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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 혹은 장독대 이야기_외국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가장 한국적인 것

by 마음heart 2024.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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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가장 한국적인 것

옹기 혹은 장독대 이야기



외국인들이 서울을 찾으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을 서울에서 찾고는 합니다. 우리는 외국인들에게 무엇을 가장 한국적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까? 우문현답처럼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실체가 보이는 것을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전통적이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을 생각했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우리 어머니의 손길을 벗어나지 않던 옹기 혹은 장독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가장 한국적인 것에 왜 옹기와 장독대를 맨 먼저 생각하게 된 걸일까요.수천 년을 이어져내려오는 동안 시대를 특징하는 고려의 청자나 조선의 백자들을 소개한다고 했으면 얼마나 폼나고 좋았을까 싶지만 일단 그에 대한 지식이 얄팍하고 고려의 청자나 백자와 같은 것들은 당시 지배계층이 거처하는 방안에 모셔놓고 오가는 손님들의 감탄의 시선을 받으며 장식용품으로 한껏 멋을 내던 것들이라면 집 뒤편에 아무렇게나 놓인 채 세월의 비바람을 거뜬히 견디며 묵은 한국의 맛을 지키던 장독대와 옹기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생활의 첨병이며 맛이며 어머니의 삶까지 묻어나 있는,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의 발로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김장문화(Kimjang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인류무형 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김장문화의 핵심은 무엇인가, 바로 품앗이와 나눔입니다. 옹기나 장독대에 김장한 김치를 저장하기 전 품앗이한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옹기에서 묵은 김치를 다시 꺼내들어 돌려먹고 나눠먹는 그 정이 김장문화의 핵심이랄 수 있습니다.물론 지금은 핵가족화에 나눔이라는 미덕조차 백과사전에서나 나올법한 단어가 되기는 했지만 유네스코에 등재된 김장문화의 핵심은 우리 문화에서 이제는 실종된 나눔인 것이라 여겨집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세대를 거쳐 내려온 김장은 이웃 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한편 그들 사이에 연대감과 정체성, 소속감을 증대시켰으니 비록 지금은 아파트에 김치냉장고를 놓고 한철 날 수 있는 김장 대신 반찬가게에서 먹을거리만 들여놓는 시대라 해도 옹기와 장독대에 담긴 김장문화의 본질을 어쩌면 외국인들이 더 주목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5천년이라는 유구한 역사의 그 어떤 태평성대 시절보다 경제는 수천 배 발전하고 국민 개개인은 더욱 살기 편해진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살이 각박하고 힘들다는 말들이 오가는 건 경제라는 발전 속에 급속히 해체된 전통문화의 부재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옛것은 무조건 낡고 버려야 할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영혼의 안식을 찾는 외국인들 앞에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자랑하는 근대화의 상징이자 한국인의 성격 유전자로 오해받는 빨리빨리의 폐해임을 이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한국을 혹은 서울을 찾았을 때 가장 한국적인 것을 만나고 싶다면 서로 나누고 품앗이하며 김장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한철 김장이 옹기와 장독대에 저장되어 묵은 맛을 낼 때까지의 기다림을 이야기해줄 수 있다면, 그러나 문제는 이제는 한국 사람들조차 쉽게 만나지 못하는 모습들이며 외국인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줄 곳이 이제는 마땅치 않다는 것이겠지만, 우리 어릴 적만 해도 옥상에 장독대 서너 개씩 놓여있어서 그 속에서 묵은 김치 훔쳐먹던 기억도 이제는 즐거운 추억으로만 남았을 뿐, 좀 더 시간이 흐른 미래에는 역사박물관에서나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가장 한국적인 것의 부재가 요즘 따라 새삼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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