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다 사이프리드,게리 올드만 주연 영화 레드 라이딩 후드/
빨간 모자와 늑대 인간의 할리우드식 재해석
아만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레드 라이딩 후드는 동화 빨간 모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화입니다. 동화를 영화로 제작할 때 가장 큰 이점은 친숙하다는 데 있지만 친숙하기 때문에 뻔한 스토리로 나온다면 관객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동화를 예전 그대로가 아닌,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도 합니다. 영화 써틴 (2003),독타운의 제왕들 (2005),위대한 탄생 (2006),트와일라잇 (2008),플러쉬 (2013),미스 유 올레디 (2015),미스 발라 (2019) 등을 연출한 캐서린 하드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주연배우들로는 발레리 역에 아만다 사이프리드, 솔로몬 역에 게리 올드만,세제르 역에 빌리 버크,피터 역에 실로 페르난데즈,헨리 역에 맥스 아이언스,수제트 역에 버지니아 매드슨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레드 라이딩 후드 시놉시스는 옛날 어느 외딴 마을에 빨간 모자를 쓴 발레리라는 아름다운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마을에는 보름달이 뜰 때마다 늑대가 나타났는데, 그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늑대를 달래기 위해서 한 달에 한 번씩 동물을 제물로 바쳤습니다. 마을의 외톨이 피터와 사랑에 빠진 발레리는 부잣집 아들 헨리와 결혼하라는 부모님을 피해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하지만 피처럼 붉은 달이 뜬 어느 날 밤, 어둠의 숲에 사는 늑대에게 언니가 죽임을 당하고 분노한 마을 사람들은 솔로몬 신부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신부는 놀랍게도 마을 사람들 속에 늑대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숨어 있다고 말하고 마을 사람들 중 누구라도 늑대일 수 있다는 사실,붉은 달이 뜰 때마다 하나, 둘, 죽어가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우연히 발레리는 자신과 관계된 누군가가 늑대 인간이 아닐까 생각하고 모든 비밀을 풀기 위해 스스로 제물이 되기로 결심, 달이 뜨는 밤 홀로 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발레리 앞에 나타난 늑대 인간은 바로..
영화 레드 라이딩 후드는 발레리(사만다 사이프리드 분)의 언니가 늑대 인간에게 살해당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마을에서는 보름에 가축을 제물로 바치면서 희생을 피해왔던 마을 사람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늑대에게 분노하고 늑대를 죽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비록 한 사람의 희생이 있었지만 기어이 늑대의 죽이고 승리를 자축하는데 그때 늑대 인간과 마녀사냥 전문가라고 불리는 솔로몬 신부(게리 올드만 분)가 마을에 들어오고 그는 마을 사람들이 죽인 것은 늑대 인간이 아니며 지금도 마을 안에 늑대가 있다며 마을을 봉쇄합니다. 솔로몬 신부 역시 늑대 인간의 피해자였는데 그는 늑대 인간에게 속아 아내를 죽였으며 그런 사실을 아이들에게 밝히지 못합니다. 성직자인 그는 늑대 인간보다 신이 더 강하다는 것을 입증하려 하지만 솔로몬 신부의 신념은 잘못된 것으로 늑대 인간에 물렸다는 이유로 부하를 죽이는데 “붉은 달이 뜨는 밤에 늑대 인간에게 물린 사람은 늑대 인간이 된다."라는 믿음에 따른 행위였던 것입니다.
솔로몬 신부는 이외에도 지체장애를 가진 마을 소년 클러드를 철로 만든 코끼리의 뱃속에 넣고 불을 피워 고문해 죽이는데 늑대 인간에 대한 복수심에 눈이 먼 솔로몬에게 클러드의 장애는 늑대 인간의 저주로 보였다는 것입니다.클러드의 취미였던 카드 마술조차 주술로 받아들입니다. 동생 클러드를 살리기 위해 찾아온 록산느에 대한 반응 역시 솔로몬 신부가 성직자임을 의심하게 만드는데 동생을 살려달라며 내미는 돈의 액수를 비웃고, 옷을 벗은 록산느를 조롱합니다. 결국 궁지에 몰린 록산느는 발레리가 늑대 인간과 말한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발레리는 솔로몬 신부에 의해 마녀로 몰립니다. 발레리는 늑대와 말을 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녀에 몰린 것은 아닌데 나무도 잘 오르고 달리기가 빠르며 악마의 색인 빨간 망토를 쓰는 등 발레리를 마녀로 모는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사실 발레리의 빨간 망토는 결혼을 앞둔 손녀를 위해 할머니가 만든 것으로 이유가 그렇다면 할머니 역시 마녀가 되어야 맞는 것이었습니다. 늑대 인간을 불러내기 위해 강제로 가면을 쓰고 미끼가 된 발레리에게 다가온 친구가 그녀에게”항상 지나치게 착하고 너무 예뻤으며, 완벽하기 때문에 발레리가 마녀다”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질투와 이기심이 만들어낸 이러한 현상은 실제 중세 시대에서 벌어진 마녀사냥의 과정과 일맥상통합니다. 굳이 진짜 마녀인지 아닌지는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유는 필요에 의해 어떻게든 만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마녀로 몰린 발레리는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솔로몬 신부에게서 도망치지만, 늑대가 나타나고 늑대는 발레리에게 자신과 함께 마을을 떠나자고 말하지만, 그녀는 거부합니다. 결국 발레리에게 분노한 늑대를 솔로몬 신부는 죽이려 하지만 오히려 팔을 물리고 맙니다. 솔로몬 신부는 마을 사람들이 늑대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고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여 믿음과 신임을 잃은 상태였기 때문에 늑대에게 물렸다는 것을 알게 된 솔로몬 신부의 부하는 그를 죽이려 하고 자신은 신을 섬겼을 뿐이며 자기의 아이들이 고아가 된다며 성난 여론을 바꾸려 합니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솔로몬 신부의 손에 죽었던 부하에게도 자식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솔로몬 신부는 붉은 달에 늑대 인간에게 물리면, 늑대 인간이 된다고 말한 자신의 말 때문에 부하의 칼에 찔려 죽게 됩니다. 영화 레드 라이딩 후드의 솔로몬 신부의 캐릭터는 이중성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마녀와 늑대 인간을 죽이려는 성직자이지만 동시에 선량한 시민도 늑대 인간 혹은 마녀로 싸잡아서 거리낌 없이 죽이는 인물로 솔로몬 신부의 이중성을 상징하는 그의 손가락은 늑대를 죽이기 위해서라는 명분과는 다르게 은을 바른 손톱은 사치스러우면서도 섬뜩한 분위기를 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 신부는 중세 시대 왜곡된 종교의 은유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종교인들의 거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레드 라이딩 후드에서 솔로몬 신부가 말했듯이 늑대 인간이 마을 사람들 속에 섞여 살아간다는 선언 이후로 사람들은 늑대 인간이 누구인지 의심의 날을 새우고 영화 속에서도 실마리를 계속 제공합니다. 발레리의 모든 주변 인물들 모두 늑대 인간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발레리는 가장 가까운 지인들을 의심하고 늑대와 말이 통하는 자신이 영혼이 사악하기 때문에 자신이 늑대 인간은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고 불신하기까지 합니다. 영화 속에서 치열하게 의심과 불신을 반복하던 늑대 인간 찾기는 허무한 결말로 끝이 나버립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실마리들에 비해 결말의 개연성이 부족한데 영화 레드 라이딩 후드는 원작 동화 빨간 모자에 공포와 스릴러라는 장르로 변주하였지만 분위기와 색감이 아름다웠던 것에 비해 연출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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