화 아가씨보다 더욱 수위가 강했던 가장 따뜻한 색,블루에는 퀴어 영화의 숙명처럼 여성의 상품화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영화 아가씨 속 김민희와 김태리가 사는 세상이 달랐고 아델과 엠마의 세상 역시 극과 극으로 다른 세상이었는데 아델은 전형적인 중산층 여고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직업을 얻고 안정적인 생활을 원한 반면 엠마는 미대를 졸업한 인텔리 사회 구성원으로 경제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철학과 미술에 더 열정적인 대학생이었습니다.상반된 성격의 아델과 엠마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의 경우 엠마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데,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아델과 엠마의 몸이 노출됩니다. 영화 가장 따뜻한 색,블루는 엠마와 아델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 전 박물관의 나체 조각상들을 보여주면서 인텔리 사회에서 동성애는 죄가 아니며 인간과 인간의 사랑은 어디에서도 쉽게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철학적 담론이라는 점을 확실히 합니다. 하지만 여고생이었던 아델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의 경우 아델은 부모님에게 들킬까 봐 조용하게 이루어집니다. 아델의 부모와 함께한 자리에서 둘은 서로가 연인이라는 점 역시 밝히지도 못하는데 아델의 학교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놀림감이며, 학교를 졸업한 뒤로도 유치원을 포함한 아델의 공간에서 동성애와 동성연인은 금기의 영역이기도 했습니다. 아델과 엠마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만남과 이별을 통해 끝내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그녀들의 이별은 암묵적인 사회적 시선 따위에 어쩔 수 없이 깨지는 것 따위가 아닌, 엠마와 아델 서로에게 오는 간극의 차이 때문입니다. 사회로 나온 아델의 직업에 대한 엠마와 그녀의 부모님의 시선은 안정성을 추구하는 소극적인 자세로 여겼으며 그런점에서 아델은 가부장적인 사회속의 주부의 위치에 고정되어 있었고 비록 엠마가 아델을 자신의 뮤즈라고 부르긴 하지만 아델은 정작 엠마의 예술 세계 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정 45위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퀴어영화라는 한계를 넘어 우리에게 어릴 적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미묘한 감정의 떨림을 선사해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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