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속의 슬픔 찰리 채플린,그리고 달인 김병만
12일 주말 저녁에 방영된 김연아의 키스앤 크라이는 방영 초기 말들이 참 많았지만 참가한 연예인들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많은 고정팬을 브라운관에 사로잡고 있습니다. 피겨여왕 김연아로 인해 보는 시선이 높아질데로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에 피겨엔 초보인 연예인들이 어떤 실력을 보여줄지 걱정반,기대반의 시선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아이유 같은 경우는 무성의하다는 비난을 받으며 완전 초보의 실력으로 실망감을 안겨주기도해 키앤크는 방영 초기 부터 먹구름에 휩싸이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유노윤호라던지 크리스탈같은 경우는 능숙한 스케이팅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충족시키기도 했습니다. 거기에 개그콘서트 "달인"이란 고정 코너에서 매주 놀랄만한 달인들의 솜씨를 빙의해왔던 김병만이 생전 처음 타보는 스케이팅임에도 불구하고 녹녹치 않은 실력을 과시함으로써 키스앤 크라이 페어 공연에서의 기대감을 증폭시켰었죠
하지만 달인 김병만은 페어 공연에서 연아 퀸을 결국 울리고 말았습니다. 찰리 채플린으로 변신한 김병만은 상큼한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의상을 입고 함께한 이수경과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며 앞서 연기한 그 누구보다 멋진 연기와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연기가 끝나고 난뒤 그 자리에 떨썩 주저 앉은 김병만의 발목 인대는 이미 탈이 날데로 난 상태였습니다.
방송에서 김병만의 발목인대가 다친 상태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너무나 멋진 연기를 펼친 그의 연기에서 부상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조차 없었습니다. 진통제를 맞으며 연기에 몰입한 김병만의 연기는 비록 아마추어였지만 마음 자세만큼은 그 어떤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보다 경건하고 숭고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키앤크존에서 김병만의 연기에 감동받은 심사위원으로부터 사상 최초로 전원 9.0이상의 점수를 받자 울먹이기도 한 김병만과 그런 그를 보고 눈물을 흘린 김연아, 김연아는 우리에게 그 어떤 좌절이나 어려움 없이 최고의 자리에 오른 금메달 리스트로 기억될지 모르겠지만 그녀 자신이 황무지와도 같은 우리나라에서 피켜를 깊이 각인시켜준 위대한 선수이다보니 자신이 어려울때나 부상때의 기억이 스쳐갔을지도 모를일, 김연아 자신도 부상을 억지로 참고 뛰었다고 말하면서도 저렇게 서있기조차 힘든적은 없었다고 말하며 울먹이는 그 순간,왈칵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가 없었다는,
분명 이날 김병만이 보여준 연기는 발목인대 부상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연기를 완벽하게 마무리 지으려는 김병만의 투혼이 빛났으며 너무나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김연아도 "내가 여태 본 연기중에 최고였었다" 라고 말할만큼 김병만은 찰리채플린이 되어 내면의 아픔을 감춘채 개그맨이 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웃음과 피겨의 기술을 휼륭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발목인대부상을 당한 김병만이 앞으로도 쭈욱 계속해야하는가 라는 물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전 이번에 키스앤크라이를 보면서 피겨가 결코 녹녹치 않은 종목의 운동이며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김병만은 달인이라는 개그 코너에서 인간의 한계치는 어디일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자기 자신과 싸우는 몇 안되는 개그맨입니다. 매주 다른 주제의 달인들의 기술을 연마하여 일주일이라는 단 기간에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고 있고 키앤크에선 피겨를 연습하다 부상까지 당했습니다. 운동선수도 부상을 당하면 수술을 하던가 재활치료를 합니다.김병만의 연기를 계속 보고싶은 입장으로써 본인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운동을 계속 하려 할 것이지만 그것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제작진 몫인 것 같습니다. 시청률에 연연해 하지 말고 아이돌이나 연기자들을 소모품으로만 보지도 말 것이며 김병만과 같은 빼어난 개그맨이 우리 곁에서 오래도록 웃음을 줄 수 있는 연기자로 남을 수 있게 김병만을 잠시 쉬게하여 완전히 아픈 곳을 치료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그것이 방송을 떠나 인간으로써 먼저 해야 할 도리이지 않을까,
김병만이 달인 코너를 쉬고 키앤크를 하차한다고해도 그를 사랑하는 대중들은 기꺼이 그가 돌아올때까지 기다려 줄 마음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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