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89】머리 없는 여인
루크 레시아 마르텔이 그려낸 모호하고 모호한 것들의 경계선상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9위에 선정된 영화 머리 없는 여인은 영화 늪(2001),훌리 걸(2004),누에바 아르지로폴리스(2010),뮤타(2011),레구아스(2015),초코바(2020),자마(2021),북부 터미널(2021),메이드(2022)등을 연출한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 작품으로 주연배우들로는 마리아 오네토,클로디아 캔테로,세자르 보든,다니엘 게노드,길예르모 아렌고,이네스 에프론 등이 출연합니다.영화 얼굴 없는 여인 시놉시스는 남부럽지 않은 직업과 부를 가진 베로니카,홀로 차를 몰아 시골길을 달리던 베로니카가 갑자기 울린 휴대 전화를 집으려 고개를 숙인 사이 끔찍한 소리와 함께 차가 무언가를 치받고 만다. 한동안 멈춰 선 베로니카는 차에서 내리지도,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다시 시동을 건다. 베로니카는 일상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사람을 치어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죄의식과 불안은 그녀를 옥죄고, 그녀의 정신과 일상은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데..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9위에 선정된 영화 머리 없는 여인에서 감독 루크 레시아 마르텔의 태도는 일관되게 모호한데 모호함으로 시작해 모호함으로 이끌다가 모호하게 끝을 맺습니다.개를 데리고 도로가를 쏘다니는 아이들의 번잡한 뜀박질과 금발머리의 여자가 차를 몰고 가다 떨어진 물건을 줍던 중 둔탁한 마찰을 겪고 이내 머리 없는 여인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얼굴 부분을 제외한 모습을 카메라가 비춰줍니다. 이후 여인이 시달리는 ‘누군가를 죽였다’는 불분명한 죄의식이 남은 영화의 서사를 채웁니다.정말로 사람을 치었는지 아니면 개를 치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함으로 흘러갈 뿐입니다.사건 이후 여인 베로가 보여주는 이상 행동들이 죄의식으로부터 발현한 행동인지조차 분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것은 영화의 도입부에서 베로의 등장 시점과 일치하게 자동차 사고 장면을 배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탓에 베로의 모습들은 모호하게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영화 얼굴없는 여인은 베로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는 채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된 모호함이기 때문입니다.
머리 없는 여인이라는 양화 제목 자체가 다분히 상징적인데 베로는 영화가 시작된 순간부터 금발이었지만 타고난 머리색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영화 말미에 검은 머리로 염색한 그녀는 “원래 어떤 색인지 잊어버렸어. 아마 회색이 다 됐을 거야.” 라고 말하며 자신의 본래 머리색을 잊고 있다는 점과, 짐작은 하지만 애써 다른 색으로 뒤덮어버렸다는 점은 교통사고를 대하는 그녀의 심정과 일맥상통하는 듯 보여주기도 합니다.또한 영화 내내 엷은 미소를 띤 여인의 표정은 그 얼굴로부터 어떤 것도 읽을 수 없기에 얼굴 없는 여인으로 불러도 무관할 정도입니다.그녀가 안고 있는 두려움과 불안은 미소 띤 가면에 제법 가려져 있다가도 이따금씩 새어 나오기도 합니다.불안한 모습의 그녀를 안심시키려는 듯 남편은 개를 친 것일 뿐이라고 거듭 말하고 그녀도 개의 사체를 발견한 듯 보이지만 굳이 내려서 확인하지는 않습니다. 죄의식이 출발한 장소에 방문하기는 히지만 정작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등 불명확한 죄의식에 휩싸인 그녀를 더욱 끔찍하게 괴롭히는 것은 모호함이 사실로 판명 나는 지점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영화 머리 없는 여인은 모호함과 더불어 계급에 대한 이야기로 읽힐 여지도 충분한데 중년 여성이 봉착한 위기에 가해진 일면적 태도들에 집중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루크 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기묘한 모호함이 그려낸 영국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 선 중 89위에 선정된 영화 머리 없는 여인에 대한 짧은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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