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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어머니의 발걸음이 더디다.알츠하이머라는 늪에 빠지신 아버지의 주름진 인생을 모셔가려 어머니는 더딘 발걸음을 휘척이신다.이제 언제 갈날이 오실 줄 모른다며 영정사진을 준비하신 어머니의 눈가에는 삶을 돌아보실 자그마한 여유의 눈빛마저 보인다.아버지와 어머니의 영정사진,평생을 짊어지고 오신 인생의 무게가 어느새 영정사진 한장에 옮겨가는 것만 같은 서러움이 밀려온다.자식의 나이가 여름이라면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느새 겨울에 다다랐다.
내 기억의 자물쇠는 늘 어머니를 사십대에 고이 모셔놓고 어리광만 부리던 철부지로 남아 있다.희안하게 자신의 죽음 앞에선 초월한듯 허세부리던 내가 막상 영정사진을 받아들자 웬지 모를 서러움이 밀려든다.평생 서울 나들이 한번 가보지 못한듯 빡세게 더운 날 모시고 간 광화문의 분수 앞에서 미소를 짓던 어머니의 여름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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