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46】사랑을 카피하다/
의도된 모호함 속 진품과 모조품의 진정한 가치를 들여다보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정 46위에 랭크된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는 이탈리아 투스카니를 배경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와 그의 팬인 한 여성이 진품과 가품 그리고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오가는 두 남녀의 미스터리한 로맨스를 통해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러닝타임은 약 106분에 달합니다. 2010년 이란의 거장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처음으로 모국을 떠나 만든 영화로 엘르 역을 맡았던 줄리엣 비노쉬가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정 46위에 선정되기도 합니다. 영화 빵과 골목길(1970),여행자(1974),보고서(1977),치과 위생학(1980),숙제(1989),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96),체리향기(1998),텐(2002),파이브(2003),티켓(2006),쉬린(2008),사랑에 빠진 것처럼(2013), 집으로 데려다주오(2016) 등을 연출한 이란 출신의 거장이자 이제는 고인이 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엘르 역에 쥘리에트 비노슈,제임스 밀러 역에 윌리엄 쉬멜, 번역가 역에 안젤로 바바갈로,르 피스 역에 아드리안 무어 등이 출연했습니다.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 시놉시스는 영국인 작가 제임스 밀러는 새로 펴낸 ‘기막힌 복제품’이란 책의 강연차 들른 이탈리아 투스카니에서 그녀와 만나게 된다. 아름답고 예민한 그녀는 홀로 아이를 키우며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프랑스 여성으로 제임스의 책 ‘기막힌 복제품’의 팬이다. 그의 책에 매료된 그녀는 하루 동안 투스카니의 시골지역을 소개해 주겠다고 자청하고, 함께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될 때쯤 두 사람은 ‘진짜 부부’인 척하는 장난스러운 역할극을 시작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그들의 역할극은 점점 진지해지고, 진실과 거짓이 모호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기 시작하는데…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허무는 신비한 로맨스가 시작된다.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는 우리 인생에 있어 진짜와 가짜에 대한 고찰과 예술에 있어 진품과 가품에 대한 정의를 고찰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나라는 박물관에 가면 원본은 창고에 보관하고 복사본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당연하게도 원본을 전시하면 훼손될 우려가 있어 진품 대신 복사본을 전시한다고 여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복사본에서 원본을 그린 예술가가 전해주려던 느낌을 온전히 전해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사실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지난 작품 들 중에서 원본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복사본으로 밝혀진 사건들이 종종 있었기에 말입니다.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에서는 복사본이냐 원본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에 시선을 맞추고 있습니다.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정 46위에 선정된 사랑을 카피하다에서 골동품 가게를 경영하는 프랑스 여인 엘리(쥘리에트 비노슈 분)과 영국인 작가 제임스 밀러( 윌리엄 쉬멜 분) 사이의 짧지만 매혹적인 만남과 예술과 인생, 복제와 원본에 관한 철학적인 대화가 끝없이 이어지는 데 여기에는 영화 비포 선셋의 로맨스를 떠오르게 하기도 합니다.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의 전체적인 러브 스토리 구조는 심플하지만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남녀의 대화와 그들의 관계 속에 진실과 거짓이란 주제를 숨겨두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관객들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동시에 그들의 감정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되는 특별한 감정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였던 거장 중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를 통해 검열이 엄격한 모국에서는 절대로 실현 불가능한 남녀의 관능적이고 사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데 투스카니에서 만난 남녀의 하루 동안의 로맨스라는 로맨틱한 설정을 바탕으로 진품과 가품,진실과 거짓에 대한 끊이지 않는 의문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사랑을 카피하다의 원제 Certified Copy가 인증받은 복제품,복사라는 의미라는 것에서 낯선 곳에서 만난 남녀가 하루 동안 보여주는 역할극이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낯선 남녀로 만난 둘은 실제로 부부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역할극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 영화가 끝나는 순간에는 정말 둘은 부부가 아니었던 것일까?'라는 의문 아닌 의문을 품게 됩니다.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는 의도된 모호함 속에서 영화 초중반까지 언급되는 복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의미와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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