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은 없고 악동만 있는 착한 영화/
주성치, 장우기 주연 감동 가족 영화 장강 7호
주성치 본인이 주연과 감독을 맡은 영화 CJ7, 장강 7호는 그야말로 주성치답지 않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림축구부터 쿵후 허슬까지 주성치 특유의 유머가 상당 부분 결여된 CJ7, 장강 7호는 표면적으로는 코믹 가족영화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주성치가 주연과 연출을 맡은 CJ7, 장강 7호에서 노숙자에 가까운 최하층 계급의 삶을 특별한 반전 없이 잔잔하게 그리고 있는데 여기에 동심을 자극하는 귀여운 외계 생명체 장강 7호가 등장하며 심심할듯한 영화의 전개가 그나마 주성치스러워집니다. 영화 CJ7, 장강 7호에서는 오로지 장강 7호와 아들 샤오디와의 스토리로 진행되며 주성치의 유머나 액션 등 주성치스러운 것이 없기 때문에 주성치식 유머와 코믹을 기대하신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억지스러운 유머와 액션이 빠진 CJ7, 장강 7호를 흥미롭게 보기도 했습니다. 연출과 아버지 역에 주성치 본인이 등장하며 아들 샤오디 역에는 아역 출신 여배우 서교(남자 아역인 줄 알았는데 여자 아역이 남자 역할을 한 것이었다는)가 맡았으며 임자총이 주성치의 현장 건설현장 보스 역으로, 여선생 역에는 장우기가 출연합니다. 영화 CJ7, 장강 7호의 시놉시스는 아들만큼은 명문학교에 보내고자 공사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아버지(주성치 분)와 그의 소중한 아들 샤오디(서교 분), 지독한 가난으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아들 샤오디를 위해 아버지는 쓰레기 더미에서 주워온 정체불명의 장난감을 선물하는데 샤오디는 그 장난감에 장강 7호라는 이름을 붙여주지만 사실 장강 7호는 우주에서 온 외계 생명체였습니다. 장강 7호가 온 뒤로 가난했던 부자의 생활이 변화하게 되는데,
없는 생활에도 아들만은 자신과 같은 생활을 물려줄 수 없어 사립학교에 보내며 공사장 현장에서 일하는 아버지 주성치는 마치 1970년대 우리나라의 아버지를 연상시킵니다. 중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은 마치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을 연상시킬 만큼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하다 보니 빈부격차에 따른 소외되고 가난한 계층 역시 늘어나고 상대적인 박탈감 역시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영화 CJ7, 장강 7호의 샤오디의 아버지로 분한 주성치 역시 모든 생활용품을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올 만큼, 성실 근면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성치의 끝없는 가난한 모습은 갈수록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소외받는 약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자신의 대에서 가난을 끝내고 대물림받게 하고 싶지 않으려고 아들만은 사립학교에 보내려는 부모의 심정을 묵묵히 담아내고 있으며 주성치가 아들 샤오디에게 끊임없이"가난해도 남을 속이면 안 되고 거짓말해도 안된다"라는 나름대로의 가정교육은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떳떳하게 살아가려는 자존감을 드러내 보이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가난하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아들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철든 모습으로 아버지의 기대 속에 살아가지만 아들 샤오디는 부잣집 악동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지만 굴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이기 때문에 학교 철부지 악동들이 가지고 놀던 장강 1호에 매료되어 돈 한 푼 없는 아버지에게 장강 1호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쓰기도 합니다. 그런 아들의 마음을 아는지 다시 쓰레기 더미에서 무엇 하나 얻을 것이 없나 뒤적이던 아버지 주성치의 손에 들려온 것이 바로 장강 7호라 이름 붙여지는 외계 생물체, 바로 귀여운 이 녀석입니다.
샤오디를 괴롭히는 악동들은 사실 우리 어른들의 축소판이기도 합니다. 보스와 똘마니 그리고 유도부 보디가드까지 거느린 완벽한 조직체의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보스는 자신이 가진 재물로 권력을 누리기도 합니다. 바로 우리 어른들이 사회 속에서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며 그 규모만 차이 날 뿐입니다. 하지만 어른들과는 달리 샤오디와 악동들은 결국 화해합니다. 아이들 공동의 적인 선생님이 등장하자 함께 뭉쳐 각자의 비밀을 공유하며 비밀을 누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 세계에서도 소통과 이해의 관계는 분명 존재하는데 영화 CJ7, 장강 7호에서는 샤오디의 아버지로 분한 주성치와 샤오디 선생 역의 장우기입니다. 공사장 현장을 전전하는 아들까지 둔 주성치와 명문학교 여선생인 장우기는 태생부터 넘사벽 신분이지만 여선생 장우기는 연민 이상의 감정 등-물론 영화 속에서 직접적인 고백이나 애정의 감정을 드러내진 않지만-그 모호한 감정이 더욱 여러 상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코믹 감동 가족 무비 CJ7, 장강 7호에는 주성치식 유머와 액션이 상당 부분 빠져있어 아쉬울 법도 하지만 그렇다고 주성치 특유의 연출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영화 쿵후 허슬의 패러디와 미션 임파서블의 패러디 등이 간간이 나오기도 합니다. 장강 7호는 주성치가 자신만의 특기인 유머와 액션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연출의 다양성을 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가족영화로 장강 7호는 쾐찮은 선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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