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속에서나 삐걱일 법한 쪽문을 열고 일개미떼들
분주히 새벽과 아침 사이를 오간다
사랑스런 아내가 차려주는 밥 한공기조차 늦으면 공칠까봐
새벽 5시 빈속을 애써 자판기 커피로 달래며
빈 대지에 쏟아지는 샛별을 어깨에 인채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림자
손아귀 굳은 살이 지워지도록
날은 추워져가고 비오고 일꺼리 바닥에 떨어져 허탕치는 삶에 지쳐가도
결코 손에 들어오는것 하나 없이 눈물만 뿌리는 그런 날들의 계절속에 갇히어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는 지렁이의 꿈틀거림이 용을 쓴다
불평할 가치조차 없는 삶이
버거운 질통을 인 무거운 다리로 3층, 4층 오르고 오르니
현대판 시지프스 신화가 바로 코앞에서 입김을 불며
천형과도 같은 빈곤의 사슬에 메여 거친 호흡 힘에 겨워
풀린 다리 옹벽에 의지한 채 한모금 연기로 시름을 날려버린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인생의 미스테리는 마르고 마른 통장잔고처럼 밑바닥을 드러내며
악에 받친 영혼에 총을 들게하는데
뱃심 든든한 놈들은 패배자로 낙인을 찍어 놓고 격리시켜 놓으면 해결되는줄아는
그런 엿같은 사회 시스템에 갇힌 일개미들이 소주병을 저녁 삼아 삶을 안주 삼아,
오늘도 지친 하루의 노을을 등에 인채로
무덤보다 깊숙한 쪽방으로 터벅 터벅 향하는 시체들의 길고도 긴 주검과 체념의 방
하악~하악~
달궈진 선풍기가 내뿜는 더운 입김이 지저분한 벽지 가득 신음을 쏟아내도
글쎄, 들여다 보는 놈팽이 하나 없이 뒤쳐진 바퀴살은 앙상하고 낡아 핸드폰 진동 울릴날만
하염 없이 기다리는 신세
애써 위안 삼듯 쓰디쓴 독주 목구멍에 털어 놓는 무감동한 하루의 일기는
그럭 저럭 저물어 안심이다
그냥 저냥 사는 것이 다행이다
말할 수 있을까마는..
그래도 내일은 윗집 윤씨가 일 좀 잡아 놓았다니 잠이나 좀 일찍 자둬야겠다
아내의 타박이는 소리 자장가 삼아,꿈나라 유일한 휴식의 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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