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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길고긴 마라톤처럼 달리는 중간 중간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세상 모두 다 가질 것처럼 힘차게 내달리다가도 이내 엎어지기도하고 되돌아보기도하고 도저히 달릴 수 없어 멈추어 서거나 천천히 걸을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때론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인생의 시련과 아픔 앞에서 끝모를 슬픔의 늪에 빠지기도 하는 날들,
어느 날 한마디 경고나 암시도 없이 온 사랑하는 이의 위암 선고,의사는 매우 안타깝고 안되었다는 표정의 고농축 연기를 펼쳐보이기도 했지만 전혀 위로되지 않았다.결혼하고나서 40에 이르기까지 아들,딸 둘을 키우며 숨가쁘게 살아온 날들이 순간 모두 허물어지고 있었다.위암 2기라는판정과 수술하고 항암 치료를 병행하면 희망이 보인다는 의사 선생의 위로는 순간 분열되어 있었다.하지만 모든 것을 손에서 놓을 수는 없었다.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항암 치료의 고난하고 힘겨운 투쟁의 시간들은 늘 매일 매일이 전쟁터와도 같은 힘겨운 싸움의 연속이었다.
오른쪽 팔에 수없이 꽂히는 주사바늘 자욱이 늘어 더이상 꽂을 수 없을 때 왼쪽 팔뚝에 다시 옮겨가고 양 팔에 주사바늘을 놓을 수 없게 되자 엉덩이에까지 옮겨가는 주사바늘,배를 가르는 수술보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두려움보다 더 공포가 되어버린 함암치료의 극한의 공포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프다 절규하는 사랑하던 이의 절망 앞에 아무 것도, 그저 같이 울어줄 수 밖에 없던 무력하고 못난 내 자신에 대한 한없는 자기비하의 날들,
그저 몸 튼실한 내 육신의 살점 하나,남들을 위해서 헌혈을 50회, 100회 하여도 전혀 도움 되지 않은 핏빛 헌혈증서..남은 것은 오로지 낫길 기도하는 마음들 뿐..
백색 병동에 있는 날이 길어질 수록,그 특유의 병원 냄새에 코가 길들여질 수록 희망도 점점 줄어들고 주위의 가족들은 지쳐만 간다.아니 더정확히 말한다면 몸이 견디어 나가길 못했다.밥이며 국은 마치 모래알 씹는듯 했고 겨우 입 속으로 넣은 소량의 음식물마져 다시 토해내기 일쑤 였다.그렇게 음식물 자체가 고문이 되어가도 더욱 더 먹고 싶은 욕망은 줄어들지를 않았다.하지만 제일 가슴을 두드리는 두려움은 내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하는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두려움들,반사작용일까,그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크면 클수록 삶에 대한 의지도 깊어갔다.건장한 남자도 겨니기 힘들어서 혹은 두려움에 포기한다는 항암치료를 묵묵히 버티며 견디어 냈다.
안정의 날들이 찾아왔다.여전히 그녀의 머리맡을 수북히 쌓아놓은 약들과 병의 깊이는 짙어갔지만 처음 위암 판정을 받았을 때의 상태에서의 혼란은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이었다.어쩌면 그래보이려 애쓰는 것일지라도,그리고 가끔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게 찾아온 사형선고와도 같던 그날을 회상하기도 한다.
"애들 키우며 나름 충실하게 살아 왔다 자부했는데 내게 참 하늘이 잔인하다 여겼어.. 어린 나이에 남편 만나 남자라곤 남편 하나밖에 모르고 인생을 즐길줄도 모르고 그래도 후회는 없었는데..의사 입에서 암이라는 말이 나오니까..처음엔 거짓말 같았고 이렇게 삼류 드라마 주인공을 만드나?하는 생각도 들고 근데 그런 삼류 여주인공은 애인이라도 있던데 내겐 그런 것도 없으니..암튼 뭐가 뭔지 모르게 눈물도 안나오고..마지막 잎새라는 책도 생각나고..그저 난 이리 죽는 운명인가보구나,,라는 생각..내가 죽으면 남은 아이들과 남편..그리고 홀로 남은 어머니의 슬픔이 보여서 가슴이 한없이 먹먹해질 뿐이었어..눈에서 나오는 슬픔은 그저 사치 같았어..눈물조차 나오지 않는 슬픔이 내 안에 가득 드리워져 있었다고나 할까.."
자신의 운명과 슬픔을 이겨내고자 극한의 고통속에서도 항암치료를 받아며 견디어 내는 천상 여자였던 내 가장 친한 벗에게 이 한장의 사진을 바칩니다. 살아도 죽은 것처럼 사는 이들에게 단 하루를 살아도 멋지게 살아가고픈 꿈을 꾸는 그대는 내 가장 멋진 친구라는 것을,어떤 이들을 미워하기보다는 자신을 책망하던 슬픈 습관의 그녀는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 앞에서 조금은 초연한듯한 모습으로 달력에 채워진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버릇이 생겨버렸습니다.그런 당신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하고 멋진 친구라는 사실 또한 말하고 싶습니다.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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