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농에 쳐박아둔지 보름여, 남자 지친 마음으로 베갯 머리에 기댄채 책상 모퉁이의 이력서는 수북히 쌓여 지루하도록 텅빈 시간과 여인을 닮은 장맛비에 침수해간다. 압박해 오는 지친 생활의 긴장은 영혼을 무수히 잠식해 들어오며 거친 빗방울의 창살에 갇혀서 보이지않는 낙인의 숫자만을 새길뿐,노여워 분노의 삼지창을 대지에 휘두르는 포세이돈의 눈물은 바다가 되어 하수구의 거친 호흡으로 역류하며 숨을 쉴뿐...
보잘것 없는 회색빛 산기슭에 걸린채로 낡고 퇴색하여 너덜 너덜해진 희망의 무의미한 단어를 나열해본들..위태한 나날들은 물살에 휩쓸려가는 흙돼지의 비명보다 못하거늘,
해운대의 깨알같은 인파속을 파헤쳐 경포대 금빛 모래알에 발목을 파묻어 작열하는 태양빛에 피부가 그슬려가며 국토를 횡단해보니 첫사랑의 추억만큼 아련하고 흐릿할뿐, 리모컨으로 그리 숨가쁜 여행을 마치면 아직도 세상은 물의 천국 손가락에 걸치는 차가운 빗방울의 감촉이 지긋 지긋해서 산으로,산으로 도피해야겠다. 물살이 더이상 스토커할수 없게 ㅡ은신의 깊디 깊은 지하에 뭄을 눕혀도 전해져오는 유쾌하지 않은 ㅡ 너의 뱀처럼 차갑고 싸늘하여 죽음의 향취만를 안기우는,저주의 계절은 또 다른 계절의 막강한 힘 앞에 안개속으로 사라져가는 트럭의 우악스런 헤드라이트 불빛처럼 희미해져가겠지..고통스런 기억은 매번 찾아와도 초라할만큼 아무것도 할수없는 현실속의 그림은 피카소의 입체화처럼 어지러운 현기증이 되어 숨막히는 무감동만 안겨줄뿐,
무자비한 정복자의 말발꿈처럼 빗물은 현관을 어지럽히고 걸레들을 주려모아 틈새에 끼워 맞춰도 무방비한 육신에 암 세포가 전이되듯... 곧 물의 춤이 가득할 물의 나라 베네치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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