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폰 트리에 감독과 커스틴 던스트이 판타지로 그려낸 우울증과 지구 종말의 순간/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43】멜랑콜리아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선 중 43위에 선정한 영화 멜랑콜리아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으로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우울증과 지구 종말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아름다운 판타지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2011년 24회 유럽영화상(유러피안 작품상, 유러피안 촬영상, 유러피안 미술감독상),64회 칸영화제(여우주연상),2012년 38회 새턴 어워즈(최우수 여우주연상),46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여우주연상)등을 수상합니다.영화 에피데믹(1988), 브레이킹 더 웨이브(1997),어둠 속의 댄서(2001),도그빌(2003),오!마이보스!(2007),그들 각자의 영화관(2008),안티크라이스트(2011),님포매니악 볼륨1,2(2014),살인마 잭의 집(2019)등을 연출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이며 주연배우들로는 저스틴 역에 커스틴 던스트,마이클 역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클레어 역에 샤를로뜨 갱스부르,존 역에 키퍼 서덜랜드,게비 역에 샤롯 램플링,덱스트 역에 존 허트,팀 역에 브래디 커베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멜랑콜리아 시놉시스는 유능한 광고 카피라이터인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은 마이클(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결혼식을 올리지만 고질적인 우울증으로 인해 이상 행동을 보이며 결국 결혼을 망치고 만다. 상태가 심해진 저스틴은 언니인 클레어(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고 클레어는 그런 저스틴을 극진히 보살핀다. 한편 ‘멜랑콜리아’라는 이름의 거대한 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클레어는 종말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만 과학자의 말을 맹신하는 남편 존(키퍼 서덜랜드)으로 인해 내색은 하지 못한다. 날이 갈수록 더 이상 행동을 보이는 저스틴과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는 클레어. 다행히 과학자들의 말대로 멜랑콜리아는 지구를 지나쳐 다시 멀어지는데…
영화 멜랑콜리아는 자기 내면을 파괴하는 우울증과 지구 멸망이라는 소재를 절묘하게 접목시키면서 기묘한 판타지적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멜랑콜리아는 우울 혹은 우울증이라는 뜻이면서 동시에 영화에서 지구와 충돌해 시원한 종말을 선사하는 소행성의 이름이기도 합니다.소행성 멜랑콜리아는 영화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재앙이자 종말을 뜻하지만 영화 전체를 보자면 멜랑콜리아는 인간 내면의 우울과 불안을 형상화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과학자들의 예측을 신뢰하며 소행성 멜랑콜리아는 지나갈 것이라고 말하는 저스틴의 형부의 외침과는 반대로 멜랑콜리아는 지구와 정면충돌하는데 소행성 멜랑콜리아가 지구를 지나가지 않고 지구를 향해온다는 것을 알아채고 지구 종말과 마주하는 과정에서 불안 증세를 보이던 클레어보다 먼저 무너지는 것은 가장 강인한 척했던 형부 존이라는 사실도 사실 역설이면서 모순적이기도 합니다.
영화 초반 저스틴(커스틴 던스트 분)은 결혼식 피로연의 신부가 되어 마냥 행복에 겨울 것 같지만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결혼식 피로연을 보내는 신부이기도 합니다.우울증에 걸려 매번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나려 하고 극복하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우울한 감정에 호되게 때려 맞고 주저앉아 버립니다.저스틴의 그런 감정은 갑자기 목욕을 하기도 하고 결혼식장에 축하 하려고 온 손님과 원나잇을 감행하기도 하는 등 종 잡을 수 없는 저스틴의 우울한 감정은 홍수나 격류처럼 몰아쳐 스스로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버립니다.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나 스파이더맨의 히로인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던 커스틴 던스트도 걸려 고생했었다는 우울증의 습격을 지구를 향해오는 소행성의 충돌이라는, 인류에게는 대재앙과도 같은 피할 수 없는 대사건에 비유함으로써 우울과 불안의 필연성과 함께 그 불가항력의 해당 감정들에 대한 인간의 취약성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클레어는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저스틴을 집으로 데려와 보살펴주지만 소행성의 등장과 함께 지구 충돌에 대해 불안해하며 구글에 "Melancholia Death"를 검색하지만 정작 클레어의 눈에 들어오는 정보는 온통 우울 혹은 우울증에 관한 것들 뿐,결국 인간에게 있어서 우울과 불안은 죽음과 떼려야 뗄 수 없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되는데 인간의 불안은 죽음으로부터 기인하고 우울은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데 멜랑콜리아는 결국 인간 심연의 불안과 우울을 형상화한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정 43위 멜랑콜리아는 우울증에 관해 가장 정밀하게 묘사된 영화로 평가받는데 영화 처음은 결혼식 신부 저스틴에 대해서 후반부는 저스틴의 언니 클레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광고 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저스틴은 신랑 마이클과 함께 언니 클레어와 형부 존이 마련해 준 호화 피로연에 참석하고 웨딩드레스를 예쁘게 입은 저스틴은 시종일관 행복한 표정을 짓지만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던 저스틴의 본모습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저스틴에게는 언니 부부가 베풀어준 호화로운 피로연도, 신랑이 자기를 위해 마련해준 과수원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으며 오직 가슴을 짓누르는 우울과 절망감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을 뿐이었는데 이런 저스틴의 우울증 증세를 알고 있으면서도 어떻게든 결혼을 성사시켜보려고 애쓰던 신랑 마이클은 결국 이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는고 가족과 함께 그녀 곁을 떠나 버립니다. 그리고 영화 멜랑콜리아 후반부는 언니 클레어의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심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저스틴을 극진히 보살펴주던 클레어는 멜랑콜리아라는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멜랑콜리아가 지구와 충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하지만 과학자이기도 한 그녀의 남편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녀를 안심시켜 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클레어가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소행성 멜랑콜리아가 지구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던 것이었습니다.클레어의 남편은 지구 종말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클레어는 어린 아들 레오와 함께 시내로 도망치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고 절망합니다. 그런데 클레어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저스틴은 멜랑콜리아가 다가올수록 오히려 더 침착해져만 갑니다.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던 저스틴에게 지구 종말은 차라리 축복으로 다가왔으며 도리어 공포에 떠는 언니와 어린 조카를 안심시켜주고두 사람의 손을 잡고 의연하게 지구 종말의 순간을 받아들입니다.
만약 지구 종말이 눈앞에 다가왔다면 블럭버스터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미사일을 발사하여 소행성을 폭파시키거나 거대 우주선으로 피난가는 등 지구 종말의 순간은 대개 아비규환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지구 자체가 멸망하는 순간에 어디로 도망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지구 종말의 순간 소극적이지 않고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그 상황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일 것입니다. 저스틴은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마지막 시간을 의연하게 맞기로 하고 지구와 함께 그야말로 산산이 부서져 나갑니다. 처절하고 끔찍한 종말이라기보다는 아름답고 찬란하게 소멸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영화 멜랑콜리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장면이 두곳 있는데 두 장면은 모두 죽음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소행성 충돌 순간이 불러온 이상기후는 한 여름에 눈을 내려줬으며 소행성 멜랑콜리아의 지구 접근은 매혹적인 밤하늘을 만들어냅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정 43위에 랭크된 영화 멜랑콜리아는 지독하게도 슬프고 아픈 감정 우울을 결코 피할 수 없는 소행성 멜랑콜리아와 대입시키며 영화 역사상 우울증을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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